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약사에게 , 진료는 의사에게 , 그럼 컴퓨터 수리는 네이버 지식인에게?
태풍의 진행 속도와 방향이 정말 예측불가네요.
아직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큰 피해가 없는데 오늘 밤부터 내일까지 긴 시간 동안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요즘 매장 홍보에 도움에 될까 싶어서 네이버 지식인에 답변을 올리고 있습니다.
주로 제 업무와 관련된 컴퓨터 분야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는데 , 지식인에 올라오는 질문들을 보면 과연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라는 회의감만 드네요.
약은 약사에게 , 진료는 의사에게 , 그런데 왜 컴퓨터 수리는 네이버 지식인에게?
대부분 지식인에 올라오는 질문들은 컴퓨터 견적을 짜 달라는 내용이거나 컴퓨터 고장 증세에 대한 문의 입니다.
질문을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답답한 마음에 올리시는 걸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나 왜 컴퓨터 수리를 본인이 꼭 하려고 하는지 의문입니다.
애초에 본인이 직접 수리할 정도의 스킬이 있다면 굳이 이런 지식인에 물어볼 필요는 없겠죠.
시피유 소켓이 뭔지도 모르면서 부품 접촉 테스트 해보라는 글 내용 따라서 열어 놓고 왜 핀이 다 누워 있냐고 묻는데 참 여러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 네이버 지식인이나 검색으로 본 내용으로 어떻게든 자신이 직접 해결하려고 합니다.
물론 이런 현상이 컴퓨터 업계에 뿌리 깊은 소비자 기만 행위로 인한 결과라는 것은 잘 압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부조리함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이 이런 행태들입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메모리 접촉 불량의 경우 대부분 지우개를 단자 부분을 닦아도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글 내용만 봐서는 과연 소비자가 메모리를 제대로 장착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저 역시 지방에서 주문하신 고객 분이 메모리 접촉 불량으로 지우개로 다시 닦고 장착했지만 여전히 증상이 동일해 A/S를 처리해 드린 일이 있습니다.
컴퓨터를 택배로 받고 박스에서 꺼내는데 메모리가 안에서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고객분께선 정확하게 장착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끝까지 다 안 끼워진 상태에서 운송되다가 슬롯에서 빠진 겁니다.
다행히 파손은 없어서 제대로 장착했고 이상없이 다시 보내 드렸습니다.
위 사례의 경우 제가 양심적인 사람이라 그냥 무사히 끝났지만 소위 업자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면 대부분 보드 불량이라고 교체를 했겠죠. 더 심하면 시피유나 파워도 갈았을 거구요.
양심적인 수리업자에게는 적은 비용으로 끝날 메모리 접촉 불량이 스스로의 얕은 지식 탓에 오히려 큰 손해가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전한 소비자 기만 행위 , 그 해법은?
제가 답변을 달아드린 사연입니다.
"컴터수리를 맡겼는데 뭔가 이상해서요..
롤 게임을 할 때 컴퓨터가 멈추고 블루스크린도 뜨는 증상때문에 기사를 불렀는데 컴퓨터를 살펴보더니 랜섬웨어 걸린적이 있다그러고 로우포맷을 하고 데스크탑 안을 살펴봐야된다고 했습니다. 근데 전에 수리를 했던 분이 되게 꽉 막아놓은 것 같다고 수리점에 가져가서 열어봐야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가져가서살펴보니 그래픽카드는 수리해야하고 cpu는 교체해야한다더군요. 비용은 31만원이나 나오더라구요? 근데 받아보니까 증상이 하나도 안 나아있고 오히려 더 심각하더군요. 아예 부팅도 안 되고... 그래서 또 불렀더니 또 본체를 가져갔습니다.
그러고 오늘 준댔는데 연락을 안 받는거에요... 그래서 기사번호 말고 회사에 전화해서 항의를 하니까 잠시후 기사가 연락을 하더군요. 수리가 늦어져서 내일 오전에 주겠다고... 근데 아무리봐도 사기 같아요... 어떻게 해야하죠...? 입금은 아직안했습니다.... 도와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사실 저 기사의 작업 내용을 제가 확인한 것은 아니니 어떤 비난을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진행 과정을 봤을 때 수리 비용이 과다하다는 느낌은 있으며 특히 한 번에 처리가 되지 않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욱 불신이 생기는 경우죠.
일단 출장비만 지급하고 컴퓨터는 처음 상태로 돌려 받기로 하셨다는데 무사히 해결 되시기를 바랍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여러 부품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컴퓨터는 동일한 증상이라도 그 원인은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모든 부품을 1:1로 교환해가며 테스트를 하는 방법외엔 없습니다.
작업자의 숙련도는 단지 이 시간을 줄여줄 뿐이죠.
실제로 전에 한 고객분의 i7 시피유를 불량으로 교체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증상은 그래픽 드라이버 설치 불가 였는데 원인은 엉뚱하게도 시피유 불량이었습니다.
비록 이 일만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테스트부터 용산에서 교체 받아서 고객 분께 다시 보내 드리기까지 하루 반나절이 걸렸습니다.
작업 비용만 받은 건으로 시간당 수익으로 보면 할 짓이 아니죠.
실상이 이렇다 보니 양심적인 방법으론 도저히 버틸 수가 없습니다.
정당한 노동의 댓가와 신뢰가 있는 관계는 불가능한 것일까?
네이버 지식인을 보면 이런 글들이 보입니다.
무엇인가 질문을 하면서 업자들의 돈 드는 답글은 사양한다고요.
애초에 누군가의 지식과 노동의 댓가를 그냥 공짜로 얻겠다는 생각입니다.
컴퓨터 견적을 짜 달라고 해서 그걸로 온라인 최저가 업체에서 맞춥니다.
누군가 고객과 상담을 하고 그 노동의 댓가를 받는 것을 훔쳐 가는 것이죠.
시피유 서멀 구리스 한 번 발라주고 몇 천원에서 만 원 받는 것도 비난을 받습니다.
반대로 그런 분들이라면 가게 영업 하시면서 그 정도는 무상으로 해주실 수 있는지 묻고 싶네요.
물론 그 행위 자체는 아주 간단하고 쉬운 난이도입니다.
가게 홍보 차원에서 무료로 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한 일이고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거라도 돈을 벌어야 유지가 됩니다. 갈수록 오프라인 판매는 줄어 가는데 이런 유지 보수에서 마진이 남지 않으면 매장을 유지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반대로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선심 쯤은 얼마든지 쓸 수 있죠.
그렇게 고객을 유치해서 제대로 바가지를 씌우는게 더 이득이니까요.
콜라나 삼각김밥 살 돈도 낼 생각 없으면서 남의 노하우나 서비스를 바라는 건 문제가 있죠.
요새 데스크탑이 안돌아가서 수리 맡길까 했지만 그냥 하루하루 미루고 있었는데, 스팀잇 이웃님이 이쪽 근무하시면 맡겨볼까 합니다. 수리(정비?) 하시면 어디로/어떻게 연락드려야 할까요?
강변 테크노마트에 있습니다.
8층 C구역 10호입니다.
막상 데스크탑을 움직여보니 이거 생각보다 무거워서 카트를 하나 사야겠군요.
영업시간이 어떻게 되시나요? 직장인인지라 평일은 늦은 시간이 아니면 힘들것같고... 주말에 영업하시면 다음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 아침에 가겠습니다.
11시부터 8시까지 영업하며 둘째 네째 화요일은 휴무입니다.
20만 원 컴퓨터와 전설적인
노답공대형씨가 생각나네요. 그리고 날로 먹을려고 하면 대머리 되거나 설사하겠지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