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8 미국과 한국의 미래 운명, 각자도생의 시대, 저항하지 못하면 죽는다.
국내정치는 국제정치와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다. 국제정치를 바라보다 보면 국내정치에 대한 관심을 거둘수 없다. 국내정치와 국제정치는 상호작용하기 때문이다. 상호작용한다고 하지만 그 국가가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가에 따라 그 정도는 달라진다. 예컨데 미국같은 강대국은 국내정치적 요인이 대외정책에 더 강력하게 작용하는 반면, 한국과 같은 종속적 위치의 국가는 대외정책에 국내정책이 영향을 받는다. 트럼프 등장이후 이런 경향은 극적으로 드러난다. 이런 경향을 완화시켜주었던 것이 제2차 세계대전이후 미국의 전후질서였다. 그러나 트럼프 들어 미국은 그동안 자신이 지켜왔던 국제정치의 원칙과 질서를 스스로 붕괴시키고 말았다.
한국은 트럼프 이후 미국의 공격적 대외정책에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하게 영향을 받은 국가이다. 이재명 이후 한국은 자주독립국가의 지위를 사실상 상실했다. 한국은 군사정책에 있어서도 미국에 완전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경제정책도 미국에 종속되었다. 당연히 대외정책에 있어서 자주적이거나 독자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주적이고 독자적인 대외정책이 필요하다는 공적인 담론의 장도 형성되지 않고 있다. 한국의 공적 담론의 장에서 압도적인 주제는 한미동맹 강화이다. 게다가 트럼프 말대로 한국은 미국의 현금 인출기다. 한국은 완전한 미국의 식민지 국가라고 해도 별로 틀리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이 더 심각한 것은 한국의 대중이 자신들이 식민지처지로 전락한 것에 대한 자각조차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 자신의 운명을 미국에 완전하게 맡겨 버리고 말았다. 한국은 지금 이런 상황에서 벗어가기 어렵다. 국가의 운명을 자기 스스로 결정하는 경우가 있고, 주변의 상황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국가가 있다. 한국은 후자의 경우다. 한국은 필연적으로 종주국인 미국과 같은 운명의 길을 가게 될 가능성이 많다.
한국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를 전망하려면 미국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를 평가해야 하는 이유이다.
현재의 국제정치적 정세를 평가하는 것은 관찰자의 시각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필자는 현재의 상황을 여러가지 관점에서 현재의 상황을 바라 보고 있다. 최근 필자가 현재의 국제정치를 바라보는 관점은 자본주의적 역사적 발전경로를 대표하는 해양세력과 비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체제를 추구하는 대륙세력간의 대결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반도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절묘하게 부딪치는 최전선이라는 위치를 지니고 있다. 한국은 해양세력을 대표하는 섬과 같은 위치이고 조선은 대륙세력의 최전선이다.
이미 대륙세력은 해양세력을 압도하고 있다. 숫적으로 해양세력은 대륙세력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해양세력이라고 해야 미국과 일본 그리고 영국 정도이다. 원래 프랑스와 독일은 대륙세력이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이후 해양세력에게 주도권을 상실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원래 대륙적 성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해양세력이라고 할 수도 없다. 한국은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필리핀과 같이 제3선의 외곽국가에 불과하다.
해양세력이 대륙세력에게 압도당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에 불과하다. 이미 100여전에 레닌이 기대했던 러시아-중국-인도의 합세가 현실화되었다. 100년 전에 대륙의 3국가가 힘을 합치면 제국주의가 붕괴된다고 했던 레닌의 통찰력에 고개를 숙일 뿐이다.
미국은 제국적 지위를 상실하면 지금과 같은 국가체제를 유지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고 하는 말이 있는 것처럼 미국도 패권을 상실하고 추락하게 되면 그 끝을 알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고유의 민족문화를 보유하지 못한 미국을 지금과 같이 묶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상호간의 경제적 이익이었다. 미국의 경제적 이익은 외부로부터의 전리품과 공물로 유지된다. 미국이 외부로부터의 전리품과 공물의 수입이 차단될 경우, 미국이란 경제적 공동체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말이다. 각각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지니고 있는 미국의 이해관계를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역사적 전통이 부재하다는 말이다. 역사의 진행과정에서 가장 강력한 구심력으로 작동하는 것이 문화적 전통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미국이 언제 파멸적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소련이 붕괴하면서 각각의 공화국으로 해체되었듯이, 미국도 그런 경로로 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오히려 그럴 가능성이 더 많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지금의 한국이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이런 지점이다. 어떤 제국도 영원하지 않다. 무너지는 제국은 한국과 같은 종속국가로부터 뽑아 먹을 것은 모두 다 소진하려고 할 것이다. 지금의 관세협상은 바로 그런 성격을 지니고 있다. 지금 저항하지 못하면 다음에는 더 큰 요구를 할 것이다. 지금 저항하지 못하면 정권도 무너질 가능성이 놓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뽑아갈 것은 뽑아가야 한다. 한국에서 미국의 의도에 반하는 정권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미국이 그렇게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냉혹한 국제정치에서 자신을 지키지 못하는 국가는 남의 탓을 할 자격이 없다. 남의 탓을 하기전에 자기반성부터 먼저해야 한다. 국제정치질서에서 국가의 무능력은 죄악이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한국이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방향이 명확하지 않은가? 저항하지 못하면, 저항하지 않으면 죽는다. 지금의 국제질서에서 동맹이란 죽어버린 시체에 불과하다. 각자도생의 시대에는 각자도생의 길을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