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서 좋은 이유는

in #krlast year (edited)

어른이 되서 좋은 이유는

그래도 된다는 걸 이젠 알고,
그럼 안된다는 걸 내가 스스로 느꼈고,

너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는 걸 이젠 알고,
너 없어도 난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을거라는 것도 말은 못해도 마음 속으로는 느끼고 있고,

나란 인간이 한없이 형편없이 느껴지다가도,
내가 남들보다 한수위인 것처럼 당신들이 모르는걸 나는 아는 것 같은 우월감을 몰래 느끼기도 하고,

내가 오늘은 괜찮지만 곧 머지않아 또 그것은 오고야 만다는 것, 그렇지만 그 기분도 또 지나가고 괜찮은 기분도 또 다시 올거라는 것도 경험상 알고,

내 주위에 있는, 심지어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조차 다 부담으로 느껴지는 날에도, 내가 외로움에 몸부림 치는 날에는 이 사람들조차 고맙게 느껴지는 날도 있다는 걸 아는 것.

이 모든 것엔 좋음과 싫음이 같이 있다는 걸 아는 것.

좋은 날이 있어도 이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
그래서 주위의 슬픈 사람을 소외시키지만은 않고. 나도 언젠가 저 사람과 같이 슬퍼할 날이 온다는 걸 아니까.

나쁜 날이 있어도 또 이 기분이 영원할 수 없다는 걸 경험상 아는 우리들은 주위의 착한 사람들에게 염치없더라도 기대어 어떻게든 그 난관을 지나가게 된다.

어른이 된 우리들은 이 모든 것이 다 필요함을 안다.

너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소중해질지 안다.

내가 보잘것 없어 보여도 나로 인해 누군가가 위로를 받을 수 있음을 안다.

너의 눈물을 보고 나는 위로 받고,
너의 웃음을 보고 나도 오늘은 살맛이 난다.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말고,
나는 이러한 두려운 마음이 있음을, 그러나 나는 사실 당신에게 고마워하고 있음을, 표현이 잘 안되서 그렇지 나 사실은 너가 있어서 무척 위로가 됨을 생각날 때 표현해주면 좋겠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어떤 한마디 한 표정이 한 구절이 나를 또 일어서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어서서 또 다른 사람의 어깨를 두드려줄 수 있다.

심지어 우리의 죽음조차 누군가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일이 될 수 있다.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좋은 일은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누군가 단 한명이라도 나로 인해 행복을 느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모든 것을 한다.

누군가의 마음에 와닿기를 내가 혼자가 아님을,
우리가 손을 꽉 잡고 있으면 오늘 이 하루도 살만함을 느낄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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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위로를 받습니다.
아니 어쩌면 인간은 모두가 그저 '인류'라는 이름의 커다란 하나의 생명체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 인류의 하나의 '세포' 정도...
하지만 그 세포가 아픔을 느껴요... ㅠㅠ

사실은 연결되있다는 그 사실 하나에 기대어 살아가는거겠죠?><

메가님의 이 글은 제게 아주 커다란 위로와 용기가 되네요.
다 느껴졌어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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