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꼴의 헤세와 융

in SCT.암호화폐.Crypto2 years ago (edited)

융과 헤세.jpg

살다보면 닮아간다는 말이 있다. 부부가 오랫동안 함께 지내다보면 서로의 가치관과 생활습관이 공유되는 모습으로 드러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관상학이 허튼소리는 아니다. 생각에도 결이 있듯이 그 결을 따라 축적된 행동의 결과물이 몸에 그대로 배이는 법이다. 성격유형이 그대로 모습에 투사되어 생김새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떠한 성격일지 대충 짐작이 되고 실재로 그러한 경우가 많다.

헤르만 헤세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때마다 그의 글을 한권씩은 꼭 검색하는데 '헤세와 융, 상처받은 영혼을 위한 두 영성가의 가르침'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어서 바로 대출하였다. 표지에 노년 헤세와 융의 얼굴이 함께 실려있는데 어딘지 닮아보였다. 물론 전형적인 서양인의 메부리코에 길죽한 얼굴이니 서양 사람들이 동양 사람 얼굴을 분간 못하듯 나도 그런 것이겠지 싶지만 데미안이 칼융과의 소통과정 속에서 태어난 작품이란 글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그 이후의 작품들이 융의 심층심리학적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한다. 실재로 검색해보니 데미안에 관하여 두 사람이 나눈 편지글이 있고 융의 이론을 적용하여 데미안을 해석한 논문도 있다.

칠레의 유명한 작가이면서 외교관이기도 한 저자가 헤세와 융을 몸소 만나 대화하면서 그들의 정신세계와 교감한 회고록이다. 헤세도 융도 동양 신비주의에 관심이 많았지만 기본적으로 서양의 연금술 문화가 몸과 정신에 배어있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나는 이 두 사람을 보면 나무가 연상된다. 헤세는 자연 속에 펼쳐지는 생명 현상(자연성을 대표하는 나무)을 사랑하였고 융은 정신 속에 깃들어 꽁꽁 숨어있지만 관계에서 불쑥 드러나는 무의식의 원형(생명의 나무) 상태를 탐구하였다. 이제부터 융의 정신도 틈틈히 살펴보고 이해해 봐야겠다. 평소 서양 연금술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융의 서적들이 좋은 참고자료가 될것 같다.

우연한 일은 없습니다. 이곳에 오신 손님들은 꼭 만나야 할 사람들뿐입니다. 비밀 클럽 회원들이지요.

헤세가 멀리서 찾아온 저자에게 한 말이다. 세 사람 모두 이 세상을 떠나가고 없지만 헤세와 융의 비밀클럽은 여전히 열려있다. 나도 거기에 가입하려고 한다.

Gaia-1989-Alex-Grey-watermarked.jpg
Gaia


헤세의 마음을 엿보다


시작하며 | 헤세의 연금술 | 뻐꾸기 소리는 배신하지 않는다. | 인내심 놀이 | 노인의 향기 | 50세 헤세의 유머 | 헤세가 죽기 전 날 밤 썼던 시 | 바람 결의 감촉 | 다시 시작하는 가을 몸맞이 | 내몸 아닌 내몸 같은 | 색채보다 감촉 | 닮은 꼴의 헤세와 융

Sort:  

@peterchung transfered 10 KRWP to @krwp.burn. voting percent : 100.00%, voting power : 19.11%, steem power : 2024738.62, STU KRW : 1200.
@peterchung staking status : 8000.107 KRWP
@peterchung limit for KRWP voting service : 8 KRWP (rate : 0.001)
What you sent : 10 KRWP (Voting Percent over 100 %)
Refund balance : 7.313 KRWP [67106587 - 46419992066c6fc833bb4e8abe19ded76a4e8dc0]

진짜 사진으로만 보면 많이 닮으셨어요.

오.... 둘이 닮아 보입니다.
칼 융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 데미안이군요? 몰랐네요.

생각에도 결이 있다는 문장이 인상이 깊게 남네요.

Coin Marketplace

STEEM 0.30
TRX 0.11
JST 0.033
BTC 64106.00
ETH 3129.71
USDT 1.00
SBD 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