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와 믿음의 리더십 : 페리클레스 (9)

in #kr6 years ago
☐ 이기는 리더, 승리하는 리더십
- 인내와 믿음의 리더십 : 페리클레스 (9)


페리클레스는 내연녀였던 아스파시아와
대낮에 화끈한 길거리 키스를 나누곤 했다.

페리클레스가 사모스를 혼내주기로 결심한 데에는 아스파시아라는 여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뒷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아스파시아는 밀레토스 출신의 화류계 여성이었다. 그녀는 떳떳치 못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었으나 탁월한 정무감각을 갖고 있는 까닭에 페리클레스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였다. 두 사람의 관계는 남녀 간의 육체적 애정관계 또한 포함하였다.

아스파시아는 발이 넓었다. 심지어 철학자 소크라테스조차 제자들을 데리고 그녀를 보러 왔다. 그녀는 미모뿐만 아니라 뛰어난 변론술로도 유명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양을 사고팔던 뤼시클레스 같은 사람은 아스파시아와 살림을 차린 덕분에 학식과 덕성이 모두 높은 지식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뤼시클레스 이전에 아스파시아와 함께 살았던 동거남은 다름 아닌 페리클레스였다. 그는 출근길과 퇴근길마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아스파시아와 길거리에서 진한 입맞춤을 나눴을 만큼 그녀에게 푹 빠졌다.

페리클레스가 아내와 이혼한 것도 실은 아스파시아와 같이 지내기 위해서였다. 그는 아내를 다른 남자에게 주고서 자신은 아스파시아한테로 달려갔다. 페리클레스는 그에게 시집오기 전에는 아이 딸린 돌싱녀였던 아내와의 사이에 크산팊포스와 파랄로스 두 아들을 낳았다. 페리클레스의 의붓아들인 칼리아스는 나중에 아테네에서 내로라하는 큰 부자가 됐다.

페리클레스가 여인네의 치맛바람에 휘둘려 백년지계의 중요한 국가대사인 전쟁에 나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는 실제적인 국익의 관점에서 싸우기로 결심했다. 아테네와는 정치체제를 달리하는 사모스에 민주정을 세우는 것이 핵심적 목표였다. 사모스와 밀레토스는 프리에네의 소유권을 두고 다퉈왔는데, 사모스가 승세를 타자 아테네가 밀레토스에 유리한 방향으로 개입했던 것이다.

사모스 섬에 상륙한 아테네 군대는 과두정을 해체시킨 다음 사모스 정관계의 주요 인사 50명과, 같은 숫자만큼의 그들의 자녀들을 볼모로 붙잡아 렘노스 섬으로 보냈다. 인질로 붙잡혀갈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사모스에 과두장이 계속 존속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페리클레스에게 몰래 몸값을 바치면서 포로들을 풀어줄 것을 호소했다. 페르시아의 태수로 소아시아의 관리를 책임진 핏수트네스는 금화 1만 개를 은밀히 보내며 석방을 요청했다. 페리클레스의 입장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는 뇌물공세를 모두 물리치고서 인질들을 전부 렘노스로 압송하고는 사모스에 아테네식의 민주적 정치체세를 수립했다.

아테네군이 철수하자 사모스인들은 즉각 반란을 일으켰다. 페르시아가 사모스 사람들의 봉기를 도왔다. 사모스는 아테네에게 무릎을 꿇을 마음이 추호도 없었던 데다가 바다에서의 전투에 나름 자신이 있었다.

페리클레스는 트리기아 섬 근처에서 벌어진 해전에서 사모스 함대를 격파함으로써 반란을 잠재웠다. 사모스는 군선의 숫자에서 70척 대 44척으로 우위에 있었음에도 노련한 아테네 함대를 당해낼 수가 없었다. 아테네 배들 가운데는 일반 전투함에 비해 기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수송선이 20척이나 끼여 있었으므로 페리클레스는 세 배나 되는 적을 너끈히 제압한 셈이었다.

적의 해군력을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한 페리클레스는 사모스 섬에 의기양양하게 상륙했다. 바다에서의 교전에 이어 이번에는 육지에서 싸움이 벌어졌고, 아테네의 후속 부대가 사모스에 속속 도착했다. 성벽을 사이에 두고 전투가 한창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을 무렵 페니키아가 사모스를 지원하러 온다는 미확인 첩보가 페리클레스에게 당도하였다. 그는 함대의 주력인 60척의 삼단노선을 이끌고 페니키아 함대를 요격하러 바다로 나갔다.

이는 페리클레스의 명백한 실수였다. 아테네의 군세가 약해진 틈을 사모스는 놓치지 않았다. 사모스의 장군으로서 평상시에는 철학자로로 활동하던 멜릿소스는 성 밖으로 군대를 인솔해 과감히 반격에 나섰다. 그는 수많은 아테네 보병들을 섬멸하고, 다수의 적함을 노획했다. 근해의 제해권은 사모스인들의 수중에 다시 돌아갔으며, 섬 안 여기저기에 쌓아둔 아테네군의 군수품들은 사모스 병사들의 차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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