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19 이란전쟁 19일차, 다시 되짚어 보는 전쟁의 원인, 이스라엘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그리고 한국의 입장에 대해
하루사이에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 전쟁에서 미국의 국제정치적 위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의 항모 링컨호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귀항하고 있다. 링컨과 포드 항모 둘다 더 이상 걸프지역에서 작전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을때부터 항모의 시대는 끝났다고 언급한바 있다. 항모가 퇴물이된 것은 한반도에서 이미 징조가 드러났다. 조선의 강경한 발언이후 미국 항모는 동해안으로 들어오지 못했고 겨우 제주도 남방에서나 훈련을 하곤 했던 것이다.
미국항모가 전장에서 이탈하는 것은 군사력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정치심리적 문제다. 미국은 더 이상 항모를 가지고 다른 나라를 위협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제 미국은 무엇으로 힘의 우위를 시현할 것인가가 문제가 될 것이다. 미국처럼 도덕적 권위를 상실하고 힘으로 국제정치를 좌지우지하려는 국가에게 항모가 더 이상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정유시설을 폭격하자, 이란은 즉각 카타르 가스전과 저장고를 폭격했다. 이란이 바뀐 것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방식이다. 이제까지 그런 대응방식은 이스라엘의 전유물이었는데, 이란은 이스라엘과 같은 방식의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전쟁이 발발한 이유가 이스라엘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전쟁을 그런식으로 보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희화하 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이번 전쟁의 본질을 분명하게 되짚어 볼필요가 있다. 트럼프가 이번에 이란을 공격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이란 석유과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이다.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직접적인 위기는 공공채무의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국은 결국 패권을 상실하고 붕괴한다. 오늘 현재 미국의 공공채무는 39조 달러를 넘었다. 미국은 이란과 같은 엄청난 부존자원을 가지고 있는 국가를 완전하게 수탈하지 않으면 체제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 그런 이유로 이번 전쟁은 트럼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금융자본 전체의 사활이 달린 문제라고 하겠다. 문제는 너무 급하게 서두르다 보니 전쟁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중국 패권도전을 차단하기 위한 지정학적 게임이다. 지금과 같이 중국을 결정적으로 견제하지 못하면 미국은 패권을 상실한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중국과 전쟁을 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과 전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패배가 뻔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에너지 수급을 방해하고 이란을 약화시켜 중국의 일대일로와 같은 팽창을 차단하기위해 전쟁을 시도한 것이다.
셋째는 트럼프의 엡스타인 파일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쟁을 택한 것이다. 전쟁의 동기와 원인중에서 예상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정치지도자의 개인적인 성향문제다. 트럼프의 엡스타인 파일은 심각하다. 미국인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 이 문제를 가장 잘 지적하고 있는 것이 이란이기도 하다. 이란이 이번 전쟁을 엡스타인 전쟁이라고 지칭하기도 하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하겠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서아시아를 장악하기 위한 일종의 항모와 같은 역할을 한다. 서아시아의 에너지를 통제하고 장악하는 것은 미국의 패권유지에 결정적이다. 이스라엘이 트럼프를 협박해서 전쟁이 일어났다는 것은 이번 전쟁의 본질을 희석해버린다. 물론 이스라엘의 네타냐후가 처한 개인적 문제도 이번 전쟁의 발발에 중요한 원인일 수 있다. 네타냐후도 전쟁이 일어나야 자신의 비리로 인한 사법처리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이해관계가 서로 들어맞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이란은 매우 전략적으로 움직인다. 한국이 군함을 파견하면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한국과 같은 국가가 미국의 편에 섰을때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한 시범케이스로 삼으려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본이나 한국은 동일한 입장일 것이다. 일본은 피해를 이유로 평화헌법을 수정하려 할 것이고, 한국은 이재명 정권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지를 확보하려고 할 것이다.
한국은 군함을 파견하면 비우호국이 된다. 그렇게 되면 걸프지역에서 석유를 가져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의 석유회사들은 러시아에서 원유를 가져오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은 군함을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군함을 보내서 이란으로부터 비우호국으로 지정받는 것보다 미국과 척을 지지 않는 것이 한국 기득권층의 이해관계에 더 부합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득권들은 군함을 보내서 이란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피해를 입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댓가라고 생각할 것이다. 미국은 한국이 걸프지역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하지 못하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수입하는 것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으면 트럼프는 전쟁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정당성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지금 한국의 안보실은 미국과 러시아 원유수입문제를 타진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 전쟁으로 걸프지역의 원유생산 능력은 상당할 정도로 감소할 것이다. 이미 서로 원유와 가스선 파괴에 들어갔다. 이런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이란의 전쟁수행능력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것인지, 아니면 걸프지역 국가의 존립기반을 허물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시간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결국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을 얼마나 지원해 줄 것인가 하는 문제가 향후 이란의 전쟁수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원유생산의 감소와 이로 인한 걸프국가들의 경제적 문제가 어떤 변화를 초래할 것인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걸프국가들은 다시 과거와 같은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이란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걸프국가들은 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기가 어렵단는 것이 다르다. 어떤 방식으로 전쟁이 종결될지는 미루어 짐작하기 어렵다. 그러나 걸프지역 국가들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