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d

in #kr-diaryyesterday

오전부터 축구도 잘 풀리지 않았고, 반갑지 않은 연락들만 이어졌다. 여기에 이런저런 행정적인 일들에 답장을 하다 보니 하루가 금세 지나가 버렸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보다는 시간을 소비해 버렸다는 생각이 들어 공허한 날이다.

축구도 마찬가지였다. 압도적인 전력 차이로 패배한 경기였다면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실수와 실책으로 한 점을 내주며 무너졌고, 지난 아시안컵이나 월드컵 예선에서 보였던 답답한 모습들이 다시 떠올랐다. 그래서 더욱 실망스러웠다. 결과 때문이라기보다, 분명 나아질 수 있었던 부분들이 반복된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오늘은 유난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돌아보면 손에 남은 것은 피로감과 공허함뿐인 하루였다. 내가 이런데 실제로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뛴 선수들의 심정은 오죽하겠는가. 누구보다 승리를 원했을 사람들이고, 누구보다 결과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텐데 말이다.

물론 실망스러운 경기였고 아쉬운 장면도 많았다. 하지만 경기장을 떠난 뒤에도 가장 오래 그 장면들을 곱씹고 있을 사람들은 결국 선수들 자신일 것이다. 오늘의 실망감이 그들에게는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가기 위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팬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실망은 하되 완전히 등을 돌리지는 않는 것 아닐까.

경기 종료 후 보았던 이강인 선수의 인터뷰가 자꾸 떠오른다. 결과에 대한 아쉬움과 책임감, 그리고 팬들을 향한 미안함이 짧은 표정과 말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특히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면서도, 당장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없는 사람의 표정처럼 보여 더욱 마음이 무거웠다. 어쩌면 오늘은 경기 결과보다도 그 인터뷰 장면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