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날

in #blog2 years ago


이상한 날이다. 참으로 이상한 날... 맞다. 나는 조심스럽다.
누구라도 만나고 싶었지만 이런 날에 누구라도 만나면 뒷일이 좋지 않을 걸 알고 있기에 간신히 나를 자제했다.
오늘 운세는 거의 지붕킥을 할 정도로 좋고 나는 귀인이 도울테니 두려워하지 말라 되어 있거늘, 어찌 이러는가.

기분이 나쁘거나 울적하거나 그런 종류의 것은 아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 것도 전혀 아니다.
어제까지 마치 일 중독자처럼 미친듯이 성실하게 글을 써댔다.
오늘도 쌓인 마음을 털어내려 글을 써보았는데 그게 아닌가보다.
털어지지 않는다.
마음 속에 뭔가 있다. 그런데 뭔지 잘 모르겠다.
아침에 명상을 했는데도 말이다.

결국 난 처음 보는, 처음 오는, 평소 온 적 없는 카페에 3시간 넘게 앉아 있다.
오늘은 그동안 올렸던 종류의 글을 아무렇지 않은 듯 올릴 수가 없다.

이건 뭘까. 분명 있다. 분명 뭔가가. 그저 변덕이 아닌 것 같다.
뭔지 모르겠다.

어제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봤다.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는데 빗길을 걸으며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삶이 너무 좋고 행복하고 이 삶을 너무 전적으로 사랑해서
단 한순간도 아주 사소한 순간 조차도 조금도 바꾸고 싶지 않다고
이 삶이 너무 좋다고 고래고래 소리치며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

그 마음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
나는 후회는 커녕 그 어느 것도 바꾸고 싶지 않다.
이 삶을 너무너무너무 사랑한다.

그러나 오늘은 좀 이상한 날이다.
정체 불명의 무언가를 느끼고 있는데 그게 뭔지 도저히 잡히지 않는 그런 날.


2022년 6월 30일 by 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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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없는 정체 불명의 무언가가
올 때
저는 이젠
그게 그냥 습관같은 느낌이 잠시 들렀다고 생각하고 무시하려고
나무를 보러 갑니다. ^^

사실 지나면 이 느낌은 사라지겠죠. 생소한 느낌을 알 수 없을 때 전 어쩔 수 없이 알고 싶어져요.
역시 산책을 나가지 않아서 더 그랬나봐요. 내일은 나무를 보러 가야겠어요!

음. 스텔라님의 감정에 어떤 변화가 온 걸까요

이틀 연속으로 흐린 하늘과
빗소리와 비냄새때문에 생각과 감정이 깊어지신 건 아닐지 'ㅡ' ~*

근데 아마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 '정체 불명의 무언가' 때문에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을거예요!

부디 안 좋은 감정이라면 잘 타협해서 이겨내시고,
안 좋은 감정까지는 아니시라면, 오늘 하루정도는 그 감정을 즐겨보세요 'ㅡ' ㅎㅎㅎ

결론) 스텔라님 퐈이팅!! 🌿

맞아요. 사실 몸은 단순하니까 어쩌면 비나 습도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그 이상한 기분은 많이 옅어지긴 했지만, 이게 뭔가 싶어서 좀 기억해두고 싶었어요. 후후후
그래서 저녁을 하기 싫단 핑계로 초밥을 배달시켜 먹었습니당.

예기치 못한 느낌이 찾아오는 것도 좋아요. 고마워요 뉴발님

카페 분위기 넘 죠으다용.. 저도 요즘 맨날 비가 내리니 뭔가 알수없는 분위기가 생성되는것 같아요 ㅋㅋ

수원시청역쪽으로 굳이 가보았습니다.
창문에서 바라보는 비는 아름다워요. 사실 비 맞는 것도 좋아해요 : )ㅋㅋ
비 때문이었을까요? 해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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