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3 정전

이브닝 근무라 아점 중에 갑자기 '펑'하는 굉음과 함께 보던 TV가 꺼지면서 비상등이 켜진다.
무슨 일인가 하고 밖을 내다봤는데 도로에 차들이 정차해 있고...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 같은데...
조금 후 119와 경찰 사이렌 소리가 들리며 도로가 시끌시끌하다.
기다려도 전기는 들어오지 않고...
왜 정전이 되면 물도 안 나오는지... 온수는 그렇다 쳐도 찬물도 안 나온다.
처음 접해보는 단수에 당황스럽고, 황당하고...
부랴부랴 가방 챙기고 출근.
출근해서 세수에 양치질에...
얼굴 꾸미는 취미가 없어 그 얼굴이 그 얼굴이고, 씻으나 안 씻으나 비슷하지만 근무에 임하는 자세가 아닌 듯하여 깨끗이 뽀득뽀득 씻고... 근무 들어감.

정전의 원인은 까마귀다.
아마도 까마귀가 비행 중 전봇대 변압기에 부딪혀서 합선? 되면서 폭발? 소리가 나고... 정전이 된 듯하다.
며칠 전 뒷산에 갔을 때 보니 유달리 까마귀가 많이 보였는데 비행하다 딴 곳을 봤는지... 전방주시를 무시했는지...
오늘처럼 푸르는 날 맘껏 창공을 날지도 못하고 사방이 높은 아파트 단지고, 전봇대에 전선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 와중에 맑은 가을날 한 컷 속에 날아다니는 까마귀 두 마리가 찍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