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I Met Your Father

in #kr8 years ago (edited)

How I Met Your Mother. 나의 20대에 굉장히 인기가 많았던 미국 시트콤이다. 도대체 주인공인 Ted Mosby는 언제 쯤이면 와이프를 만나나 매 에피소드마다 낚시를 당하다가 Season 9에서 겨우 결실이 맺어졌다. Ted는 와이프를 만나기 전까지 정말 별의 별 여자들과 데이트도 하고 해프닝도 많았는데, 지금 내가 꼭 HIMYM의 스핀오프 버전인 How I Met Your Father를 찍는 듯한 느낌이다.

HIMYM이 끝난 2014년 쯤에 그러니까 내가 만 28살이 되었을 때부터 남자를 만나면 내 남자친구로 사귈 수 있는 사람인지 결혼하고 나의 아이의 아버지가 될 수 있는 사람인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함께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겠구나하고 느낌을 받은 남자는 최근 신기루처럼 사라진 닥터 정도이다.

장래 직업이 줄 수 있는 경제적인 안정감 때문이 아니라 빡세게 군대생활과 학교공부를 같이 병행한 그의 성실함과 강한 의지가 아버지로서 듬직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닥터 뿐만 아니라 다른 남자들도 나에게 결혼에 대한 생각을 밝혔지만 믿음직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같이 가정을 꾸리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제일 믿음직스럽다! 라고 느낀 남자가 제일 허무하게 사라지고 말다니. 하하하

작년부터 정말 적극적으로 결혼할 사람을 찾고 있는데 이상한 놈들을 만나 상처를 받을 때마다 속이 쓰라리고 우울했지만 지나고보면 이름도 생각이 안 날 정도로 나에겐 중요하지 않는 존재들이 되었다. 더 이상 만남을 가지지 않더라도 예의가 있었던 남자들은 나와는 인연이 아니지만 정말 좋은 짝을 만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고 예의없고 쓰레기같이 굴었던 남자들은 동급의 여자들을 만나 뒤져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다시 만날 사람이 아니라도 서로 지켜야하는 선이 있고 할말 못할 말, 해서는 안될 행동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례했던 남자들이 karma is a bitch란 말을 실감했으면 좋겠다. 내가 빌지 않아도 그렇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난 나의 생일 때 스와로스키 크리스탈이 박힌 보온병을 준 직장동료에게 그 동안 메세지를 씹어서 미안하다고 했다. 물론 그는 나 뿐만 아니라 회사의 다른 여자에게도 같은 보온병을 뿌리고 다니는 이상한 놈이긴 했지만, 닥터가 영문도 모르게 나를 씹기 시작하면서 상처를 많이 받아서 적어도 내가 다른 사람에게 비슷한 행동을 하면 안되겠다고 느껴서 사과를 했다. (물론 난 보온병남에게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소리 따위 하지 않았고, 닥터에게 보온병남처럼 직찹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싫으면 싫다고 바로바로 의사표현을 제대로 할 생각이다.

쓰레기남들을 계속 겪으면서 내 자신을 소중히 여겨야한다는 말의 의미가 점점 와닿고 있다. 아버지가 지금에야 어머니에게 잘하도록 노력하시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난 아버지가 어머니를 소중히 여긴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못했다.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남자는 때리지만 않으면 양반이라는 아주 낮은 기준을 가지고 남자를 사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기준을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닥터가 매일 아침 출근 할 때마다 나랑 통화해 준게 감동적이었다고 상사에게 말하니 상사는 나와 통화하기 위해서 더 일찍 일어난 것도 아닌건 대단한게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아 역시...나의 기준은 낮구나.

난 여자들이 남자들이 마치 슈퍼맨인 것처럼 여러가지를 기대하는 것은 남녀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남자들에게 기대하지 않고 그들이 조금만 잘해줘도 정말 고마워했지만 그들은 내가 잘해줘도 별로 고마워하지 않았다. 이 패턴은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정말 난 남자에 대한 기대치를 좀 올려야할 것 같다.

지금은 태어나지 않은 나의 아이들에게 HIMYM처럼 그들의 아버지를 만나기까지 있었던 일들에 대해 언젠가 적나라하게 말하고 싶다. 내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내 아이들은 더 일찍 그들의 소중함을 알고 나중에 혹시 미저리같은 쓰레기남 또는 쓰레기녀들을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지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그리고 내 아이들에게 꼭 말해보고 싶다. 너희들의 아버지를 만나서 결혼해서 너희들을 낳고 정말 행복해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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