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아가 낳았어요~ :) | 12시간 진통 끝에 낳은 출산후기- 2

in #kr6 years ago (edited)

AA00C5E7-5B2D-4C0E-915C-44FC23039A3D.jpeg

안녕하세요 :) 나니 @creator-nani 입니다
지난 글에 이어서 병원에 도착한 후 진행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드릴게요ㅎㅎ
사실.. 아기가 태어난지는 벌써 두달이 되었답니다..
그동안 뭐가 그리 정신없고 바빴는지 ㅠ_ㅠ 기록해 놓은것도 다 짤막짤막해서
기억을 더듬어 썼기 때문에 100퍼센트 정확하지는 않을수 있어요...! ㅎㅎ

[Life] 아가 낳았어요~ :) | 12시간 진통 끝에 낳은 출산후기-1


병원 도착! 출산준비 시작

병원 분만실에 도착후, 내진을 했더니 2cm정도가 열려서 입원수속과 출산준비를 하기로 합니다
원피스 같이 생긴 병원 입원복으로 갈아입고, 출산전에 동의서를 작성하고 , 저는 무통주사를 맞기로 했기 때문에 그것과 관련된 설명을 듣고 동의서에 서명했습니다 ㅎㅎ 배가 점점 더 아파오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 설명을 들었어도 잘 기억이 안나더라구요....ㅋㅋ

F638145E-5170-4E1F-98E3-E4B5472FD9D6.jpeg

출처: 미래아이산부인과 홈페이지
제가 이용한 가족분만실이에요. 제가 다닌 병원은 분만실이 전부 가족분만실이었어요 ㅎㅎ 마침 분만실이 다 비어있어서 대기실로 가지않고 분만실로 가게 됩니다.

태동검사 장치를 배에 붙이고, 팔뚝에 수액을 꽂은 다음 3대 굴욕이라 불리는 “제모, 관장, 내진”을 했어요.

저는 필요한 의료조치라고 생각해서 좀 민망하긴 했어도, 굴욕으로 느낄만큼 크게 부끄럽거나 하진 않았어요. 다만, 진통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하니까 너무너무 불편하고 움직이기도 힘들어서 어렵더라구요 ㅠ_ㅠ

‘제모,관장,내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아팠다가 쉬었다가, 또 아팠다가 쉬었다가 하는 진통이 반복되었어요

진통이 올때는 ‘악’소리가 났는데, 진통이 없을땐 남편과 하하호호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괜찮아지고 했었어요ㅎㅎ


무통 시술 시작 ! 무통천국으로 가다

당직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무통주사약을 투여할 수있게 척추쪽에 바늘을 꽂았어요. 뻐-근 한 느낌이 들고, 테스트 하는 무통주사약을 넣었을때는 차가운 액체가 등줄기를 쭉 타고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참다참다 정 못참겠으면 무통주사를 놔주신다고 해서, 참다참다 2~3시쯤 무통주사를 놓았어요.
너무너무 졸린데 아프니까 힘들더라구요 ㅠ_ㅠㅋㅋ 그래서 무통주사를 맞고 2시간 정도 꿀잠을 잤습니다ㅋㅋ 이게바로 무통천국이구나 ~~ 했지요 ㅎㅎ

지루한 진통,진통, 또 진통..

무통천국을 맛보고 분만대 위에서 꿀잠을 잤어요, 밤을 꼴딱 새는 중이니 피곤하지 않다면 말이 안되겠죠 ㅠㅠ
그러고 약빨이 점점 줄어들어서 아파서 깼습니다....ㅎㅎ
또 견딜수 있을만큼 진통을 견디고 난 뒤에 무통주사를 맞아야 좋다고 하니 열심히 참아봅니다...

온몸을 비틀고, 울고, 토하고 ...참 다이나믹하게 진통을 했네요 ... 그래도 그와중에 생리통보다는 덜아프다며 ..ㅎㅎ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ㅎㅎ

두번째 무통주사를 맞을때까지 3시간정도 더 진통을 했어요. 진통 강도가 더 세졌는지, 아니면 그새 내성(?)이 생겼는지
6시쯤 주사를 맞았을때는 처음 맞았을때처럼 드라마틱하게 효과가 느껴지지는 않더라구요. ‘무통 맞았는데 왜이리 아프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 돌이켜보면 진통의 강도가 약해진것이 아니었나.. 싶네요 ㅎㅎ

출산의 순간

앞서 보셨듯, 진통이 시작된다고 해서 바로 아기가 나오지 않고, 자궁문이 10센티 정도 열려야 분만이 진행된답니다ㅎㅎ
거기까지 도달하는데는 산모마다 다 제각각이라 저는 날밤을 새웠지요ㅎㅎ 그걸 진통하는 중간중간 간호선생님이 체크해주시게 됩니다 ㅎㅎ

자궁문이 많이 열리게 되면 손목까지 들어간다 얘기가 많던데, 저는 무통의 기운이 하반신쪽에는 잘 남아있었는지 ,
내진하는건 전혀 아프지 않았어요

C391D39D-D1D3-432E-8B96-2ED54ACAC37F.jpeg

어느새 해가뜨고, 아침이 되었어요. 진통을 한지는 전날 저녁부터 10시간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ㅎㅎ
그러고 있다가 진행이 좀 되었는지, 내진을 하고, 힘주기 연습을 해보라고 하시더라구요.
누워서 제가 양쪽 다리를 벌린 자세로 다리를 잡고 힘주기연습을 해봅니다.. 대변을 볼때처럼 힘을 주라고 하시는데,

제가 하반신쪽에 마취가 되었는지 힘주는 느낌이 안들어가니까 어렵더라구요. 그러면 윗몸일으키기 하듯이 상체를 살짝 들고 복근에 힘을 “뽝” 주라고 하시더라구요 ㅋㅋ

진통 강도는 “강!” “강!” “강!”을 계속 찍고 있었어요. 저는 분만 직전 마지막으로 무통주사를 맞고, (맞아도 효과가 없는거 같았어요....) 진통은 다 느껴지는데, 하반신에는 마취가 된 느낌이라 감각이 없었어요

그렇게 힘주는 연습을 몇번 했더니, 아기가 조금 나왔나봐요.. ! (저는 아무느낌 없었음...)
후다닥 분만 준비를 하시더라구요, 조명은 어둡게, 은은한 음악, 아기 씻길 욕조, 기타 등등 준비해주시고
남편더러 잠깐 나가있으라고 하시더라구요.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이제 봐주십니다 ㅎㅎ

아기는 머리만 나오면 되고 나머지는 꺼내주신다고 하시는데, ‘머리만 나오면 돼!’ 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하더라구요 ! 게다가 당시 당직선생님이 제 담당선생님이셔서 더더욱 안심이 되었어요!

진통이 오는 순간! 힘을 줍니다. 아까 배운것 처럼 누워서 다리를 양쪽으로 벌려서 잡고,
윗몸일으키기 하듯이 상체를 살짝 들면서 배에 힘을 빡! 주는데, 제가 살면서 이렇게 배에 힘을 준적이 있나 싶을정도로
얼굴에 있는 핏줄이 터질것처럼... 힘을 주는데, 아니,, 힘을 더 주라는거에요..!! 힘을 최대치로 주고 있는데 ‘더!더!더!’외치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힘을 몇번 주다가 지친 상태였는데 남편이 들어오더라구요, 그때가 아기가 나오기 직전이어서 들어오라고 한것 같아요ㅎㅎ

저는 모든 진통이 생리통과 비슷하게 느껴졌고.. 앞서 언급했듯, 생리통보다 약함~비슷함 정도로 느껴져서 아는 고통이니까... 나름 잘 견뎠던거 같고ㅠㅠ, 힘을 줘야할때 정신차리고 힘을 잘 줬던거 같아요... 진통을 다 ~견뎠는데 막판에 정신을 놓거나 하면 안되겠더라구요 ㅠㅠㅠ막상 아기가 나올때 진전이 안되니까요...

또 힘을 주는데, 뭔가 뜨끈한 것이 아래쪽에서 왈칵 나오는게 느껴집니다...!
아기였어요ㅠㅠㅠㅠㅠ 순간 너무 감격스럽기도 하고, 그동안 느꼈던 감정들이... 다 올라와서 눈물이 펑펑 쏟아졌어요ㅠㅠ



아래쪽에는 후처치를 하면서 (역시 느낌이 없었습니다..) 사진과 비슷하게 탯줄도 자르지 않은 아가를 가슴팍에 올려주시더라구요.. 정말 말그대로 핏덩이 더라구요.... 남편이 탯줄을 자르고, 아기 목욕을 씻기고 아기는 신생아실로 갔습니다
56B2B213-603B-4992-A654-51D38946CD33.jpeg

진짜 끝! 마치며..

저는 후처치가 끝나고 달달 떨리는 몸을 안고 입원실로 가게 됩니다
갑자기 배에 들어있던 커다란 아기가 한순간에 슉 빠져 나간거니까 속이 빈것같은 느낌도 들었어요 ㅎㅎ

임신-출산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겪어보면서 , 특히 ‘출산’에 대해 겁을 많이 먹었어요.
임신 막달에는 잠도 못자고 출산할 걱정에 .. 각종 출산후기들을 읽으며 밤을 꼴딱 샌적도 있었습니다.ㅎㅎ
그러고 응급상황이 벌어지면 어떡하나 싶어서 걱정이 커지기만 하더라구요...

아기를 낳고나니 이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존경스러워지기 시작했어요.. 다들 이 힘든걸 어떻게 해냈나 싶은 생각에요...! 출산후 남편의 진심이 담긴 고맙다 수고했다는 한마디가 아기를 낳고 몸이 만신창이가 된 느낌이 드는 상황에서...정말정말 위로가 되더라구요ㅎㅎ
지금 돌이켜 보니 , 이것저것 드는 생각이 많아지는데,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얘기해 볼게요 😊

혹시나, 임신중이시거나 임신을 계획중이시라면 출산후기는 웬만하면 읽지 않는것이 좋을거 같다고 전해드리고 싶어요.
읽게 되더라도 출산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참고삼아 읽는것은 괜찮지만, 저처럼 일어나지도 않은일에 백만가지 걱정을 하며 정신을 갉아먹는 ㅠㅠ 그런 행동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무조건 맘편하게 ! 있는게 최고랍니다 😁

길고 긴 후기이자, 끄적거림을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은밤 되세요 😁

Sort:  

출산의 고통과.. 또 감동이란.. 말할수없는것같아요^^ 축하드려요! 몸조리잘하세요~

맞아요~ 말로하기 어려운 감정이에요 :-)
감사합니다! ^_^

앗ㅋㅋㅋㅋㅋ 출산후기 웬만하면 읽지 않는 걸 추천하시다니...!
저는 사실 읽어도 잘 상상이 안되요.. (이미 엄청 힘들거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서인지...!)
나니님 정말 대단하세요! 아이 너무 예쁘네요 > < ㅎㅎ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ㅠㅠ

정말, 실제로 경험해보지 않으면 정말정말 미지의 영역이 ‘임신&출산’ 인거 같아요ㅋㅋㅋ
제 글도 참고만 :-) 해주시고 ㅋㅋ상상은 접어두셔요~ !! ㅎㅎ
감사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