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말고보통] 인간불평등의 기원을 찾아서

in #kr8 years ago

worker-2633918_1920.jpg

-인간은 언제, 어디서부터 불평등해졌을까?-

강건한 육체를 가진 육체노동자는 조금 투박하기는 할지라도 혼자서 자기 집 하나 정도는 얼마든지 지을 수 있었을 것이다. 반면에 허약한 육체를 가진 정신노동자는 강건한 육체노동자가 없다면, 자신의 집을 머릿속으로 구상할 수만 있을 뿐 실제로 집을 지을 수는 없었을 게다. 대표적인 정신노동자, ‘빌게이츠’가 어느 인터뷰에서 이런 식의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육체적 능력이 중요했던 과거에 태어나지 않은 것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육체노동이 정신노동보다 더 근본적이며 더 직접적이다. 그래서 더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어떤가?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육체노동자보다 정신노동자의 처우가 좋다. 근본적으로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장 자크 루소라는 철학자는 「인간불평기원론」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조그만 땅에 울타리를 치면서 ‘이것은 나의 것이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믿기에 충분히 단순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던 최초의 인간이 바로 시민사회의 진정한 기초자였다”

루소의 말이 어려울 것 없다. 땅이 누구의 소유도 아니었던 시절에, 여기저기 깃발을 꽃아 ‘여기는 내 땅이야!’라고 자신의 소유를 처음 주장했던 머리 좋은 사람 때문에 인간의 불평등이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루소는 사유재산은 허구라고 일갈하며, 나아가 사유재산제가 세계 갈등을 조장하며 갖가지 역사적 비극의 근원이라고 말했던 게다. 그렇게 시민사회가 형성되었고, 그것을 기반으로 자본주의가 형성되었다. 이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이제 정신적으로 영악하지 못했던 육체노동자는 자신의 힘으로 직접 집을 지을 수 없게 되었다. 당연하지 않나? 집을 지으려고 해도 어디 땅이 있어야 그 위에 집을 지을 것 아닌가? 비로소 불행이 시작된다. 이제 육체노동자들은 돈을 벌어 집을 지을 땅을 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럼 돈은 어디서 벌어야 할까? 육체노동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정신노동자가 구상한 24층짜리 건물을 짓는 노가꾼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육체노동은 그렇게 부당하고 억울하게 소외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모두 다 알다시피, 상황이 이 지경이 된 이후에는 그 어떤 노가다꾼도 건축가와 1:1의 처우를 말할 수 없게 된다. 마찬가지로 어떤 직원도 사장과 1:1의 처우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된다. 애초에 정신노동자들 역시 자신이 가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몸뚱아리 이외에는 말이다. 정신노동은 고결하고 긍정적이며, 육체노동은 천하고 부정적이란 관념은 완전한 허구다. 일과 돈에 대한 건강한 태도를 갖기 위해 이 사실을 분명히 해두는 것은 중요하다.

Sort:  

노동의 모든것은 육체에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