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추정의 원칙 (+@)

in #kr7 years ago (edited)

오늘 아이돌 'B1A4'의 멤버인 산들이 미투운동의 가해자로 지목됐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이에 소속사는 허위사실에 강경대응하겠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정황들을 보니 직접 피해자가 산들을 지목한 것이 아니라, 몇 가지 단서를 가지고 추측하는 과정에서 산들의 이름이 거론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확실히 요즘 미투운동이 사회적 이슈인데요.
몇몇 사람들이 예전에도 무고한 사람들이 생길 수 있다는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했었죠.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도 아니고 1인칭, 그것도 실제로 보는 것도 아니라 기사나 방송을 통해서 접하는 우리들은 사건의 전말을 온전히 알 수 없습니다. 최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대표팀 '왕따 논란'에 대한 여론이 확연히 달라졌죠. 시간에 따라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지는 정보량에 따라 얼마나 우리의 평가가 달라지고 뒤집힐 수 있는 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주어진 정보에 입각해서 판단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A가 잘못했다!' 라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입장에서 A를 비판하고 '알고보니 B가 잘못했다!'라고 정정되면 B를 비판하는게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보통 비판의 수위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 한 번 루머에 잘못 휘말리면 후에 무고함이 밝혀져도 이미지 회복이 어려운 점. 이미 피해자가 크나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은 후일 수 있다는 점이 문제겠지요. 과거에 걸그룹 '러블리즈'에서 한 멤버는 루머 때문에 평생에 한 번 밖에 없을 데뷔 쇼케이스에 결국 서지 못했습니다. '타진요' 사건도 쓰면서 떠오르네요.

우리가 알 수 있는 정보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제가 위에서 인용했던 사건들의 전말이나 결말도 언제 변할 지 모르는 겁니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누군가를 비난하는 행위에
더욱 조심해야만 하겠습니다.

@cyanosis님의 #MeToo 미투 운동의 진정한 목적의 글에서 나오는 것 처럼,
특정 누구누구를 색출하는 데에만 너무 이번 미투운동의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미투운동이 단순히 가해자에 대한 비난 혹은 진영 간의 갈등으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하나의 장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곳곳에서 더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구나,
많은 여성들이 'me too!'의 'me'에 해당하는 일을 겪었구나,
혹은 비단 이런 일이 마냥 개개인의 문제만은 아니구나
라고 느끼게 되는 큰 포인트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범죄의 자정 활동으로 꼭 이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