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2 미국의 이란에서의 군사행동에 대한 전망, 정치적 목적이 군사행동의 양상을 결정한다.
이란에 대한 군사상황을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마치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라서 그런지 여기저기에서 전망과 예측이 난무한다. 최근 두드러진 경향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는 분위기다. 소위 외국의 전문가들도 대부분 그런 방향으로 평가를 한 것 같다. 아마도 베네주엘라에서 미국이 수행한 작전 때문인 것 같다. 통상 바로 직전에 미국이 직접적인 군사작전을 행사했기 때문에 이란에도 군사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 같다. 그러나 군사적 행동이란 고도의 정치적 결정이기 때문에 베네주엘라에서 군사행동을 했으니 이란에서도 직접적인 군사행동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미국이 어떤 군사행동을 취할 것인가를 전망하려면, 미국이 어떤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는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미국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에 대한 전망은 부족한 점이 많다. 이상하게도 군사분야에 비전문가들이 판을 친다. 아마도 자극적인 소식이 더 관심을 끌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좀더 자세하게 들어가보자. 베네주엘라의 상황과 이란의 상황은 다르다. 군사적 행동은 정치지도자가 어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베네주엘라에서 군사력을 직접 행사해서 마두로를 제거했으니, 이란에서도 최고정치지도부를 제거하기 위한 군사행동을 할 것이란 전망은 비논리적이다. 우리가 미국이 이란이 군사적 행동을 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전망하려면, 미국의 정치지도부와 군사지휘부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는 전제에 입각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전망자체가 무의미하다. 미친자의 행동을 어떻게 예측한다는 말인가
미국이 이란에서 군사적 행동을 할 것인가를 판단하려면, 우선 왜 미국이 이란에 군사적 행동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배경을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즉 이란이 지니고 있는 전략적 가치와 의미이다. 미국에게 이란은 그저 성가신 존재가 아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이란은 러시아와 중국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러시아와 인도를 잇는 남북수송회랑의 연결지점이며, 중국에게는 일대일로상의 국가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 수입에 있어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이란 석유의 거의 대부분을 중국이 수입한다. 중국은 베네주엘라에서 석유를 도입했다. 미국의 이번 작전으로 향후 중국이 베네주엘라에서 석유를 도입하는 것은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많아졌다. 이는 중국에게 있어서 이란 석유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측면을 고려해 보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고 체제를 붕괴시키려고 한다고 파악한다면 그것은 이란이 지니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이란은 베네주엘라가 지니고 있는 지정학적 의미와 전혀다른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에서 이란이 미국에게 공격을 받아 정권이 붕괴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는 즉각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이 되는 것이다. 만일 미국이 이란을 접수하면 미중 패권경쟁, 그리고 유럽에 대한 미국과 러시아의 입장차이 등이 모두 일거에 정리될 수 있을 정도의 파급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에 이란이 미국의 공격을 받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도 베네주엘라에서의 행동과 전혀 다른 차원의 대응을 할 것임은 분명하다.
최근 이란에서 전개된 일련의 소요사태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중국과 러시아가 상당한 수준에서 이란을 지원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이란이 스타링크를 무력화시키고 인터넷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중국과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이 없으면 어렵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정보원들을 역으로 색출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상당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며칠전에 이란은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 대륙간탄도탄 시험발사 시험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필자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추측하고 있다. 25년에 인도의 언론이 이란에서 핵무기 실험시 감지될 수 있는 지진파를 감지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했고, 이란 국회의원도 언론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었다. 그러나 이런 발언들이 모두 무시되었을 뿐이다.
이번에 이란이 대륙간탄도탄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는 것은 이미 이란이 조선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만일 이란이 핵무기를 대륙간탄도탄으로 발사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미국은 절대로 이란을 일방적으로 공격하기 어렵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했을때, 이란이 대응할 수 있는 수단도 베네주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차이가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칼의 양날과 같다. 이란을 봉쇄할 수 있지만, 사우디와 쿠웨이트로 봉쇄된다. 이란을 봉쇄하면 중국의 에너지 도입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겠지만, 역으로 유럽은 물론이고 한국과 일본의 에너지 도입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지금의 미국이라면 중국의 에너지 수입을 막기 위해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미국도 감수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유럽이 에너지를 수입하지 못하면, 서방이 무너진다. 트럼프가 유럽을 비난하고 있지만 그것은 유럽이 에너지를 수입하지 못해서 당하는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부작용을 초래한다. 만일 그렇게 되면 유럽이 미국의 통제에서 완전하게 이탈하는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다. 유럽은 즉각 그동안 그토록 미국이 막으려 했던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수입을 시도할 가능성도 크다. 한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이런 불확실성을 초래해서 스스로 국제정치적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짓을 저지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러시아는 그런 상황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따라서 미국이 할 수 있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간섭의 범위는 매우 좁은 틈에 불과하다. 이란을 타격하되 호르무즈해협이 봉쇄하지 않는 것이다. 이란은 이미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작전 연습을 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그런 것일 것이다.
군사작전은 어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것인가를 전망하려면, 이렇게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이 지니고 있는 제한사항과 군사작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이 무엇인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미국은 이란에 대한 고강도 군사작전이 아닌 저강도 군사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하겠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이란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저강도의 군사작전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것은 이란의 석유시설과 관련된 노드를 타격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런 표적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미국은 효과중심개념을 적용한 표적을 선정하고 원거리에서 타격함으로써 이란이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게 하는 방안을 찾을 가능성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정치적 목적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중의 하나가 이스라엘에서의 가자지대 작전을 차질없이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현재 가자지대 상황은 거의 괴멸적이다. 아마도 역사는 가자지대에서 행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최악의 비인도적 행위로 기록할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완전한 존립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가자지대에서 인종청소를 불가피하다고 여기고 있으며, 여기에 최대의 방해세력은 이란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의 손을 묶어 놓기 위해서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가하려고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렇다면 미국의 군사행동은 고강도가 아닌 상당히 지속적인 저강도의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높다.
군사행동은 전적으로 어떤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당연히 베네주엘라에서의 군사작전 양상과 이란에서의 군사작전 양상은 달라질수박에 없다. 이란에서 어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가를 파악해보면 군사작전의 양상도 비교적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미국이 추구하는 전쟁의 목적을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고강도보다는 저강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공세를 취함으로써 가장 효과적으로 방어를 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