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할아버지 재회

in #krcalligraphy21 days ago

난 그 할아버지가 문득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성함도 여쭙지 못했네?’
그러자 그 노인이 허공을 찢듯이 나타났습니다.
“내 이름? 그게 왜 중요한가?”
“아, 안녕하세요? 그래도 제가 기억은 해 두고 싶어서요.”
“내 이름은 사실 나도 종종 까먹는다네만..아마 이이던가 이담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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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그럼 혹시 율곡 이이?”
“하하하 아녀! 그나저나 자네가 일전에 내 말을 몇자 예서체로 써줬었지? 그거 노인정에 가져가서 보였더니 난리가 났어! 이 노친내들이 나보고 좀 더 얻어오라는데 어떡하나?”
“아 좋죠! 저도 영광입니다. 다만 딱 하나만 써드릴게요. 친구분 중 어느 분에게 드릴 글을 써드릴까요? 그리고 주제는 할아버지께서 정해주셔야 해요.”
“좋아! 여와낭랑이라는 할매가 있는데 아지 꽤 오래 되었으니 하나 써주시게. 주제는…뭐로 할까?
아! 생각났다. 반본귀진 알지? 그걸로 써주게나.”
“어, 그건 곤란해요. 예전에 깐징월드에 올린 적 있거든요?”
노인은 순간 당황의 빛이 역력하더니 다시 웃으며 말했다.
“아…그러면 그 중 한 글자를 좀 다르게 써주겠나? 세번째 돌아갈 귀(歸)를 이런 돌아갈 귀(皈)로 써주시게. 그럼 분명 다르지 않겠나?”
“앵? 돌아갈 귀를 그렇게도 쓴다구요?”
“거 기존의 복잡스런 귀(歸)는 이 속세에서의 집이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이른다네. 그런데 저 흰백(白) 옆에 되돌릴 반(反) 그것은 이 속세에서 유턴하여 본래의 하늘나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지.”
“아하! 그래서 하얗게 되돌린다하여 흰 백(白)에 되돌릴 반(反)이로군요? 좋아요! 쓸게요!”
“그런데 잠깐! 자네 지금 마음이 좀 탁하네그랴! 그 에너지로 쓰면 그 글씨 삼청궁으로 가지고 들어가기도 전에 산산히 분해되고 말텐데…”
“알겠어요. 그럼 어떤 마음가짐으로 쓸까요?”
“그 날카로움은 무디게 하고…얽힌 것은 풀어주며…그 빛은 너무 번쩍이지 않게 부드럽게 할 것이며….저 세상 사람들의 티끌 같은 번뇌와 하나로 녹아들게 해주게나! 간단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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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글씨가 나왔습니다.
반본귀진-근본으로 돌이키어 참된 그 자리로 돌아간다.
풍은 한예서의 틀 안에서 썼으며 그 수준은 이할아버지의 뜻에 흡족했는지는 모르나 둘둘 마시더니 바삐 사라지셨습니다.
https://www.ganjingworld.com/video/1gm2lhmkc9t4AdybPUAHWJtSz16r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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