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세상이 뒤집어진다. 코인을 보는 대중의 공포심리
대중이 암호화폐를 무시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공포라고 한다. 알 수없는 미지에서 오는 공포. 이에 적극 동의하는데, 조금 색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볼 여지를 던지려고 한다. 1956년 영화 돈 시겔의 신체강탈자의 침입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을 아는지. 다음은 짜깁기한 짧은 소개다.
주인공은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이상하게 바뀌어 가는 것을 알게 된다. 겉모습은 그대로지만, 넋이 나간 듯 딴 사람처럼 변해간다. 알고보니 외계에서 날아 온 이상한 꽃씨가 마을에 퍼져 잠든 사람들의 신체를 복제해 나가는 중이었다. 전염된 이들은 같은 정신을 공유하면서 자기 편을 만들기 위해 분주한다. 마을은 점령당하고, 주인공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만 남아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하지만 이들은 힘에 부쳐 도망 다니기에 급급한데...
매력적인 내용과 흥미로운 소재다. 그 매력을 토대로 소설이 원작인 해당 작품은 헐리우드에서 세 차례나 리메이크 되었다.
우주의 침입자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1978)
바디 에이리언 (Body Snatchers) (1993)
인베이젼 (The Invasion) (2007)
감염된 사람들이 수를 늘려가며 일상을 잠식해나간다는 플롯은 동일하다. 매력적인 소재지만, 원작은 지금 보면 꽤나 밋밋하다. 공포영화 매니아인 나도 큰 재미는 느끼지 못하고 공부 삼아 감상했다. 설정을 비틀어 변주한 작품들이 더 재밌다. 1982년 괴물, 1988년 우주생명체 블롭, 1989년 소사이어티, 1998년 패컬티, 2008년 슬리더 같은 B급 영화들, 취향에 맞다면 쌍엄지를 치켜세울 걸작들이다.
1956년 원작으로 돌아가자. 당시엔 공산주의에 대한 은유로 읽혔다고 한다. 내 가족과 이웃이 어느 순간부터 싹 달라진다. 무언가에 깊이 빠져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며 나와 다르게 행동한다. 이들의 숫자는 하나 둘 늘어간다! 두려움에 저들을 피해 도망 다닌다. 발악하지만 주변인들이 하나둘 감염되어 ‘그들’이 되어간다. 그러다가 내가 최후의 1인이 된다. 어떤 기분일까? 얼마나 극심한 공포를 느낄까?
“만약 저들이 된다면? 지금과 다를까? 어쩌면 저들이 옳고, 내가 틀린 건 아닐까?” 같은 고뇌는 빠져있지만, 생각해볼 문제다.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들이 되어보기 전에는. 다만 한번 그들이 되면 돌아올 수 없다.
여기서 발칙한 상상을 더해보자.
매카시즘의 광풍이 불었던 50년대 미국에선 공산주의를 보며 저런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똑같이 움직이며 우리를 압박하는 그들, 나로썬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들. 무섭다. 하지만 2018년을 사는 내 눈엔 암호화폐에 대한 공포가 보인다. 코인을 모르는 뒤쳐진 사람들이 느낄 공포가 예전 이들이 느꼈을 공포와 비슷해 보인다. 암호화폐를 믿는 우리는 불신자인 저들을 벌벌 떨게 만든다!
물론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큰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현재 다수인 저들은 무시와 조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저들의 세(勢)가 약해졌을 나중엔 도망치며 숨기 바쁠 것이다. 그러다가 하나둘 각개격파 되어 암호화폐파로 넘어오고 소수만 남겨졌을 땐 극심한 공포를 느끼지 않을까? 저들의 상상력으론 이해할 수 없을 것이기에. 조금씩 조여오는 미지의 것에 공포를 느낄 것이다.
암호화폐 투자자는 조금씩 늘어간다. 주변 사람들이 조금씩 암호화폐 투자자가 되어간다. 조금씩 스티미언(!)이 되어간다. 신체강탈자로 봐도 좋고, 좀비로 여겨도 되겠고, 흡혈귀로 봐도 무방하겠다. 좀비 같은 이름이 부정적으로 느껴져도 그냥 넘어가자. 어차피 은유니까. 여하튼 우리 존재를 상상도 못할 그들은 저항하고 발버둥 치지만, 끝끝내 버티긴 힘들어 보인다. 변화에 수긍하지 못할 그들이 느낄 공포는 저 당시 신체강탈자가 주었을 미지의 공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19세기에 마르크스는 그의 저작 <공산당선언>에서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고 외쳤다. 이는 엄청난 파급력을 주었다. 만국의 스티미언이여 단결하라! 고 외친다면 맥없는 얘기가 될까. 정치, 경제적 스탠스를 넘어 한번쯤 되새겨볼 얘기다. 우리를 무시하는 이들에게 반격하기 위해 유효한 선언일지 모른다.
정치나 경제적 얘기가 아니다. 나또한 공산주의자가 결코 아니니까. 암호화폐 투자자가 아닐 저들이 느낄 공포는 근본이 흔들릴 공포일지 모른다. 그것을 느껴보자. 저들의 현실 부정과 단말마의 비명을 놓치지 말자. 단결하여 저들을 벌벌 떨게 하자. 적어도 그것을 상상해 보자. 세상이 뒤집어지고 있으니까!
캬~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암호화폐를 투기고 사기라고 욕하는 사람들이 아주 이해가 안되는것은 아닙니다. 저 또한 그런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스티미언이 되었으니까요ㅋㅋ
팔로하고갈게요! 좋은글 많이 많이 올려주세요!!
ㅎㅎㅎ 사실 저도 그랬습니다. 저도 처음엔 뭔지 이해 못했고 부정했던 과거가 있으니까요. 다들 비슷하겠지만, 그래도 한발 빨리 들어 온것에 감사해야겠죠. 팔로우 감사드립니다. 저도 팔로우 하고 찾아갈께요~~
답은 아직 알수가 없겠네요. 몇달. 혹은 몇년뒤에는 암호화폐가 일상이 될지 그누가 알겠습니까 ㅎㅎ
ㅎㅎ 꼭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될지도 모르죠ㅋ
방문과 댓글 감사드려요^^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글을 엄청 잘 쓰시는것 같네요 ㅎㅎ
암호화폐 현재는 투기니 버블이니 욕하지만 그들도 곧
그들이 아닌 우리가 되기위해
우리안으로 들어오려고 할거라고 봅니다.
join us!
오오 감사드립니다! 이런 칭찬 덕분에 스팀잇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결국 우리 안에 속하게 될 저들이라고 봅니다. ㅎㅎ
Join us! 지금은 우리가 이렇게 말하지만, 나중엔 저들이 들어오게 해달라고
사정하며 바라게 될지도 모르죠^^
요즘 암호화폐관련 기사들도 많이나오고 규제도 나오고있는데
저는 지금 이런현상을 겪고나면은 그후에 더욱 안전해진 암호화폐가 체계가 만들어질꺼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몇년후에 암호화폐가 실제로 화폐처럼 쓰일 수 있을지는 의문의 들수도있겠지만 앞으로 시대가 변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꺼라고 생각합니다!
넵. 맞습니다. ㅎㅎ 이또한 필요한 과정이고 나중엔 추억이 될 한때의 이벤트일지 모릅니다.
일상이 될 암호화폐를 기대합니다~~
그런데, 끝까지 남아서 저항하는 자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요?
글쎄요ㅎㅎ 고집있는 사람들? 보수적인 사람들? 결국엔 우리쪽에 넘어올 것이라고 봅니다~
재밌어요! 어쩌면 암호화폐 뿐만 아니라 모든 유행이나 문화가 이런 과정을 거치는게 아닐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열린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냉정하게 분석한 뒤 필요한 장점만 취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적어도 무비판적으로 잠식 당하거나, 강제로 점령당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ㅎ
좋은 말씀입니다. 도망만 다니다가 먹히거나 자기도 몰랐던 사이 흡수되는 것보다 비판적으로 사고한 후에 수용하는게 훨씬 낫겠죠. 단순한 거부 움직임이라고 봤는데, 사실 모든 유행과 문화가 그렇겠네요. ㅎㅎ 생각 못했던 시각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크.... 너무 좋은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ㅎㅎㅎ 칭찬은 언제 들어도 좋네요~
최근 각 언론사의 기자분들도 스티밋에 가입하셔서 글을 남겨주신 것을 보고, 얼마 남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
맞습니다. 파워블로거 분들도 이미 여럿 넘어온걸로 알고 있고요. 이제 슬슬 관심을 받는 것 같습니다. 스팀잇을 해도 이상한 눈초리를 받지 않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어요~
멋진 글이네요 시간없어서 보팅하고 이제봤네요 공포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욕심과 절제도 한몫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칭찬 감사드립니다~ 모르는 것에 대한 공포도 있겠지만.. 그런 부분도 분명 있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