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수단'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in #coinkorea7 years ago

화폐는 기본적으로 '거래'의 수단이다.

물론, '가치저장'의 기능도 수행한다. 그렇지만 이는 우리같은 '서민'에게는 좀 더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화폐의 주 기능은 '거래'이고, '가치저장'보다 '거래'로서 많이 쓰일때가 사회경제에 유리하다.

지금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대부분의 지역에서 소비되는 화폐는 계속해서 있는 곳, 있는 사람의 주머니로 .. 중앙으로 중앙으로 빨아들여지고 있다.

당장 시중엔 돈이 없다고 아우성이며, 가계의 가처분 소득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개인의 행복뿐 아니라 사회경제 시스템까지 위협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 많은 돈들, 일본과 미국에서 제로금리를 넘어 양적완화로 무자비하게 뿌린 돈들은 절대로 서민의 지갑으로 향하지 않았다.

오로지 부동산으로, 주식으로, 채권으로 등등 실물경제와 아무 연관 없는 곳으로 흘러갔을 뿐이다.


다시, 생각해본다. 조금 더 관점을 틀어서 생각해본다.

우리는 현재, '가치저장'의 수단으로서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당장 '쓸돈'이 없다. 즉, '거래수단'으로서의 돈이 부족한 것이다.

이렇듯 지역의 화폐를, 서민의 화폐를 중앙과 자본이 쪽 빨아먹어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현상은 아주 오랫동안 문제시되어왔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을 '지역화폐'를 통해 타개해온 사례가 꽤 있다.

이탈리아 볼로냐가 그런 걸로 유명하고, 중국에서도 그런 사례가 있었던 걸로 들은 적이 있다.

아무 의미가 없어도, 사회구성원이 어떠한 것을 매개로 서로 물건을 교환하자고 합의하면 그게 비로소 지역 화폐가 되는 거다.

그게 만약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것이라면, 불필요하게 외부인으로 인해 화폐가치가 펌핑 덤핑으로 왜곡되는 효과를 최소화할 수도 있다.


우리는 당장의 돈이 없다.

그 말은 즉, 당장 나가서 주변사람과 물물교환할 매개체가 없다는 것이다.

옆집 사람은 옆옆집 사람과 물건을 거래하고 싶다.

나도 옆옆옆집 사람과 뭔가를 거래하고 싶다.

하지만 거래의 수단으로 지정되어 있는 fiat머니가 없어서 그게 안된다.

이게 무슨 바보같은 상황인가?

지역에서, 행정권에서, 정치적으로 화폐를 창조하여 서로서로 물물교환 하는데 쓰세요.

하면, 경제는 살아난다. 경제는 '화폐유통속도'에 크게 영향받기 때문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한곳에 고여있으면 경제가 죽는거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서로서로 돈을 쓰면 서로서로의 가처분 소득이 계속해서 올라가는 거다.

내가 만약 제주에 산다고 치자. 당장 원화가 없어도, 제주코인이 발행되어 지역에서 사용되기로 합의되었다 치자.

그럼 난 나가서 알바하고 제주코인을 받는다. 원화로 받지않아도 문제될 건 없다. 왜냐하면 난 이 제주코인으로 바로 앞 식당에 가서 밥을 시켜먹을 수 있거든.

그리고 그 식당은 제주코인을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 왜냐면 그 사람은 제주코인으로 알바도 구할 수 있고, 월세도 내고 공과금도 내고 할 수 있거든.

그런식으로 굳이 fiat머니가 아니어도, 사회적으로 서로간에 그게 통용되는 거래의 매개체라고 인식되면 된다.

이것은 화폐 창조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전쟁 중이나 감옥에선 담배가 화폐가 된다.


사람들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의 환상에 빠져있는 것이 안타깝다.

보수적인 사고를 조금만 접어두고 상황을 봤으면 좋겠다.

각 국가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가 세계를 지배한 것은 인류 역사로 봤을때 지극히도 짧다. 이것이 진리가 절대로 아니란 소리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시대의 환경에 갇혀 조금만 이상해보여도 적응하기 두려워한다.

지금의 시대는 숱하게 금융위기를 불러오고 많은 사람을 나락으로 빠뜨렸으면서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호의호식하며 살아온 자들에 대한 분노의 시기이다.

비트코인을 위시한 암호화폐의 탄생은 그에서 비롯되었고, 월스트리트의 탐욕과 땜질식으로 나만 아니면 된다며 문제를 후대에 떠넘겼던 미연방준비제도에 대한 대항으로 나타난 것이다.

주변을 돌아봐도, 암호화폐로 대박난 사람은 기존의 자본가들이 아니다.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지만 좀더 얼리어답터여서 수익을 챙긴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조롱, 멸시가 사방에 가득하다.

왜 같은 서민들에게 분노하는가? 왜 기존에 세계구급으로 많은 삶을 나락에 빠뜨렸던 탐욕가들에겐 조용히 하고 있는 것인가?

화폐의 수가 많지 않을때, 화폐를 빨아먹어 실물로 바꾸는 사람은 승승장구하고 ..

당장의 화폐가 없어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은 끝없이 나락으로 빠진다.

화폐의 창조권리가 중앙은행에만 있어야 한다는 것은 독선이고 오만이고 독재이다. 그런 사고 방식도 굉장히 위험한 사고방식이다.

화폐는 사실 누구나 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리다. 그것은 인간 본연의 자유와 일맥상통한다.

당장의 돈이 없어서 쪼들리는 사람들한테 법정화폐만 쓰라고 강요할 순 없는 노릇이다.

주변에 서로서로의 노동력과 물건이 필요한 10명이 모여 어떤 화폐를 매개로 우리 서로 필요한 것을 교환하자고 하면, 그것은 조그맣지만 활발한 경제시스템 하나가 창출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멋진 일은 새롭게 창조된 화폐가 도우는 것이다.

화폐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존의 질서는 기득권에게만 너무하게도 유리하다.

암호화폐를 위시하는 새질서는 결단코 서민에게 유리하다. 잘 생각해야 하는 시기이다.

암호화폐의 시장은 결코 크지 않다. 서민, 개미들의 조그마한 돈 조금조금으로 생성된 작은 구멍가게일뿐이다.

아, 어떤 사람은 중국의 마이너들을 이야기하며 거대자본을 들먹일 수도 있겠다. 그건 맞는 말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성도 계속해서 있어 왔겠다. 그리고 지금 비트코인의 지배력은 약화되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이 자신의 위상을 잃는 날이 올 수도 있을까? 지금 당장은 상상이 되지 않지만, 불가능한 미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축통화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10년 전에, 스티밋과 아이폰이라는 게 세상에 등장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세계 인구의 0.1%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미친놈취급을 받았겠지.

언제나, 주변에서 말도 안된다고 여기는 상상을 하며 미래를 그려나가는 사람들이 첨단을 달리고, 세상을 바꿔왔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다만 그런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응원하고, 떡고물 얹어 먹을 위치에 있는 것이고 그에 만족한다.

예전의 ico가 아니라 ipo는 아무리 참신한 프로젝트라도 평범한 이들의 크라우드 펀딩이 진입할 기회가 낮았다.

지금 ico와 암호화폐 시장이 바람직한 면만 가득한 건 아니지만, 문제점을 해결해나가며 성장할 여지는 아직도 충분히 남아있다. 이미 눈에 보이는, 다가오고 있는 미래다.

비트코인이 짱짱이란 말이 아니다.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거란 말이 아니다. 버블이 아니란 소리가 아니다.

다만 이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시장'은 아마 커지면 더 커졌지 가라앉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요즈음의 하루하루는 참 재미있는 미래가 도래되어가고 있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