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편히 있을 수 있는 곳

살아가면서 힘든 일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가 처한 어려움을 다 겪고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겁니다. 최근에 읽은 핫한 베스트셀러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에도 비슷한 이들이 나옵니다. 열심히 살았지만 그 삶에 회의를 느끼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에 대해 절망하는 이들입니다. 이들이 휴남동 서점에 모여듭니다.

처음 이 공간은 서점주인에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하루종일 멍하게 앉아있기도 하고, 어떤 날은 하루종일 눈물바람을 하기도 하고요. 서점 주인이 조금 마음이 안정을 찾자 한 사람이 나타나 바리스타로 일을 시작합니다. 그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사회에서 용인되는 기회를 얻지 못한 누군가입니다. 그리고 그가 안정을 찾자, 이번에는 멍 하니 앉아서 창밖만 쳐다보는 누군가가 찾아옵니다. 3시간마다 커피를 시키면서 하루종일 앉아있던 그녀는 어느날부터는 뜨개질을 시작하고, 또 누군가는 이 뜨개질 하는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하나씩 자리를 찾아갑니다. 마치 잘 세워놓은 도미노 같습니다. 이런 소설이 나오게 된 배경은 아무래도 저자인 황보람작가가 이미 그런 환경에서 생활을 했기 때문이겠지요. 황보람작가는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소설가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바로 황작가가 평소에 한 생각을 그대로 옮긴 듯합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이런 공간, 혹은 이렇게 무엇을 해도 신경쓰지 않고 봐줄 만한 뭔가가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처럼 동네 한 구석에 있는 독립서점일 수도 있고, 또는 어떤 이야기를 해도 괜찮은 누구일 수도 있고요.

마음 놓고 무엇이든지 해도 되고, 어떤 이야기를 해도 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가요?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앞으로 닥쳐올 걱정거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가요? 어쩌면 우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든 것을 아울러서 생각하는 존재라, 한 곳에만 집중에서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머릿속의 생각은 오만가지니까요. 그 많은 생각을 털어놓았을 때 조금이라도 마음이 후련해진다면 좋은 대화를 한 겁니다. 그런 곳이나 그런 분이 주변에 있기를 바랍니다.

PS. 중부 지역에 비 피해가 많습니다. 다들 큰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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