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아고라] 가장 적은 비용으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followme95 입니다.

오늘은 제가 가졌던 생각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자기 전에 원래 페이스북 같은 곳에 끄적였을 글을 이제 스팀잇에 끄적여도 되는군요.


덴마크 교환학생 생활과 유럽에 돌아다니면서 생각했던 질문 중 하나이고, 나는 내가 만족할만한 답을 스스로 구해냈다. 바로 '교육'이다. '교육'이 가지는 힘은 정말 무한하지만, 이에 비해 교육하는 사람의 자세는 종종 문제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 부분은 내가 감히 말하건데 나라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가장 큰 부분이라 생각한다.

첫 번째로, '교육'이 왜 가장 적은 비용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만약 저 비용에 시간이 포함되야한다면 틀릴 수도 있지만, 시간을 제외하고 돈만 따진다면 국가의 입장에선 꽤나 적은 비용밖에 들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특히 현재와 같은 우리나라 학교시스템이면 말이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교육시스템을 큰 틀에서
잘 살펴보면, 잘 만들어진 교과서를 집필한 뒤, 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은 사람을 시험을 통해 선발하면 끝이다. 심지어 교과서를 국가에서 굳이 집필할 필요도 없다. 국가는 교과서에 대한 검수만 하면 된다. 예를 들면, 예전에 한참 이슈가 되었던 '역사 국정교과서 논란'을 살펴보자. 문제가 제기되었던 부분은 '국정교과서'가 제공하는 역사가 한쪽으로 편향되었다는 것이다. 편향된 역사를 어린 학생들이 그냥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국가가 국정교과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려했다면 해당 역사와 관련된 박물관을 세우고, 이를 홍보하고 관리해야한다. 또한 해당 역사와 관련된 영상물이나 다큐멘터리 등을 만들어 방송에 내보내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얼마만큼의 사람들이 해당 박물관을 찾아올지 모르고 얼마만큼의 사람이 해당 다큐멘터리나 방송을 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교과서로 접근하게 된다면 그 세대의 많은 사람들이 해당 내용을 읽어보게 되고, 이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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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반대시위에 참여했던 청소년들]


두 번째로, 만약 '교육'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옳은 것인가에 대해 토의해볼 수 있다. 본격적인 내용을 말하기에 앞서, 전제 하나를 이야기하자면 굳이 학교선생님에게 수업을 듣는 것만이 교육은 아니라 생각한다. 집에서 부모님이 자식과 대화하는 것도 교육의 한 종류고, 친구가 친구에게 무언가를 도와주는 것도 교육의 한 과정이다. 가장 시급하게 고쳐야할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는 '모르는 것을 비난하지 않는다.'라 생각한다. 사실 다 안다. 요즘 세상이 좋아져서 저런 일반적으로 알려진 좋은 내용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드물다. 문제는 다들 가슴으로는 이해를 하는데 입은 다르게 움직인다. 어떤 사람이 무언가를 모를 경우, 그거에 대해 비웃는 사람도 많이 봤다. 심지어 자기도 정답을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비웃는다. 이런 문화는 적어도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대학교 졸업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계속 반복이 되었고, 누구도 큰 소리로 잘못된 문화를 수정하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덕분에 '모르는 것 = 부끄러움'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생겼고 누구도 수업시간에 질문하지 않으려한다. 다시 한국에 돌아오니 한국은 여전히 예전 그대로고 여전히 수업시간에 아무도 말을 안한다. 외국인 교환학생이 한국 수업을 들으면 무척이나 어이없을 것이라 생각할 정도로 현 상황은 심각하다.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방식이나 문제 자체도 큰 문제다. 내가 외국애들과 대화하면서 깜짝 놀란 부분 중에 하나는 친구들과 아이큐 테스트 문제를 풀어볼 때 있었다. 내 친구들은 '피보나치 수열'을 보고 피보나치 수열인지 모르더라. 참고로 나랑 교환학생을 함께 한 친구들은 각 나라에서 유명한 대학교를 나온 수재들이다. 장담컨데 고등학교 이과생들에게 해당 문제를 보여주면 1초만에 피보나치라는 대답이 나올 것이고, 공부를 좀 하는 친구들이라면 피보나치 수열의 일반항까지 바로 대답을 할 것이다. 이게 현실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 학생들이 다른 나라에 가면 다 수재가 되는건가?' 맞다. 수재가 된다. 영어 또는 그 나라의 말만 잘할 줄 안다면 꽤나 우수한 대학교에 갈 학생들이 많다. 그정도로 우리나라가 다루는 기본적인 문제는 수준이 상당히 높다. 근데 좀 쓸데 없이 높다... 또 다른 예를 들면, 고등학교 때 미국의 과학고등학교에 방문해서 수업을 잠시 들었던 적이 있다. 미국 고학년 수업에서 다루는 물리 문제를 난 중학교 1학년 때 과학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풀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이렇게나 잘하는 덕분에, 선생님들은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셨고 그래서 그런건지 어려운 문제는 선행과 관련이 있더라. 그러니 다들 선행교육을 시작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초등학교 경시대회 문제는 중학교 지식을 가져와서 풀면 되고 중학교 경시대회는 고등학교, 고등학교 경시대회는 대학교 지식을 가져와서 풀면 된다.

그런데 만약 직접 어려운 문제를 만들어보라고 문제를 내면 어떻게 될까? 또는 그냥 실험을 설계해보라는 문제를 내면 어떻게 될까? 답이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게 잘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은 안타깝게도 답이 없는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할 지 잘 모른다. 학원 강사나 세계적인 경시대회를 꾸준히 할 것이 아니라면 일정 수준 이상의 문제풀이능력은 개인적으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은 그것에만 초점이 되어 있다. 정작 내가 대학교 와서 필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문제를 잘 풀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을까?' 인 것 같다. 그게 논문이든 창업아이디어든 인간관계든 유머감각이든 결국 저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가끔은 억울하기도 하다. 내가 고등학교 때 자기 전에도 책을 보고 복습하고 방에서는 불을 키면 안되서 화장실에 들어가서 정석을 몰래 보고 다시 들어와서 잤던 기억이 쓸모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대학교 1학년 때는 너무 재미가 없었다. 고등학교 때 다 배운 걸 영어로만 수업을 하니...

영어 교육도 어느 정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요즘에는 예전보다는 나아진 것 같지만... 예전에는 정말 왜 이렇게 밖에 못가르쳤나 싶다. 나는 영어공부를 최근 6개월간 유튜브로만 했고, 이게 가장 효과가 좋다. 학원에서 배우는 것은 그냥 내가 필요한 영어점수를 늘리러가는 느낌이고, '영어공부'는 유튜브가 훨씬 좋은 것 같다. 덴마크 친구가 나보고 덴마크 한인교포보다 영어를 잘한다고 칭찬해주며, 영어공부를 어떻게 했냐고 물어봤었다. 교포도 영어공부를 못하는 걸 내가 유튜브로 공부했다고 하니 안놀랄수가 있겠는가.

이쯤되면 아마 눈치가 빠른 분들은 아실 것 같다. 정부 입장에서 '교육'은 정말 효율적인 무기이며 실제로 역사적으로 봤을 때에도 많은 세뇌교육들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도 '교육'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무기이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유튜브였고, 사실 유튜브뿐만 아니라 무료교육을 시행하는 여러 곳을 의미한다. 정말 배울 수 있는게 너무 많다. 가끔은 학교 다니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특히 예전에 비해 이제 한국어로 검색해도 배울 수 있는 정보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댓글을 통해 여러분의 생각을 공유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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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교육학을 전공했고 교육에 관심이 많다보니.
하신 말씀에 많은 공감을 하게 되네요.
실용적인 교육을 말하면서도 실상 한국 교육은
실용적인 교육이 아닌 분류하고 떨어뜨리는 교육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과도한 경쟁을 해야 하고
거기서 나오는 것은 매뉴얼에 익숙한
인재들이고 그로인해 매년 수학과학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지만
창의성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정말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말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는데
한국의 교육은 너무나도 좌충우돌 하고
일본식 주입교육에서도 벗어나질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거리로 나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또 사회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생각과
더 교육에 힘써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 부분도 글에 담았어야했는데 그 부분을 빼고 썼네요.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의 가치관차이도 교육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글을 쓰려 했었는데ㅠ 교육학 전공이시면 더 많은 공감이 되실 것 같습니다. 일본식 교육을 그냥 가져와버렸기 때문에 발생한 너무나도 큰 문제점같아요. 이걸 고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까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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