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ZAN] 양생(養生), 그리고 밸런스

in #zzan6 years ago (edited)

연어입니다. 여러분도 그러신가요? 몸 컨디션이 한참 좋을 때는 왠지 느끼한 음식이 땡기곤 하죠. 치킨, 피자, 그리고 온갖 면 종류에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들 말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몸이 아파 괴로울 때는 이런 음식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왠지 얼굴이 찌푸려지고 속이 느글거리죠. 이럴 때는 신기하게 평소 생각나지도 않던 보양식들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삼계탕이라던가 왠지 먹기만 해도 기운이 솟을 것 같고 몸에 흡수되어 건강한 세포를 만들어낼 것 같은 음식들이 그러하죠.

이런 경험을 몇 차례 하다보니 내 몸이 내 인식과는 별도로 각각의 음식들에 대해 체득하고 기억하는 뭔가가 있구나 싶습니다. 요 몇일 몸이 좋지 않아 약먹고 드러누워 있을 때는 먹는 것도 만사 귀찮고, 평소 그렇게나 좋아하던 밀가루 음식들이 보기도 싫어지고 했는데요.

어제 오후부터 몸이 좀 회복되니 슬금슬금 느글느글한 음식들이 땡기기 시작하네요. 숙취가 그렇지요. 한참 숙취에 고통스러울 때는 술 생각만해도 구역질이 나고 괴로와 죽겠는데, 어느 순간 숙취가 한 방에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팍 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술따위가 겁날쏘냐 하니 말입니다.

결국 친구를 만날 일이 있어 본 김에 같이 EGG DROP인가 하는 아주 '니글거려' 보이는 토스트를 먹어봤는데요. 음..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 생각만큼 만족스럽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몸이 다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단맛과 짠맛 등이 상당히 강렬하게 섞여있는 조합 같더군요. 개인적으로 이삭토스트에 한 표!

친구도 마침 저처럼 감기에 고생을 하다 회복하던 타이밍이라 느낌이 비슷했나 봅니다. 배는 부르지만 되려 더부룩해진 속을 달래며 나오는데 바로 앞에 '육개장'을 파는 식당이 있더라구요. 둘이 그 식당을 빤히 쳐다보면서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 육개장 국물로 속 좀 달래고 싶다

의학, 철학, 생활의 지혜와 관련하여 동양의 '양생[養生]'이란 개념은 곱씹어 볼수록 참으로 기막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양생은 곧 밸런스가 아닐까 합니다. 예로 부터 서양 의학에서는 감기를 감기 바이러스의 침투와 몸 안의 저항체와의 전투로 바라본 반면에, 동양 의학에서는 몸 안팍의 밸런스가 깨진 것으로 인식했었지요. 비단 감기와 같은 병이나 신체적, 외형적 부분 뿐만이 아니라 우리 마음과 질서에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우리 선조들이기도 합니다.

최근 몸이 아프기 전에 마음이 힘들었고, 그 힘든 이유도 어찌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은 밸런스 유지 실패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 했는데, 계절이 바뀌며 낮의 길이도 변하고 내 몸과 접하는 기후도 바뀌는 시점이니 그런 조화점을 찾는 것이 많이 힘들었구나 싶습니다.

신체의 밸런스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신체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 마음도 그리 따라가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저는 마음의 밸런스가 깨졌다고 생각했을 때 의도적으로 몸의 밸런스부터 잡아가려고 하는데.. 요즘은 그것도 쉽지 않더라구요.

요즘이 환절기라 그런지 컨디션 난조 같은 비슷한 문제로 힘들어하는 이웃분들이 계신것 같습니다. 뭐, 별거 있나요? 고민을 좀 줄이고 잠을 늘리며 신체 컨디션부터 끌어올려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이럴 땐 좋은 음식을 의식적으로 찾아 먹는 것도 효과적이죠.

9월이야말로 일년중 가장 화창한 날씨를 자랑하는 기간인데, 이 기간에 정작 몸이 지치고 마음이 가라앉는 상황이면 너무나 아쉽죠. 그런 의미에서 양생(養生)과 밸런스의 의미를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