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in zzan4 years ago

복숭아/cjsdns

어느 해 여름인가
건너 동네 있는 복숭아 밭으로 뛰어가던 기억 있다.
기억의 시작점에는 속병과 농사일에 짓눌린 엄마의 고통이 있었다.

일은 해야 했고
먹을 것은 없고
몸은 아프고...

과부도 아닌 엄마는 남자들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했고 했다.
그런 모습 당연시하던 그 분위기는 지금도 싫다.

몸을 잔뜩 꾸부린 채 배를 움켜쥐고
복숭아라도 하나 먹으면 나을지 모르니
건너 동네 복숭아 밭에 가서
복숭아 몇 개만 사와라 하시던 말에
겁에 질린 듯
복숭아 받을 향해 달리는 걸음
쉬지 않고 반세기를 넘어 달리고 있다.

매일 마주하는 과일 장사 아저씨 진열 상품에
복숭아가 보인다.
반세기를 넘어 달리던 걸음 잠시 멈추고
달아요? 물렁해요? 물으며 살펴본다.

몸에 달라붙어있는 일벌레
아직도 떼어내지 못하는 바보 같은 엄마
대신 떼어내려 하면 그만 놔더라
그놈 떼어 내면 내 몸 굳어 금방 죽는다.
나 죽기를 바라거든 떼어 내거라, 하는 말씀에
어쩌지 못하고 금방 얼어 버리는 생각과 행동들

오늘
25,000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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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우리엄마네요 ㅠㅠ

예전엔 다들 힘드셧죠

붉은 볼따구 같아유~^^ ㅋ

항상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2020 스팀 ♨ 이제 좀 가쥐~! 힘차게~! 쭈욱~!

예전 우리 친정집에 복숭아
어~~~~~엄청 많았어요.

한입 베어물면 빨간 물이 줄줄 흐르는
맛있는 홍도 복숭아^^

입에 침 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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