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어뷰징 논란이 된 한 계정이 있습니다. 그 계정과 이야기를 해보니 과연 어뷰징이 왜 끊이지 않는지 이해가 가네요.

시스템이 허용하는데 왜 니들이 완장질이냐는 겁니다.

솔직히 제가 스팀잇 KR 커뮤니티에서 완장질 할 정도의 레벨도 아닌데 완장질하라고 하시니 까짓거 한 번 해보죠.

 

이 형(@tlstmdfkd)이 어뷰징인지 판단해 보아요 

솔직히 해당 계정에 대한 포스팅이 올라오기 전부터 저는 해당 계정이 문제 있다고 생각하던 중이었습니다.

처음 저 계정이 글을 올릴 때 저도 저 계정을 팔로우 하고 보팅도 열심히 해 줬거든요.

그러다 계속 남의 글만 퍼오길래 그냥 신경을 안 썼습니다. 어차피 공감이 적으니 보상도 적어서 문제가 될 게 없다고요. 보팅봇도 열심히 굴리지만 저걸로 돈이 될까 싶은 수준이었고요. 하지만 제 생각이 틀렸네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 기준으로 저 계정이 올린 포스팅의 갯수는 829개입니다. (이건 현재 툴이 이상하게 체크하는 건지 포스팅수가 갑자기 뻥튀기 되었습니다.)

보통 하루에 대 여섯개 이상은 글을 올립니다.

이 왕성한 글쓰기의 원동력은 인터넷에 떠도는 온갖 이슈들을 퍼 오는거죠. 본인은 이걸 이슈 블로깅이라고 생각하는데 도대체 남의 글을 퍼오는게 무슨 글쓰기인지 이해가 안 갑니다만 본인은 퍼온 글을 아주 '정성들여' 이쁘게 그림 파일로 만드는 수고를 한다고 합니다.

게시물 당 평균 수익은 0.38 입니다. 총 수익은 316달러이고 명성도는 저와 같은 53입니다.

어이가 없네요. 남들은 없는 시간을 내어서 남들에게 자신의 생각이 담긴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저 인터넷 짤방만 퍼와서 제가 100일 넘게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명성도와 그 보다 많은 수익을 얻는다?

단지 저 계정이 저보다 빨리 렙업해서 그런게 아닙니다. 정성들인 글을 많이 올린다면 문제는 없죠. 

몇 시간을 생각하고 자료를 모으고 글을 써봐야 겨우 평균 3달러의 수익을 얻는데 하루에 펌질 몇 번만 하고 그 보다 더한 보상을 받아가는게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의문입니다.

그나마 요즘은 지적받아서 그런지 자기 생각도 좀 적었네요.

옛날 게시물들 보시면 그냥 퍼온 글이 있는 그림 한장 , 자기 의견 한줄이 고작입니다.

최적의 스팀 채굴 방법

그냥 인터넷에서 핫한 이슈에 대해 퍼오면 됩니다. 귀찮게 글 쓸 필요 없이 그냥 퍼와서 올리고 열심히 셀봇하고 보팅봇 돌리면 됩니다. 이걸 반복투자를 통한 수익 사이클이라고 생각하니 참 살기 쉽네요.

남들한테 인정 못 받아도 숫자로 밀어 붙이면 됩니다. 어차피 효율은 이쪽이 더 좋죠.

해당 계정의 31일간 보팅 통계입니다.

이건 14일간 통계이고요.

참고로 제가 셀봇 지적하기 전에는 14일간 보팅 수가 20회에 불과했고 그중 85%가 셀봇이었습니다.

아마 저한테 지적받고 좀 열심히 보팅했나 본데 85%가 73%로 낮아진다고 문제가 해결될 거라 보는지 궁금하네요.

14일간 20번 , 그중 15%면 타인에게 보팅한게 하루에 한 번도 안 됩니다. 남과 전혀 소통은 안하고 내 글만 올려서 채굴 수익 벌어가는 거죠.

제가 이걸 지적하니 자기는 오히려 보상을 전부 충전하니 스팀잇에 기여한다고 하네요.

늘 나오는 어뷰저들의 논리죠. 나는 스파충전으로 플랫폼을 살 찌우는데 니가 왜 지적질이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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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미약한 보상이지만 언젠가는 의미있는 수준이 되겠죠? 그 때까지 잘 살아 남으시길.

작업장을 유저 PK로 해결하라는 스팀잇

스팀잇은 우리에게 유저간의 건전한 지성과 양심 , 자발적인 견제로 올바른 플랫폼을 만들라고 합니다.

솔직히 지금은 이게 뭔 개소린가 싶네요.

초창기 온라인 게임들은 작업장에 대한 규제가 없어서 유저들이 직접 PK를 하고 다녔습니다. 사실 알고도 방치하는 거죠. 작업장들이 들어와서 골드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니 게임회사 입장에서는 이걸 이용해서 돈 벌이가 가능합니다. 

작업장을  PK하려면 유저는 손해를 봐야 합니다. 그 시간 동안 사냥을 못 하니 레벨업 효율이 떨어지고 물약같은 소모품도 더 써야죠. 작업장을 죽여서 내가 살인자가 되면 다른 유저에게 공격을 받는 패널티도 감수해야 합니다. 

초창기에는 유저들간에 의식이 형성되어서 작업장에 대항했지만 결국 이런 자정 작용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내가 왜 게임을 건전하게 만드는데 내 노력을 들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게 되는거죠.

현재 스팀잇의 상황도 마찬가지 입니다. 모든 걸 유저들에게 떠 넘기고 있죠. 

반면 어뷰징을 하는 쪽은 시스템에서 허용하니 아무 문제도 없다는 논리로 맞써는 거구요.

논리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라면 결국 남은 수단은 무력인 다운보팅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다운보팅을 하려면 명성도와 스파라는 두 가지가 필요하죠. 결국 다운보팅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거두려면 열심히 스파충전을 해야 합니다.  어뷰징 유저를 찾고 , 그 행위를 판단하고 조치를 하는 모든 과정에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거죠.

솔직히 이제는 스팀잇이 그걸 이용해서 우리가 스파를 못 빼내게 이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논란이 될 만한 일은 자기들 손에 피 묻히기 싫으니 니들끼리 알아서 치고 박고 싸우던가 하라고요.

설계 초기의 이상적인 환경이 불가능하다면 개발진은 거기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을 내 놓아야 합니다.

지금처럼 어뷰징을 가만히 놔두고 유저들의 활동으로만 견제를 하라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이야 스팀 시세가 바닥이니 어느 정도 글과 유저의 모니터링이 가능하죠. 이러다 또 시세가 오르면 더 많은 유저가 들어오고 그들은 기존 유저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어뷰징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겁니다. 

결국 어뷰징이 만연해서 플랫폼이 황폐화 되면 손해는 전체 유저가 똑같이 부담해야 하는 거죠.

 

# 가즈아에 마지막 남기는글

덧. 내가 게임업계 경력이 8년인데 내 게임업계 끈이 너보다 짧은지 긴지는 모르지만 한 마디 덧붙이면 지금 너가 말하는 그게 바로 어뷰징이야. 참고로 8년 동안 QA 일만 했는데 그게 바로 게임 테스트하고 분석하고 시장 분석하고 유저 분석하는 일이야. 

어뷰징의 사전적 의미 같은 거 인터넷에서 검색하지 말고 , 실제 업계에서는 일단 게임 내 생태계에 해가 되면 다 어뷰징이야.

자 , A 시스템이 있고 B 시스템이 있어. 이걸 다 테스트하고 문제가 없다고 검수해서 업데이트 하지만 유저들은 기가 막히게 이걸 다른 시스템이랑 엮어서 뭔가 꼼수를 찾아내지.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유저들이 그 많은 데이터를 투입해서 실험하고 찾아내는 걸 모두 걸러낼 수는 없어. 우리도 집에 퇴근은 하고 살아야지?

지금 이 거지같은 수준의 게임도 일주일에 한 번 집에 갈까 말까 하고 만들어 내는거야. 그래서 서비스가 되고 누군가 잔머리를 굴려 그걸 찾아내면 고치는 거고.

이건 버그도 아니고 그냥 여러 시스템들이 중첩되면서 전혀 별개의 효과가 나오는거야.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시스템에서 OK 한거니 버그도 아니고 어뷰징도 아니지? 

틀렸어 , 이런 것도 다 버그고 어뷰징이야. 얼마나 고치고 유저를 얼마나 규제할지는 회사 마음이지만.

스팀잇에서 이런 걸 그냥 놔두는 이유는 지들이 총대메고 나서서 고치면 너같은 애들이 반발하니까 그런 거야.

너도 스파 충전하니 개발진 입장에서는 고객이지.

보통 게임 회사들이 작업장 계정 거를 때 유료 아이템 결제 여부도 포함해서 검색해. 그러니까 요즘은 작업장 계정이 알아서 현질도 하고 다닌다. 자 , 결제한 고객이니 작업장도 봐줘야지?

스팀잇이 자기들 손 더럽히기 싫다니까 유저들이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