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너와 지혜로운 너는 같은 뇌와 육체를 쓰고 있다. 자유로운 너와 구속된 너는 같은 영혼을 공유한다.
그래서 기록이 필요하다.
기록은 나를 나로부터 한 발짝 떨어뜨려 바라보게 해준다.
글쓰기를 통해 신탁처럼 스쳐가는 기적의 순간들을 붙잡아두는 거다.
글을 많이 쓰거나 창작을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자기가 써놓고도 '이게 내가 쓴 게 맞나' 싶은 순간이 있다는 걸. 그 문장들은 내가 만든 게 아니라, 그저 나의 손과 뇌를 통과해 세상에 내려온 것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