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새벽 맨공 후기
일차.... ♬♪♩~^^
새벽 맨공 73분(05: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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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이 밝아오는 동녘하늘과 가로등이 지키고 서 있는 새벽 근린공원.....
깜깜한 근린공원을 가로등 불빛이 환하게 밝히고 서 있다. 고요하다. 귀뚜라미도 합창이 아니라 이따금씩 독창을 한다. 새벽하늘을 올려다본다. 총총하게 빛나는 별들의 호위를 받으며 반달이 위엄 있게 내려다보고 있다. 맨발로 걸으며 동녘 하늘을 바라본다. 야트막한 산자락과 주변 아파트는 검은 윤곽으로만 자신들의 존재를 보여주고 그 배경에는 여명이 서서히 밝아오고 있다.
새벽의 고요함에 귀 기울이며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걷는다.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신성한 기운이 내 몸을 감싸는 느낌이다. 운동 나온 어르신들의 이야기 소리도, 귀뚜라미 울음소리도, 한발 한발 내딛는 내 발자국 소리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부드러움, 딱딱함, 까칠함, 차가움도 모두 있는 그대로 느껴본다.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시원한 새벽 공기, 구수한 흙 내음, 하얀 별꽃 무리의 달달한 향기, 풀잎에 내려앉아 가로등 불빛에 반짝이는 영롱한 새벽이슬을 오감으로 느껴본다. 오늘 새벽엔 나의 모든 감각의 등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매일 새벽 걷고 있는 근린공원이지만 나는 지금 이 순간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 내가 스스로 선택하고 내가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근린공원이 날마다 새로운 얼굴로 나를 맞이하더라도 내가 오감의 등불을 환하게 밝히고 살펴보지 않으면 이를 알지 못한다. 오늘은 새벽의 고요함과 신성한 기운에 내 몸이 능동적으로 반응하여 오감이 깨어나 살아 움직인다. 스스로 깨어나야 한다. 자연이 보내고 있는 보이지 않는 신호를 알아차리고 이에 반응할 때 새로운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앞에서 펼쳐지는 변화를 눈을 뜨고 바라보고 있다 하더라도 마음을 열고 오감을 깨우지 않는다면 이를 알아차릴 수 없다.
잠시 메모를 중단하고 맨발 달리기를 시작한다. 맨발로 걸을 때와 달릴 때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달리면서 어떤 생각 줄기가 이어질지 사뭇 궁금해진다.
다시 메모를 시작한다. 맨발 달리기를 하면서 오늘은 생각 줄기는 이어지지 않았다. 발바닥이 어제보다 아프고 불이 나는 듯했다. 떠오르는 느낌이 없어도 상관없다. 오늘 새벽 집을 나서서 바로 지금 이 순간까지 내 몸에 있는 수많은 세포들이 내가 직접 경험한 것들을 새겨놓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 몸과 마음속 어딘가에는 남아 있을 것이므로 굳이 말이나 글로 표현할 필요는 없다. 하루를 여는 새벽에 마음을 열고 오감을 깨운 채 자연과 함께 보낸 시간과 경험 자체가 소중한 것이다. 이렇게 또 하루가 시작된다. 맨발 걷기는 몸과 마음을 바로 세워주고 긍정 에너지로 가득 채워 행복하게 하루를 시작하게 해주는 내 삶의 참 스승이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스스로 일어나 숨 쉬고 움직이며 내 몸과 마음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맨발 걷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아침 햇살이 찬란합니다.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는 아침 햇살을 마주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저녁 아이들이 어렸을 때 보던 책을 정리했습니다. 책장을 다시 정리하고 나니 마음도 정리되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
아침 맨발 걷기와 달리기만으로도 하루 목표인 만 보를 달성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몸과 마음의 상태를 늘 살피고 있습니다. 미묘한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수시로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합니다. 그대로 받아들이고 매일 자신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