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말을 무조건 믿자 (더 폰 : 2015)
어느 비오는날 밤 한적한 공터에서 여러명의 사내들에게 둘러싸여 사정없이 얻어터지는 남자가 어렴풋이 보인다. 대화내용으로는 어느 기업 오너와 노동자간의 대화 같았다. 어디선가 사진이 찍힌다. 이 사진 한장이 모든 일의 시초가 될줄이야...
잘나가는 사내 변호사 고동호(손현주)가 회사를 옮기는가 보다. 아침부터 신바람나는 모습으로 아내 조연수(엄지원)과 외동딸 고경림(노정의)의 투정속에 출근을 한다. 회사에서의 회식때문에 동호의 귀가는 늦어지고 퇴근길에 접촉사고가 난 연수가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 않은 동호. 그 안받은 전화에 얼마나 후회를 할지도 모르고...
새벽 세시반이 넘어서야 집에 들어갔지만 연수는 이미 싸늘한 시체로 남아 있었고 집안은 한마디로 난장판이었다. 이놈의 술이 웬수야, 웬수... 모든일에 의기소침해진 동호는 점점 페인이 되어가다시피한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끝내 범인은 잡히지 않고 동호는 가끔씩 경찰서에 찾아가 범인을 찾아달라고 하소연한다. 그러던 어느날 연수에게 전화를 받는다. 누가 장난을 하는건지... 분명히 연수 목소리가 들린다. 통화를 하다보니 1년전 사고가 나기 직전의 시간이었다. 즉, 1년전의 나내와 통화를 하고 있는것이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그렇다면 1년전의 연수를 통해 다시 과거를 돌려 연수를 살려 놓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수도 처음에는 전혀 믿지를 못하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한다. 연수의 접촉사고시 생긴 키스자국이 달라진것을 보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범인이 누군지를 찾기 시작할수록 다가오는 위험도도 점점 높아져 간다. 나중에는 오히려 아내를 죽인 범인이 동호가 되어버리는 상황도 연출이 되어 오히려 쫓기는 신세가 되기도 한다. 묘하게 상황이 바뀌며 두개의 축으로 흐른다. 1년전의 아내와 통화하는 현재의 동호가 있는 반면 과거의 아내가 미래의 남편과 통화를 하는 또 하나의 라인이 생기는것이다.
영화를 보고자 하는분들에게 더 이상의 스포일러를 제공 하면 안되겠기에 이상에서 멈춘다. 끝까지 보아야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게 된다. 그 무엇도 미리 발설이 되면 전혀 재미가 없게 된다. 영화는 신선하고 흥미롭다 재미있다. 끝까지 봐야 제맛이 난다.
시간차를 두고 교신을 하는 영화는 많이 있었다. <동감 : 2000>과 <프리퀀시 : 2000>는 무선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교신을 통하는 내용이고 <시월애 :2000>는 편지를 통해 시공을 초월하는 사랑이 이루어진다. 물론 타임머신을 타듯 왔다갔다하는 <시간 여행자의 아내 : 2009> 나 <루퍼 : 2012>도 있다. 기존의 비스한 영화들도 많지만 그 영화들과 <더 폰>의 다른점은 현재의 두사람이 한명은 과거로 한명은 현재로 직 접 통화를 한다는것이며 각자 유리한 쪽으로 끌고가며 특히 결말이 다르게 끝이난다.
우리들은 살아 가면서 늘 후회한다. 이렇게 할껄... 결론적으로 후회할일이 있으면 '꼭 그렇게 할껄' 이라는 단서를 붙이며 후회를 한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아내를 잃고 술먹은것을... 전화를 안받은것을... 늦게 들어간것을... 후회한다. 가능하면 후회할일들을 만들지 말자.
<특종>과 <더폰>이 동시에 개봉을 했다. 화제의 두편이라 과연 누가 흥행에 성공할지 궁금해한다. 일단은 예매율에서 <특종>이 앞서가는듯하다. 공교로운것은 요즘 대세배우가 되어가는 배성우가 양쪽에 모두 출연한다는것이다. 속으로 어느 영화를 응원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