내 짝꿍의 높은 보팅(voting), 질투가 난다.
자기야, 우리도 무선 청소기 하나 살까?
이 한 마디를 시작으로, 아내와 나의 폭풍 검색이 시작된다. 7년 넘게 쓴 청소기는 이제는 필터 구하기도 힘들다. 무더운 여름에 이리저리 청소기를 질질 끌고다니면, 내 몸에선 육수가 줄줄 흐른다.
고마콱마! 이놈에 청소기 발로 뻥차고 싶다!!!
남들은 다~~
다이슨, LG 무선 청소기를 사는데!!
우리도 좀 사람 같이 살아보자!!
아내와 의기 투합하고, 용기를 내어 본다. 그러나 현실의 주머니는 팍팍하다. 외벌이로 네 식구 입에 풀칠하기도 고만고만하다. 아파트 대출금에, 보험료, 휴대폰비용 ... 돈 나갈 구멍은 왜 이리도 많을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우리 집 청소기도 해결 못했는데, 집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난다. 역시 난 효자인가 보다.
어머니 집에 것도 바꿔드릴까?
필터도 구형이라 구하기 힘들고...
나의 한 마디에... 약 5분간... 아내가 생각을 한다. 그리고 말을 꺼낸다.
우리 집에, 청소기도 17년 넘는데...
엄마도 필터 바꾸는 것 본적이 없네.
아.. 그래? 그럼 장모님댁부터 바꿔 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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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순간, 리얼! 당황했다. 가슴이 두근두근 그랬다. 왜냐하면 아내는, 이렇게 바로 직접적으로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미안했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80만원, 100만원 짜리 무선 청소기와
7년 묵은 우리집 청소기를 비교하며
나는 쓸데없는 열등감과 자괴감을 느꼈다.
"장모는 17년짜리 청소기 쓰네~, 안서방!!"
내 양심의 가책이, 채찍으로 나를 때리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스팀잇(steemit.com)에서도 그랬다. 나는 내 글과, 다른 고래들의 글을 비교했다. 양질의 콘덴츠가 아니라, 고래에 기생하며 아부하는 사람들에게도 화가 났다.
콘덴츠의 질과 정성 가득한 포스팅의 기준이 아니라, 고래에게 인맥으로 살살거리는 사람들의 높은 보상에 질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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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니까짓게 높은 보팅(voting)을? 질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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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사사로운 마음이 질투를 드러낸다.
남들과 비교하면 끝이 없는 건데.
내 짝꿍의 높은 보팅(voting)은
애초에 내 것이 아닌데.
엄마 친구 아들은 항상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 엄마 친구의 딸은 매번 장학금을 받는다. 친구의 엄마는 결혼할 때 아파트를 사줬다. 00이네 집은 이번에 다이슨 청소기를 샀다더라...
우리는 이렇게 항상 비교하며, 상처 받는다. 그리고 남들에 시선에 맞춰 살아가기 위해 아둥바둥 더 열심히 뛰어 다닌다.
하지만 정작 소중한 건, 딸아이와 함께 손 잡고 분리수거를 하러 가는 시간.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시간. 부모님과 영상통화를 하는 시간 같은 것들이 아닐까?
그런 것들이 더욱 가치있는, 비싼 보팅(voting), 높은 보상이 아닐까?
세줄 요약
- 내 짝꿍의 높은 보팅(voting), 질투하지 말자.
- 고래는 고래고, 나는 나다.
- 보상보다 높은 가치를 스팀잇에 박제하자.
p.s
가지고 있던 600개 리플 몽땅 팔아
장모님께 LG 유선 청소기, 지금막 질렀습니다!!
남은 건 스팀!! 10달러 가즈아!
장모님댁 청소기를 먼저 지르다니 참 멋지십니다
담에도 좋은 글 기대하며 팔로와 보팅하구 가요^^
감사합니다. 저도 팔로우 합니다~
ㅎㅎ 너무 오래되어서요.. ^^
잘 쓰시면 좋겠네요. 저도 장모님께 받는게 많아서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보팅하고 팔로우하고 갑니다 :)
저도 십오년이 다 돼가는 청소기 이번에 정리하고 7만원짜리 차이슨으로 하나 장만했는데, 양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ㅎㅎ
결국 결혼은 현실이라 저희만 바꾸고 말았네요. ㅠ.ㅠ
아참 그리고 제가 직접 사용해보니 다이슨이나 엘지 사실필요 없습니다.
10만원 이하의 중국산 무선청소기도 충분히 훌륭하더군요!!
예, 저도 최종적으로 테팔 360 시리즈가 가성비가 좋다기에 고민하다
장모님께서 정말 물건을 오래 사용하셔서, 고마 유선으로 샀습니다. ^^
고쌤 정말 멋집니다!!
이 글은 어쩜 제 마음인 줄 알았어요. ㅎㅎ
ㅎㅎ 솔직하시네요 ^^ 누구나의 마음이죠
역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하고, 이게 바로 사는 맛이구나...하다가도 다음날이 되면 어느새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회사에서도..이곳에서도..비교하지 않는 삶은 어떻게 가능한걸까요? 그게 고민입니다. ㅎ
약간의 답은 독서에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물질보단 정신적인 풍요로움
철학적인 판단을 많이 조절할 수 있는것 같습니다.
행복하세요~
예~ 감사해요~
이런 표현들은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지 않을까요?
기생이라...아부라...
받는 고래들도 불편할거 같고
아부와 소통은 한끝 차이라고 봅니다.
좋게 보면 다 교류고 소통이지요.
그냥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정도가 심한 사람도 있겠죠. 저도 느낀 적은 있으니까요.
쌤 말씀은 뭐 그런 경우를 가리키는 것 같긴 합니다^^)
예~, 럭키님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저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할 수 있다는 정도?
그리고 그것으로 상처 받지 말고, 질투하지 말고
나는 내 길을 간다는 생각으로 스팀잇을 하자는 얘기였습니다 ^^
넵!!!!!그럼요.
오~ 장모님이 좋아하시겠어요 ^^
스팀이 날아가면 다 좋은데 참 어렵네요 ㅠ
그리고 사는데 기쁨은 참 별거 아니죠 소소한 곳에 있는데 넘 크게 생각하고 남과 비교하는건 아닌가 생각이~
ㅎㅎㅎ 오늘 전화가 오겠지요? ㅎㅎ 은근히 뿌듯하네요 ㅎㅎ
그렇죠? 소소한 행복..
어제 영화를 봤는데 <서치> 라는 영화 한 번 볼만 하더군요.
가족이야기에.. 약간의 반전까지.. 추천합니다.
나갈 구멍은 많고~ㅋ
어디나 비슷비슷한가봅니다 ..
그러나 장모님댁 청소기를 먼저 사드리다니
깜짝 놀랬습니다
잘하셨어요
복받을거예요(상투적인 인사)
난 그렇게는 못할것 같아요~ㅎ
ㅎㅎ 감사합니다. ^^ 그렇게 잘 하실겁니다~
저도 이번에야 효도하는 거죠 뭐 ㅎㅎ
다들 어렵게 사시네요. ㅠㅠ 화이팅입니다!!
사는게 다 고만고만하죠 ^^ 예~ 감사해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마무리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