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의 힘, 제나 마치오키, 백혈구, 암 면역계 방어를 상대하는 고약한 책략, 유전자 돌연변이, 대사증후군, 면역체계, 건강상식, 비과학, 면역증강식품, 팬데믹, 분별력, 면역운동

in #kr4 years ago
오늘날 우리의 면역계가 마주하는 질병의 스펙트럼은 크게 달라졌다. 첫문장

현대인의 생활환경은 운동 부재, 넘쳐나는 음식, 퇴근해도 끝나지 않는 일 스트레스, 잠들지 못하도록 유혹하는 끊임없는 영상과 볼거리로 그득하다. 전보다 수명은 길어졌을지 모르지만, 현대인은 감염질환 대신 암, 심장병, 알츠하이머병 같은 비전염성질환에 걸려 사망할 확률이 더 높다. 팬데믹 시대를 위한 서문_6쪽

바깥출입도 못 한 채 권태로운 생활을 이어가야 할 때는 할 수 있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 집에서 꼼짝 못 한 채 스크린에 붙어 움직이지 않는 생활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면역력을 챙기기 위해 움직여야 할 때다. 자신의 림프계를 아끼고 스트레칭을 휴식으로 삼고 운동을 간식으로 삼아야 한다. 아주 미미한 움직임이라도 상관없다. 모두 중요하다. 온종일 움직이고, 또 움직이라. 꼭 움직이라. 팬데믹 시대를 위한 서문_15쪽

팬데믹과 봉쇄로 인해 생활 방식을 갑자기 바꾸어야 하는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면서 자신에게 유익하지 않았던 생활 습관의 측면을 더 잘 인식할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언젠가 우리는 2020년의 팬데믹이 모든 것을 바꾸어놓았다는 점을 되새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어쩔 수 없이 대면해야 하는 일상생활의 붕괴를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변화의 기폭제로 바라보는 것이 어떨까? 휘청거리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장기적인 게임이 될 건강에 집중하는 일부터 시작해보라. 단, 유념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모든 것을 확 바꾼 다음 상황이 다 끝나면 제자리로 돌아가리라 작심하며 순식간에 열정을 불사르는 무모함만은 피하자. 팬데믹 시대를 위한 서문_16~17쪽

인류의 조상은 알레르기를 앓지 않았고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알레르기가 극히 드물었다. 사실 1990년대 전까지 땅콩 알레르기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관련 데이터도 거의 전무했다. 알레르기 발생은 현재 가파른 상승세에 있고 약화될 기미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자가면역과 마찬가지로 알레르기 또한 일부는 유전이 원인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집단 유전자는 그토록 짧은 시간 동안에 변화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집단 유전자가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가능한 원인은 면역계 작용을 교란시키는 환경과 생활 방식이다. 1장. 우리 시대의 건강법_59쪽

우리가 태어날 때, 아니 심지어 태어나기 전부터 텅 빈 캔버스에서 출발한 개개인의 면역 생애사는 어린 시절에 틀이 형성된다. 면역의 여정은 개인이 노출되는 다양한 환경 변화에 대응한다. 나이와 감염부터 타고난 성별, 성적 끌림, 젠더, 신체 사이즈까지 면역은 개인이 겪는 경험 전체에 의해 만들어진다. 면역은 모든 만남과 모험에 의해 길러지며, 변화하는 감정과 주위 환경의 교육을 받는다. 면역은 심지어 기대수명을 결정하기도 하는데, 나이로 인한 면역 고장은 건강과 장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2장. 장수하기 위한 생활 습관_80쪽

백신에는 위험이 있고, 이 때문에 당연히 걱정하고 망설일 수 있다. 그러나 위험은 넓게 봐야 한다. 백신은 엄격한 검사를 거친 결과물이고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의 백신은 안전을 보장할 만큼 장기적인 데이터를 갖고 있다.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2019년 홍역 환자의 숫자는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을 것이다. 방송에서는 백신이 위험하다고 선정적인 방송을 해대지만, 백신은 질환의 잠재적 위험에 비하면 이득이 더 많다. 질환을 예방하는 일 외에도 유익한 점이 있다는 뜻이다. 2장. 장수하기 위한 생활 습관 101쪽 닫기
출판사 서평
면역과 관련한 진짜 과학을 분별하다
수면에 도움이 되는 XX, 항산화를 위한 XX, 암을 예방하는 XX, 면역력을 강화하는 XX... 건강에 획기적인 도움을 준다는 각종 정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스스로 먹을 음식을 선택하고, 도움이 된다는 각종 영양제를 살펴 구입하지만 사실은 미디어에서 쏟아지는 정보들에 휩쓸려 수동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과장된 정보에는 허위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건강 정보 프로그램에서 어떤 영양소나 음식을 소개한 뒤 홈쇼핑에서 다시 그 제품을 파는 것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과학은 점진적이고 매우 작은 단계를 거치면서 발전하는 것이다. 작은 단계를 건너뛰어 버린 과장된 슈퍼 푸드의 홍수는 과학의 본질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제나 마치오키 박사는 과학의 눈으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해내는 시각을 갖추고,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고자 이 책을 집필하였다. 저자가 해명하는 면역에 대한 정보는, 100퍼센트 과학적 기반 위에 이루어진다. 이제 우리가 주체적으로 주도하는 면역의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가장 기초적인 면역의 과학을 이해하여 면역체계가 돌아가는 방식을 먼저 익히고, 면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생활 방식과 습관들에 대해 알아본다. ‘면역 증강’이라는 공포 마케팅과 허위 광고에 속지 않고, 우리 삶을 주도하려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면역의 과학을 아는 일이다.

면역학자가 밝히는 백신의 진실, 논란을 해명하다
최근까지도 백신접종은 많은 논란이 있었다. 책에서는 흔히 접하는 백신접종에 대한 각종 질문과 진실을 담았다. 여러 논란이 있지만, 저자는 백신이 역사적으로 안정된 치료제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제약회사가 이득 때문에 만들 만큼 큰 수익을 내는 치료제도 아닐뿐더러, 인류가 전염병을 막은 데는 백신의 큰 역할이 있었다. 백신은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으로부터 보호할 면역반응을 유발하도록 설계되는데, 면역은 개개인마다 다르므로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기는 하지만, 이는 확률상 100만분의 1 정도로 크지 않고 단기적인 영향 정도로 보고된다.
백신접종의 중요성을 이해할 때 핵심 개념은 ‘집단면역’인데, 이때 백신은 인구 전체에 대한 병원균의 접근을 차단한다. 백신접종을 받는 사람이 많을수록 독감이 발발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접종을 받은 사람은 타인을 감염시킬 수 없게 된다. 이로써 약한 면역계를 지닌 사람들까지 치명적인 질환에서 보호받을 수 있다. 현대 과학이 감염질환에 가장 혁명적으로 대응했던 것은 이 집단면역의 힘 때문이었다. 과학은 언제나 역사적으로 차근차근 증명해온 진실이 쌓여 만들어온 것들이다. 백신에 대한 논란은 자극적인 이슈로 우리를 혼돈시키지만, 과학적 진실은 사실과 확률에 기반하며 언제나 제자리에 있다. 과학을 신뢰해야 하는 이유다.

임신과 출산, 성장기와 노화의 비밀까지, 면역과 생애 연구
면역은 우리가 타고난 유전자 이상이다. 면역은 환경에 대응하고 환경에서 배우고 환경에 적응하면서 우리가 태어난 순간부터 진화를 거듭한다. 이때 면역은 고립된 채 진화하지 않고, 우리 몸속과 주위에 살고 있는 풍부하고도 역동적인 미생물 생태계와 함께 상호작용하며 진화한다.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기들은 주로 엄마의 질과 장내에 살고 있는 미생물을 얻고, 수술을 통해 분만한 아기들은 주로 엄마의 피부와 출생 당시 환경에서 미생물을 얻는다. 세상으로 들어오는 경로 다음으로 신생아의 미생물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모유다. 임신기와, 출생 후 5년까지 우리의 면역은 이 미생물과 함께 ‘결정적 시기’를 거친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과도한 위생은 이 미생물이 살아 있을 틈을 주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알레르기와 자가면역질환의 증가 또한 이 미생물이 사라지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 책에서는 임신기, 성장기에 이 미생물을 접촉해야 하는 중요성에 대해 상세히 밝힌다.
한편, 면역계는 진화하기도 하지만 노화하기도 한다. 면역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생물학적 연령이 아니라, 건강하게 사는 수명인 ‘건강수명’이다. 우리 몸이 노화하듯, 면역도 노화한다. 면역의 노화를 최대한 막는 방법은 몸속 좀비세포를 줄이고, 산화되는 세포를 줄이는 것이다. 책에서는 임신 시기부터, 생후 5년, 아동기와 청소년기, 노화까지 생애 각 주기별로 면역이 필요한 핵심적인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인간의 각 생애에서 면역계가 진화하는 방식을 밝히고, 우리가 면역을 위해 어떻게 그 시기를 보내야 하는지, 과학적으로 ‘노화’란 무엇이며, 면역계의 노화를 막기 위해 우리가 어떤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하는지 소개하고 있다.

면역계가 마주한 새로운 위기: 정신 건강 문제와 수면 문제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가장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은 수면과 정신 건강 문제일 것이다. 현대인의 생활은 스트레스로 가득하다. 면역계는 아주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진화해온 인간의 메커니즘인데, 이 면역계가 적응해온 방식과 현대 사회의 스트레스는 완전히 다르기에 면역계는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스트레스가 생겨나면 면역계의 기능은 저하되고 우리의 면역계는 인체를 보수하는 힘을 잃게 된다.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뇌는 당장 닥친 위협에 집중하도록 강제하고 당장에 급한 스트레스 반응에 온 힘을 쏟느라, 삶을 유지하는 면역계는 둔화하게 되는 원리다. 저자는 스트레스가 면역계를 둔화시키는 메커니즘을 밝히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는 삶의 다양한 방식을 제안한다. 면역계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작동 방식을 알아야 우리는 면역의 일을 정상화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뇌와 정신, 면역계는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오랫동안 함께 진화해온 산물이라는 것은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실이다.
오래된 면역계의 역사를 거스르는 또 하나의 요소는 수면이다. 인간은 어두울 때 자고, 낮에 활동적으로 사는 쪽으로 오랫동안 진화해왔고, 면역계는 우리가 활동하는 낮에는 ‘공격할 태세만 갖추고’ 있다가 우리가 쉬는 밤에는 문제 해결과 보수에 돌입해왔다. 그렇기에 수면은 외부 환경과 싸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책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잘 자는’ 방법에 대해 제시한다. 수면이 면역에 끼치는 영향과 멜라토닌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과학적 지식을 밝힌 후 도움이 되는 수면법, 도움을 주는 보조제, 햇빛의 중요성과 카페인의 영향, 커피는 언제 마셔야 하는지 등을 과학적 팩트를 밝히고 제시한다. 특히 수면위생(sleep hygiene)이라고 하는, 잠을 위해 변화시켜야 할 중요한 생활환경을 소개한다.

세계적 면역학자가 안내하는 면역 수업
면역은 삶을 위한 과학이다. 실제로 면역이 움직이는 과정은 삶에서 마주하는 모든 환경과 직결된다. 이 책은 삶에 필요한 면역에 대한 과학만을 응축해 담았다. 저자 제나 마치오키 박사는 면역학을 연구해온 전문가이면서 운동과 영양에도 정통하다. 면역학자가 가진 과학적 지식을 삶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연구해왔다. 그는 피트니스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이며, 지중해 요리와 이태리, 스코틀랜드 요리를 전파하는 요리 전문가이기도 하다. 삶에서 마주하는 모든 면역과 관련된 이야기를 그는 과학과 삶의 언어로 전달해낸다. 실제로 면역은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과 관련이 있고, 우리 스스로가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들과 관련된다. 하지만 쏟아지는 정보와 광고는 우리가 통제력을 발휘하기도 전에, 우리 삶을 수동적으로 만든다. 책에서는 면역을 위한 운동법, 면역을 위한 영양 정보를 세심하게 다룬다. 면역과 운동의 관계뿐 아니라, 어떤 종류의 운동을 어느 정도, 얼마나 해야 하는지 밝히는 식이다. 또한 면역력을 높이는 영양소, 비타민, 식단과 조리법까지 우리가 당장 생활에서 마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가득하다. 무작정 건강 정보 프로그램에서 이 음식이, 비타민이 혹은 이러한 운동이 좋다고 들어왔다면, 그것의 진위가 무엇인지, 왜 좋은지 면역학자가 알려주는 가장 정확한 과학적 가이드를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은 면역 가이드북인 동시에 결국 건강한 삶을 위한 자기 관리 안내서다. 책을 덮을 즈음엔 모두 면역을 위한 주체적인 삶의 방식을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