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의 사진 그리고 녹나무의 파수꾼

in #omit4 years ago

놀며배우며
20200820


한장의 사진

녹나무를 흉내내다

&

히가시노 게이코의 소설
녹나무의 파수꾼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느낌을 표현해 보고 싶어서
겨울 느티나무 사진을 포토샵해 본다.

진짜 녹나무를 본 적은 없다.
수 백년을 살아온 녹나무의 정령이
나의 사진같은 느낌은 아니다.
어둡고 칙칙한 내용일거라는 느낌과 다르게
오히려
따스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오늘의 미션은 필사.
☆☆☆

PSX_20200819_090945.jpg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장래에 대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게 없습니다. "마사카즈의 한쪽 뺨이 움찔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레이토는 뒤를 이었다. "기계를 좀 다룰 줄 아는 것 빼고는 배운 것도 없고 특기도 없고,싸움에 나설 무기는 하나도 가진 게 없습니다. 하지만 그건 지금까지도 항상 그랬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철이 들었을때는 아버지가 안 계셨고 어머니도 일찍 세상을 떠나셨습니다.아무것도 없는 가운데서 살아왔어요.내 몸은 내가 지켜야 했습니다.오늘까지 그랬으니까 분명 내일부터도 그럴 겁니다.하지만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잃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두렵지도 않습니다. 한 순간 한 순간을 소중하게,앞에서 돌이 날아오면 잽싸게 피하고 강이 있으면 뛰어넘고,뛰어넘지 못할 때는 뛰어들어 헤엄치고,경우에 따라서는 흐름에 몸을 맡길 겁니다.그런 식으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죽을 때 뭔가 하나라도 내 것이 있으면 되니까요.그게 돈이 아니어도 좋고,집이나 땅 같은 대단한 재산이 아니어도 좋습니다.넝마 같은 옷 한 벌이라도,고장난 시계 하나라도 상관없습니다. 왜냐하면 태어났을 때 제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죽을 때 뭔가 하나라도 지니고 있다면 제가 이긴 겁니다."
레이토는 평소에 생각했던 것을 단숨에 말하고 후우 숨을 내쉰 뒤에 어떻습니까, 라고 물었다.

BREAK!

"뭐랄까,생각했던 대로,선량하기만 한 사람은 아니었어."
"그렇구나........"
"근데 전혀 뜻밖인 건 아냐.요즘세상,좋은 일만 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만만하지 않잖아.가족들 먹여 살리고 직원들 월급 제때 챙겨주려면 남의 약점을 파고들고,남을 밀쳐내지 않으면 안 될 때도 있어.깨끗하게 올바르게 아름답게, 라는 거 환상이지.우선 나부터도 그래.지금 누군가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거? 절대 안 돼.시기하고 삐딱하고,그런 못난 생각들이 가득하니까.그래서 내가 생각해보니까 예념을 하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에 대해 진짜 자신이 있는 사람이야.엉터리로 살아온 사람에게는 예념을 할 용기 따위,없어."
"그러면 예념을 한 것만으로도 유미 아버지는 존경해드릴만하네."


사생아로 태어나
가진거 없이 그릇되게 살 뻔 한 청년에게
다가온 행운(?)이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


놀며배우며
@o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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