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일기] 스팀잇 22주차

in #kr7 years ago

1. 사람들은 진실을 알고 싶어한다.

요즘 스팀잇스티밋 아니다을 뒤흔들었던 다중계정 사건이 있었지요. 그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제가 좀 이해하기 어려운 글을 읽어서 말이죠. 아래 글입니다.

스팀잇의 절대악은 타의에 의한 떠남이고 떠밀어 내는것이다.

정 궁금하신 분만 읽어보시고 바쁜 여러분을 위해 요약하자면,

아무리 잘못한 놈이라도 그렇게 뒷조사 해서 쫓아내면 안 되고, 남 험담할 시간에 스팀헌트를 능가할 비즈니스에 힘써보게.

입니다.

몇년 전, 트라우마 심리치료에 보조자로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고로 자녀를 군에서 잃은 분이었죠. 의문사라고 불릴만 했습니다. 그 분들이 원했던 것은 보상이 아니었습니다. 진실 규명이었죠. 세월호 유족들이 가장 원한 것도 진실 규명이었죠.
사람들은 심한 충격을 주는 사건을 접했을 때 진실이 밝혀지길 원합니다. 한 사람이 사회적 약자를 사칭해 다중계정을 운영했다는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 왔을 때, 많은 분들이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지길 원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무런 말도 없이 파워다운을 시작하면서 조용히 물러난 건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을 옹호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누가 보아도 잘못한 행동에는 잘못 했다고 짚어주고 가르쳐 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급변해도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예의나 상식은 그렇게 크게 변하지는 않고, 이런 면에서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단연 사회의 어르신들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타의에 의해 떠난 것이 아닙니다. 본인이 선택해서 떠난 거죠.

2. 말로 하면 좋겠다.

최근에 저 때문에 스팀잇 활동을 잠시 멈췄던 분이 있습니다. 사실 이것이 확실치 않은 게 저 때문이라고 딱 짚어서 얘길 안 하셔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러 댓글과 글을 보면 제게 책임을 돌리시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분명하게 얘기를 안 했으니 저 때문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뮤트 하셨으니 더 할 말도 없는 걸로 알아야겠습니다.

사람은 말을 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누군가와 갈등 상황이 되었을 때 갑자기 태도를 바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반응을 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 모종의 죄책감을 들게 하는 식으로요. 저는 중학생 때, 제가 자살하면 절 힘들게 한 누군가가 미안해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원한이 있으면 직접 맞닥뜨려야 하는데 내 마음을 거절할까봐 두려워 말은 못 하고 그런 상상을 했었죠. 상처받기 쉬운 마음은 그 자체로도 이미 힘든데 해결을 위한 다음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하게 만들어 더 힘들게 합니다.
깨지기 쉬운 마음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리고 저 역시 누군가의 깨지기 쉬운 마음들을 접하면서 얻은 깨달음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은 간접적으로 타인의 감정을 느낀다 해도 움직이진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로 분명하게 하는 것보다 정확하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굳이 움직여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말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챙겨주는 시기는 아마도 어린이 시절에 끝나는 것 같습니다. 성인의 세상이란 그래서 다소 냉정하지요. 하지만 내가 용기를 내어 부딪힌다면 그만큼 반응해 주는 사람들이 적진 않다고 믿습니다.

제가 밉고 싫고 원망하고 싶다면 분명하게 말로 해 주면 좋겠습니다.

3. 스팀잇이 가져다 준 인생의 변화

가입 한달 후에 쓴 [스티밋일기] 스티밋 4주차를 보면, 스티밋이라고 했네. 왓더... 3스달을 바꿔 족발 먹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ghana531님이 스팀잇하면 인생이 바뀐다고 했는데 22주차에 무엇이 바뀌었나 정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족발을 뒷다리만 먹었는데 이때 앞다리로 먹으면서 전 다시는 뒷다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족발 앞다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제 인생이 변화하였습니다!

저녁시간이니 그때 먹었던 족발 사진을 투척!!!!

4. 스파 300 달성

어떻게 어떻게 해서 300 달성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용돈 벌려 들어왔는데 이제는 스팀파워를 높이며 자아실현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이건 아마 원화수급이 전보다 좋아져서겠지요. 굳이 현금화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윤리나 도덕시간에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 이론이라고 피라미드형 그림 기억 나실텐데요, 자아실현이 가장 위에 있고 바닥에는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가 있지요. 역시 먹고 살만해야 자아 실현도 하는 겁니다.

5. 파워의 활용

전 셀프보팅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뷰징 논쟁은 안 할 거니까 뒤로 가기 누른 당신 돌아오세요.
어뷰징에 대한 여러 의견들을 보면서 '투자했으니 내 마음이다'라는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현재로서 스팀잇은 자본주의적 시스템의 영향력이 제일 커 보이니까요. 하지만 제 개인적 이용 습관을 봤을 때 펀딩 등을 포함해 셀프보팅이 80~90%에 달한다면, 제 기준에선 변태적인 스팀잇 이용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거의 남의 거 안 읽고 자신에게 보팅할테니까요. 다만 전 그런 분들이 무슨 말을 들어도 떳떳하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닙니까. 당당하게 셀프보팅하고 친한 사람들에게 몰아서 보팅해 주고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의 말은 무시하거나 아니면 설득하면 됩니다. 설득할 시간이 아까우면 뮤트하고 무시해도 좋겠구요. 어차피 무엇이 어뷰징이냐는 절대 합의가 안 될 겁니다. 원래 장사하는게 그렇습니다. 어디 한군데 자리 잡으려 해도 사람들의 반대도 설득해야 하고 떡고물도 조금 줘야 하고 그래야하지요. 이윤을 얻기 위해 스팀잇에 들어온 이상 좌판 깔려면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기 때문에 파워를 활용하든 인간적인 매력을 활용하든 내 생각에 동의하게 하거나 내 편으로 만들어야겠죠. 가장 좋은 건 사람들의 볼멘 소리가 안 들리는 것일텐데... 아무 것도 없이 사람들 입을 닫게 만드는 건 역시 어렵습니다. 이래저래 스팀잇에서 가장 많이 배우는 건 사람 공부입죠.

오늘의 스팀잇 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엔 또 언제 글을 쓰려나... 찾아가서 댓글 달고 개미 손톱만큼도 안 되는 보팅할께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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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진짜 저게 말인지 방구인지..어처구니가 저처구니....

할 말은 많지만 줄이도록 할께요...

할 말은 많지만 줄이도록 할께요...

스팀잇해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나 봅니다. 앞다리 입성 축하드립니다. ㅋㅋㅋ 저는 용돈이 너무 쥐꼬리라 버는 족족 현금화 중입니다. 기본적인 욕구 충족의 어려움이 있네요.(눈물)

족발 먹은 거 외에는 현금화는 안 했습니다. 그 이후에 가격이 막 떨어져서 현금화할 맛도 안 났구요. 그냥 올해는 일이 많아져서 상황이 좋아졌네요. 우리 업계는 기본적 욕구를 무시하면서 자아실현을 해 나가야 하는 몹쓸 직종입니다. 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임상이나 상담이나 자격 따기까지의 트레이닝 과정 자체가 정상적인 인간도 다소 피학적으로 변하게끔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주말보내세요~

넵. 즐거운 주말 되세요.

헐...;;;
할 말을 잃은....

저도 뭐라 할지 고민하다가 아무 댓글도 안 쓰고 뒤로 가기 했습니다...

진실이 불편하지 않은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D
중간에 족발사진은...ㄷㄷㄷ

가장 핫한 부분이 족발사진이네요 ㅎㅎ

족발은 역시 앞다리죠! 즐기면서 재밌게 해요 ㅎㅎㅎ 다시 왕성하게 글 올려주시길 기다려봅니다

저 이제 한달 . 지갑보면 ㅎ ㅎ. 그래도 처음 해보는 블로그 . 스팀잇 끝까지 가보겠 습니다 ^^

말로 하면 좋겠다~
백 번 맞는 말씀이죠. 괜히 '말 한 마디로 천냥 빚 갚는다' 라는 말이 있을까요? ^^ 말을 하지 않아 생기는 쓸 데 없는 오해들로 힘든 분들이 귀담아 들으면 좋겠네요.

중간 족발이 모든 내용을 잊게 만들었다...

족발 앞에선 우리 모두
평화를 바라게 될 거 같네요. ㅎㅎ

저도 글을 읽어가면서
이거 아니지 싶더군요..
제가 말을 조리있게 잘 전달하지 못하는 가운데
저의 의견을 대변해준 댓글로 보팅하여 의사를 대신
전하였답니다.

님 말대로 말로 표출해야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보팅으로 답한게 캥기네요;;

님 말대로 결국 스팀잇을 통해서 사람공부하고 있네요
원하든 원치 않든..;;;

잘 보고 가요

지금 달아주신 댓글이 신도자님 마음을 잘 나타냈겠죠. 한마디 말도 없이 대신 행동으로 전하는 것만 아니라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