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in #kr-diary3 days ago

오랜만에 강남, 서초에 있는 친구의 결혼식에 가고 뒤풀이까지 참여했다.

가기 싫었는데, 3번 가까이 만나 이야기도 나누었었고, 예전에 매번 만날 때마다 우리집까지 찾아와서 만났어서, 꾸역꾸역 아침에 일어나 헬스장에 들려 운동하고 씻고 나오고 바로 출발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왔긴 한데, 대부분 친척들이랑 회사 친구 분들인 듯 싶다. 애초에 그 둘은 소모임에서 만났다고 하니까 그 소모임 사람들이 왔으면 그 사람들일 수도 있겠다.

2달전 만났을 때에는 친구들이 많이 안 올 것 같다면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물론 학교 동기들을 보면 4명 +3? 7-8명 정도 온 것 같아 보이긴 했는데) 아는 형이 (그 친구는 회사 까지 동기라서, 회사 팀원들 + 자기 가족들 이렇게 데리고 와서 친구들 사진 찍는데 사람들이 엄청 많긴 하더라); 아마 지방 출신이고 지방 친구들은 멀어서 많이 못 온 듯 싶다. 지나가면서 나를 몇번 툭 치고 가긴 하던데 ㅋㅋㅋㅋ 짜식

바쁠것 같아서 따로 붙잡지는 않고 그냥 다른 친구 하나랑 같이 강남 한바퀴 돌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쳐 집에 들어왔다. 사람 사는게 다 비슷하고, 잘 풀린 친구들이야 잘 살고 있지만 또 아직 잘 풀리지 않은 친구들은 이런저런 고민과 고뇌속에 살아가고 있다. 커리어 적으로는 좀 잘 안풀리는 것 같은 친구도 여가니 다른거니 잘 즐기고 있는 것을 보니, 나도 여가 생활을 좀 보내봐야 하나란 생각이 잠깐 들다가도, 나에겐 아직 그런 여가 생활이 사치가 아닐까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가는길 1시간 또 오는길 1시간, 지하철 속에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갈 때에는 다음주에 있을 발표 슬라이드를 한번 보며, 어떤 것들을 말하면 좋겠다. 이런 가이드라인을 짜고, 핸드폰에 넣어둔 ebook을 끄적이면서 갔고, 오는길은 슬프게 핸드폰 배터리가 다 달아서 (7시간 가까이를 강남에서 보냈으니) 강남역 3호선, 신분당선 라인을 타며 오고 내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한다.

옛날에는 사람들을 보며 이것저것 관찰하고 추리하고 이런 것을 많이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멈추고, 지하철은 나에게 논문 읽는 시간이나 음악 듣는 시간으로 바뀌었었는데, 책가방도 없이 핸드폰 단신으로 움직인 오늘, 오랜만에 옛날의 나로 돌아와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이런저런 생각과 상상의 추리에 빠진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내일 또 떠날 것을 생각하니 힘이 빠진다. 역시 집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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