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묻은 초코렛(베트남생활자)

사궐세 옥탑방

새로 이사온 옥탑방집이 벌써 한달이 다되간다. 골목길을 지날때면 이웃들에 얼굴이 한명한명 익숙해 져서 매번 크게 인사는 않해도 서로 얼굴마주치면 눈웃음으로 마음에 인사를 하곤한다.
그런데 이놈에 애들이 문제다. 내얼굴이 만만하게 생겼나 "곤~곤~ 하면서 동네 강아지 부르듯이 부르는것 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더운날씨에 하루종일 창문이고 방문이고 열어놓고 사는 나에 옥탑방에 저녁마다 찾아온다.

높은데서 세상바라보는거 좋은건 나도 니들나이때 그래서 다 이해하는데 침대에서 뒹구는건 아저씨가 좀 힘들거든..

그리고 또다시 어젯저녁 내내 볼을 차던 아이들이 내방으로 찾아와 땀이 범범이된 몸에 먼지묻은 손으로 더운날씨에 녹아내린 초코렛 한덩어리를 내게 내민다...
순간 주마등처럼 내마음에는 본디 어린아이들은 초코렛처럼 맛있는 음식은 남을 잘 않줄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 구석구석 흙먼지가 묻은 초코렛을 보니 찝찝한 마음이 든다. 동시에 날 바라 보고있는 한아이에 눈치를 보다가 못내 한번에 입안에 털어넣는다.

금새 입안에는 달콤한 초코렛이 녹으면서 조금은 찝찝했던 마음과 귀찮았던 마음이 함께 따라 녹아내린다.

애들아... 매일은 않되고 하루건너 하루 올래 .
그래도 침대에서 레스링은 않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