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31 급작스런 달러와 엔화의 환율변동속에서 바라보는 일본과 미국의 관계 변화 가능성에 대한 고찰
혼란스러운 국제정치적 경제적 변동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의미를 찾아내고 판단 평가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 무수한 소음 속에서 의미있는 소리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소음에서 소리를 찾아낸다는 노력이 오히려 소리에서 소음을 찾아내어 오히려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도 상당부분 비율로 존재한다.
힘과 압박으로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바야흐로 미국은 클라우제비츠적 문제의식을 전세계를 대상으로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이란 특수한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외교보다는 전쟁이 더 일반적인 현상이 되어 버렸다. 이런 변화는 여전히 세계질서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에 의한 것이다. 미국이 외교에서 전쟁으로 정책구현 방식을 전환했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기간 이런 방식의 국제정치적 운영방식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상 작용은 반작용을 초래한다. 지금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다른 방식의 접근방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이런 젊잖은 태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대외정책도 상대방의 방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도 미국과 같은 방식의 문제해결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미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전조는 충분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이란이 그 무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이란지역에서 미국도 군사작전을 함에 있어서 지리적인 이점을 누릴 수 없다.
최근 국제경제적 변화를 보면서 미국 주도의 일극질서가 외곽에서 균열이 일어나는 정도를 넘어 중심부까지 파급되고 있는 징조를 파악할 수 있다. 이미 독일은 정치지형이 상당히 달라졌다. 언론에서는 극우세력이라고 비판하는 ‘독일을 위한 대안’ 당이 가장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독일에서 대안당이 집권을 할 수 있을지 아닐지는 아직 확언할 수 없으나, 적어도 독일 정치를 흔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프랑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독일내부의 정치상황과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독일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일본이 아닌가 한다. 아직 일본내부의 정치적 변화를 이야기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최근 엔화의 급작스런 평가절상과 이를 지원한 트럼프 행정부의 행동을 보면, 우리가 아직 감지 못한 일본내부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요며칠 사이에 급작스런 환율 변동이 발생했다. 미국 연준에 외환시장에 개입했는데 그런 활동이 엔화를 평가절상시켰다는 것이다. 미국은 엔화 가격을 높이기 위해서 달러를 팔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달러는 약세로 진입했고 엔화는 강세로 전환했다. 엔화강세는 일본의 입장에서 매우 시급한 문제였다. 지금과 같이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일본은행은 금리를 올려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되고 이는 곧바로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의 해석이다. 필자는 미국이 이렇게 외환시장에 개입한 이유를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경제가 어렵다. 이제 한국의 1인당 GDP가 일본을 뛰어 넘었다. 일본은 가난해지고 있으며 경제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중국을 막아내는 미국의 방벽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때마침 다카이치가 중의원 해산을 했고 2월 8일 선거를 하기로 했다. 다카이치가 중의원을 해산한 것은 매우 뜬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장의 커다란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카이치가 중의원 해산을 이유는 여러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필자는 일본이 향후 미일동맹의 기수로 계속 역할을 하겠다는 다카이치의 의도를 구현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다카이치는 얼마전 일본이 미일동맹의 가치를 지켜낸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타카이치의 이런 발언은 자신의 정권의 기반을 미일동맹에 두겠다고 결정하고 이를 위해 미국의 확고한 지원을 받아 내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타카이치는 중국을 막아내는 것으로 미국에게 자신의 역할과 가치를 입증한다는 계산이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로서는 일본의 이런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엔화의 평가절상을 통해 최소한 2월 8일 중의원 선거까지 엔화강세를 유지해서 일본대중들의 불만을 잠재우려 한 것이 아닌가 한다.
필자는 최근 일본에서 자민당에 대한 지지도가 내려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타카이치의 계산대로 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측해 볼 필요가 있다. 다카이치는 자신의 인기가 중국에 대한 공격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선거가 다가오면서 다카이치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고, 자민당이 과반수를 장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 같다.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제대로 약진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아마도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일본의 대중이 다카이치의 미일동맹 일방주의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일본의 중의원 선거는 일본 문제뿐만 아니라 미일 동맹 그리고 동북아 전체의 국제정치적 변화를 가늠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일본은 독일과 같은 정도의 변화는 아니더라도, 독일과 같은 방식의 변화를 따라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지금 미국이 추구하는 블록화의 세계에서는 경제적인 활로를 뚫을 수 없다. 일본의 덩치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도 미국이 추구하는 블록에 갇혀서는 경제가 후퇴할 수밖에 없다. 독일의 변화가 일본으로 그리고 한국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물론 시간적 지체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는 경제를 이기지 못한다. 일본과 한국의 문제는 독일의 대안당처럼, 대안이 될 수 있는 정치세력이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