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후기 - 잘 보내 드리고 왔습니다.
450킬로를 달려 도착한 '마하 사라캄' 이란 도시는 태국 살면서 처음 방문해 보는 도시다. 시사깻이라는 도시와 더불어 태국의 가장 가난한 도시중 하나였다는데 주요 수입원이 벼농사 밖에 없는 평야지대라 그렇다. 지금은 태국의 교육 도시로 탈 바꿈하고 있으며 젊은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시내에 있는 마하사라캄 대학교 뒷길-
내가 이 도시를 방문한 첫인상은 좀 을씨년스럽다. 아무래도 텅빈 논과 밭은 어릴적 보던 한국의 겨울철 시골 풍경과 비슷한 온통 갈색 빛이라 연상이 된것같다. 그렇지만 이 도시는 내가 좋아하는 부분을 다 가지고 있다. 너무나 조용하고 한산한 시내를 좀 걸어보니 아주 달콤한 흙 냄새가 나고 골목길 개들 마저도 온순하다. 도시의 가옥들도 저마다의 옛 모습들을 간직하고 있다.
-마하 사라캄에서 올려다 본 하늘-
이 도시에서 태어난 그분은 부호의 딸이였을까? 유창한 영어 실력과 품위가 있는 모습들은 흉내 낸다고 되는게 아닐것이다. 이 시골에서 교육을 받으며 컸을테고 그녀의 품위 있는 모습에 태국의 아디다스 사장인 영국 사람이 청혼하고 그렇게 결혼했을테고 또 그렇게 생을 보내고 마감했을것이다.
여기서 경험한 태국의 장례 문화는 참 여유롭고 따뜻하다. 여기 사람들은 마치 삶과 죽음은 둘이 아니라 늘 동전의 양면 처럼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 돌아간 사람뿐 아니라 남은 가족들을 잘 위로 해준다.
4일 동안 내내 저녁 7시부터 네명의 승려들이 와서는 부처가 남긴 법문들을 암송을 먼저하고 난뒤 돌아간 망자에게 법문을 해준다. ' 망자여 사람도 짐승도 그 누구도 피할수 없는것이 죽음이다. 망자여 너는 운명이 다 되었다. 놀라거나 두려워 할것도 없다. 그 누구도 곧 죽음을 맞이한다. 망자여! 다시 태어나면 좋은곳으로 태어나길 축언한다. 여기 남은 가족들은 또 가족들의 삶을 살것이니 애닮아 하지마라...' 라고 망자도 위로하고 가족을 위로한다. 조용하고 엄숙한 장례를 끝내고 망자에게 나와 스팀잇 동지들이 전한 명복을 전하고 향을 피웠다. 그리고 그분의 가족을 위로하고 마음을 전한다. 향년 만 48세의 짧은 생을 살다 내일 화장되어 흙으로 돌아갈 그분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후기 - 방콕 돌아오는 길
여기 태국 시골은 방콕과는 참 다르다. 기온도 낮고 하늘도 높다. 조문때 입을 정장 한벌과 반바지 반팔 차림으로 집을 나선 나와 둘째를 두툼한 외투를 입은 사람들이 신기한듯 쳐다본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
하늘 아래 우리는 이렇게 자전거도 타고 운전도 하고 맛난것도 먹으며 숨쉬고 있는데 승려의 법문처럼 난 과연 애닮지 않고 내 운명을 받아 드리며 훌훌 떠날수 있을까!
돌아 오는 길은 여유롭다. 운전 해 가지 않았으면 못 만났을 인연들도 만났다. 엄마를 도와 작물을 팔고 있는 어린 귀요미 요정 남매에게 홀려 먹어 본적도 먹는 방법도 모르는 작물을 덥석 차에 싣는다. 사진을 찍고 손에 사진 값이라고 쥐어주니 고맙다고 내 손에 '이거 공짜로 드릴께요.' 라며 작물 한 꾸러미 더 안겨준다. 혹시 혼나는거 아니야 걱정하면서도 그 마음을 받아 든다.
내 머리보다 큰 수박도 맛보며 그녀가 이끌어 오게한 이 지방에 잠시나마 어울려본다. 내 생애 또 여기를 올일이 있을까...
운전하며 얼마나 왔나 잠이 와서 농장에 들러 소도 보고 상쾌한 공기도 마신다. 중학생인 둘째도 소와 양을 보며 너무 좋아한다.
방콕에 들어오니 잠이 쏟아져 별다방에 들러 커피도 한잔하고 둘째의 염원도 이뤄준 오늘의 일정을 마감한며 천천히 집으로 고생한 차를 몰아 돌아온다.
마지막으로 그분의 명복을 빌어주신 스팀잇 동지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개털-
정말 먼 길 다녀오셨군요. 자제분들도 개털님도 이별의 시간 잘 보내셨길 바랍니다.
@ eversloth 님! 따뜻한 마음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주도 더욱 더 행복한 한주 되세요^^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런 일이 있으셨군요. 방금 전 게시물을 보고 왔습니다. 아드님이 마음이 참 따뜻한거 같아요. 원망할 법도 한데 오히려 친구를 감싸는 모습에 감동했네요.
먼 길 가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방콕과는 분위기가 확 다르네요. 동네가 조용해보여요. 너무 구석에 있어 가볼 기회는 없겠지만 사진으로라도 구경하네요,
반갑습니다. 다녀오신 라오스에서 멀지 않는 곳이라 분위기가 좀 비슷하네요. 따뜻한 마음 감사합니다. 이번주도 더욱 더 행복한 한주 되세요^^
먼 거리를 발걸음 해서 간 그 도시에서 뜻밖에도 또 따듯함을 만났네요.
개털님의 글에서는 항상 따듯함이 묻어나는 거 같아요.
수고 많았습니다. 좋은 글과 사진 오늘도 감사합니다!
@hazzys 님이 따뜻한 분이라 따뜻한 눈길로 보시는 겁니다. 오늘도 방문하셔서 격려해주시고 따뜻한 말로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주도 더욱 더 행복한 하루 되세요^^
다녀오셨군요.
태국은 지방에 따라 기후가 많이 다른가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푹~쉬세요.
@leeja19 님! 반갑습니다. 예쁜이들 다 잘 지내고 있죠? 태국은 한국 겨울엔 여기도 기온이 내려가는 건기인데 북쪽은 0도 가까이 내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다녀온곳은 북동쪽이라 여기도 기온이 많이 내려 가긴 하는데 이렇게까지 내려갈줄은 저도 몰랐네요. 이번주도 모두들 더욱 더 행복한 한주 되세요^^
쌀쌀한 날씨에 건강을 잘 지키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시골의 맑은 하늘과 소울음소리가 들리는듯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spotpoint 님! 이렇게 따뜻한 마음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도시를 떠나 시골을 가면 늘 느끼는것이지만 '참 좋다' 입니다. 그러면서도 시골에서 정착을 하지 못하는걸 보면 살아온 또 살아가는 습관이 참 무서운것 같습니다. 이번주도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해야 겠습니다. 더욱더 행복한 한주되세요^^
운전 고생 많으셨습니다.. 자녀를 위해서 이렇게 까지 하는 아버지가 있을까요.. 최근 저도 죽음과 가까워진 할머니를 마주하는데 개털님을 글을 보니 복잡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네. 얼마전 읽어본 글이 기억납니다. 할머니께서 좀 편찮으시다고 적었는데 할머니를 강제 운명을 시켰다고... 글을 다 안 읽어본 사람들이... 시간은 점점 지나가고 언제 우리가 떠날지는 아무도 모르니 우리가 할수 있는것 하루 하루 진심으로 사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할머니께도 우울한 모습 보다는 하루 하루 해드릴수 있는 일을 하고 같이 기뻐하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혹시 제가 잘 모르고 주제 넘은 말을 했다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주도 더욱 더 행복한 한주 되세요.
주제 넘다니요 ㅎㅎ 결코 그런일은 없습니다. 좋은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대한 자주 찾아 봴려고 하고 있습니다.ㅎㅎ
살다가 생을 떠나게 된다면 오늘을, 지금을 어떻게 살아야할까 잠깐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언제든 우리에게 닥칠수 있는 일이죠! 우리는 외면하고 살지만... 이번에 장례식장에서 본 그들의 얼굴과 행동에는 돌아간건 아쉽지만 우리 다 그러니 잘 보내줘야겠다는 그런 모습을 보였습니다. 누구 하나 시끄럽거나 떠들지 않고 조용히 참배하고 명복을 비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이번주도 더욱 더 행복한 한주 되세요.
조문 다녀오시는 모습이 슬픔보다는 따뜻함이 보이는군요...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이번주도 더욱 더 행복한 한주 되세요^^
태국의 시골 분위기가 어떤지 느껴지는군요. 조문 풍습이 어떤지도 어렴풋 상상을 해보고요. 지난 포스팅을 놓쳐 어떤 분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명복을 빕니다. 먼 곳 다녀오시느라 개털님과 둘째님도 고생하셨어요 :-)
@springfield 님! 방문해주셔서 따뜻한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인기가 워낙 많으셔서 댓글 읽고 다는게 일이실텐데... 저는 @springfield 님! 의 여행기를 보고 영향을 받아 애들 고등학교 졸업만 하면 바로 다 정리하고 남미 여행부터 시작하려고요. 항상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못가본곳이 많지만 남미는 아직 한번도 못가봐서 여행기를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글 부탁드립니다. 좋은 한주 되세요^^
아이고 인기라뇨.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 그렇지요. 남미가 브라질쪽은 치안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조심만 하신다면 개털님께도 인상깊은 여행이 되실 거라 믿어요. 네이버에 '남미사랑' 이라는 카페에 더 신선하고 다양한 정보가 가득하니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야말로 늘 글 읽으러 와주시는 개털님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개털님도 행복한 한 주 되세요 :-)
감사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캄보디아 같은 경우에는 장례도 동네가 울리게 몇일째 진행하던데, 태국의 장례문화는 좀 다른가봅니다.
비슷한것 같습니다. 동네가 좀 작은곳에선 다들 아는 얼굴이고 서로 서로 돕고하고 조금이라도 큰 시 규모가 되면 서로 잘 모르니까 절에 마련된 장례식장을 빌려서 하는것 같습니다. 그들의 절제되고 또 명복을 빌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모습이 제 눈엔 항상 죽음이 옆에 있다는걸 다 알고 있는 사람들로 보여서 좋았습니다. 감추거나 외면하는게 아니고 있는 그대로 보는거죠. 오늘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한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