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고래로부터 도망치는 펭귄

남극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 작은 펭귄이 바다의 진동을 느꼈다.
얼음 틈 사이로 범고래가 모습을 드러내며 물을 가르기 시작했다.
펭귄은 겁에 질려 얼음 위를 뒤뚱뒤뚱 달렸다.
거대한 그림자가 바다 아래에서 그를 따라왔다.
“도망쳐!”라는 듯 바람이 매섭게 울었다.
펭귄은 갈라지는 얼음 덩어리 위로 재빨리 뛰어올랐다.
범고래는 거센 파도로 얼음을 쳤지만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펭귄은 미끄러지듯 멀어지는 얼음 조각 위에서 숨을 몰아쉬었다.
잔잔해진 바다를 바라보며 그는 살아남았다는 안도의 떨림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