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27 이란전쟁 27일차 전황, 전쟁의 확대와 러시아의 지정학적 대역습
불과 4-5일이면 끝날 것이라던 전쟁이 27일차에 접어 들었다. 전쟁은 트럼프의 말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전장의 상황은 이란의 승리로 굳어지고 있고, 국제정치적 상황도 바뀌고 있다. 이번 이란전쟁을 계기로 러시아는 최근 들어 미국에 대한 지정학적 대역습을 시도하는 것을 보인다.
먼저 전장은 여전히 이란이 압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란의 미사일 재고가 다 떨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란은 여전히 지속적으로 일정한 양의 미사일을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레이트 등 걸프국가를 대상으로 타격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보다 아랍에미레이트에 더 많은 미사일을 타격했다는 보도도 있다.
이란내부에서 전쟁을 통해 이란이 아랍에미레이트를 점령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필자는 이란이 아랍에미레이트를 강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전쟁이 끝날 때쯤 강화협상이 시작되면 이란이 바레인과 아랍에미레이트를 달라고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하게 통제하려면 꼭 필요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현상변경을 가장 유력하게 예상할 수 있는 지점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지속적으로 타격하고 있다. 점점 더 이스라엘은 속수무책이 되어가고 있다. 이란의 미사일 타격에 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레바논 남부지역에서의 지상전도 별로 진척이 없다.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레바논 남부를 확보하고 헤즈볼라의 근거지를 제거하고 완충지역을 확보하려고 한 것 같은데 그런 구상이 현실화되지 어려운 상황이다. 공군력과 해군력은 무기와 장비의 대결이지만, 지상전은 각개병사 그리고 지휘관 지휘자의 의지의 싸움이다. 무기와 장비보다 강력한 전투의지가 더 큰 역할을 한다. 지상전에서 이스라엘 군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전투현장에서 전투원의 의지와 의지의 싸움에서 헤즈볼라에게 밀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그렇지 않으면 무기와 장비가 현격하게 열세인 헤즈볼라의 강력한 저항을 설명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이스라엘군의 피해는 점점 더 늘어난다. 아무리 많고 좋은 무기와 장비로 장비하고 있어도 공격작전은 방자보다 훨씬 많은 피해를 강요한다. 언론보도가 통제되어 있어서 레바논 지역의 이스라엘군 피해상황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지금처럼 교착상태에 빠져 있으면 이스라엘군의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다.
이란은 차후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지원을 확보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의 샤헤드 드론을 지원을 받아 개선해서 만들었던 게란 드론을 이란에 제공한다고 한다. 이란은 자체적으로도 상당한 분량의 드론을 제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러시아에서 드론을 직접 보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드론 이외에도 상당한 무기를 제공받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가능할 것이다.
이란이 트럼프의 휴전제안을 일축하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것은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중국은 어떤 지원을 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이 이란에 미사일을 제공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많은 분석가들이 이란의 내부권력상황, 그리고 식량상황을 들어서 이란이 더이상 전쟁을 지속하기 어려우니 미국의 요구에 따라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전쟁이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된 이해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고 하겠다. 이란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국민들의 상당수가 굶어 죽어도 전쟁을 계속한다. 그리고 인간은 참으로 이상한 존재라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 처하면 굶어 죽어도 전쟁을 계속하려고 한다. 그래서 전쟁에서 승리하는 국가는 항상 부국이 아니었다. 결국 인간의지의 총합이 전쟁 승리의 관건인 것이다.
트럼프가 이란의 발전소에 대한 타격을 또 연기했지만 상황은 협상보다는 더 강력하고 본격적인 군사적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이란은 이기회에 확실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려고 하고 있으며, 미국은 그대로 물러설 수 없으니 뭔가는 해야 한다. 미국은 여기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다.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계속할수도 없고 여기에서 물러설수도 없다. 이란과 중국 러시아는 미국이 처한 이런 막다른 골목을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란과 중국 러시아는 지금과 같은 상황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 당연히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을 지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러시아는 미국을 상대로 전지구적 차원에서 지정학적 대역습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며칠전부터 러시아의 행동이 예사롭지 않다. 러시아는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핵을 사용할 경우, 핵으로 두배이상 보복할 것이라고 엄중하게 경고했다. 과거 2차세계대전 이후 영국이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를 강점하려고 했을 때, 소련의 후르시쵸프는 영국에 핵폭탄을 투하할 것이라고 경고한적이 있었다. 지금 푸틴의 경고는 과거 후르시쵸프의 영국에 대한 경고를 떠올리게 한다.
러시아는 동북아지역에서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경고했다. 일본의 공세적 행동을 경고하는 한편, 한국의 미국과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경고했다. 러시아의 이런 행동은 과거와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가 동북아지역의 안보질서에도 관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이는 소련 붕괴이후 계속 후퇴했었던 러시아가 다시 지정학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사표명으로 읽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동해과 일본의 동쪽 지역로 러시아의 강력한 군사적 압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미국과 군사동맹을 유지하려면 그동안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더욱 강력한 위협과 상대해야 할지도 모른다. 러시아는 우리가 상대할 수 있는 군사적 위협이 아니다.
러시아가 이런 방향전환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미국이 이란전쟁에서 상당기간 빠져 나오기 어렵다는 계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이 전쟁을 계속하지 않으면 이란이 전쟁을 더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미 레바논 남부에서 통제를 당하고 있다. 이라크는 미군이 더 이상 주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선은 더욱 확대되고 군사적 충돌의 양상은 더욱 격렬해지고 충돌의 규모도 더 커져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