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10 이란전쟁 41일차, 트럼프와 미국금융자본간 입장의 분기점과 현대 자본주의 체제의 퇴행적 측면에 대해steemCreated with Sketch.

11일부터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란간 협상이 시작된다. 이번 협상이 종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군사적으로 완전하게 승부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쟁은 나의 의지를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이번 협상이 종전으로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아직 어느 누구도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지를 강요할만큼의 전쟁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협상이 가능했던 것은 트럼프가 이란이 제시한 10개항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쟁은 이란이 미국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하겠다. 이란의 의지가 미국의 의지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의 요구를 수용하고나서 입장을 번복했다. 트럼프는 레바논도 휴전조건에 포함된다고 했다. 그러나 나중에 번복했다. 더 이상한 것은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가 이란이 제시한 휴전조항 10개항을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했다고 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이란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여 종전협상을 하기로 해놓고 채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이를 번복한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이스라엘이 트럼프와 이라의 합의를 무시하고 레바논과 이란을 폭격한 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해야 할까? 네타냐후가 트럼프의 합의를 무시하고 레바논과 이란을 폭격한 것은 어떤 힘이 작용했기 때문일까?

이런 현상을 보고 이스라엘이 미국의 결정을 원래부터 비토할 수 있다고 해석해서는 안된다. 두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이란과 협상을 위한 일종의 사전 여건조성차원의 행동이며, 둘째는 트럼프보다 더 강력한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요인이 더 지배적으로 작동하는지는 시간이 가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이란과의 협상은 트럼프가 더 절실하게 요구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내 여론의 악화로 인해 이란과의 전쟁에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보고 이란의 요구사항을 상당부분 수용하는 협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란을 군사적으로 굴복시킬 수도 없고 오히려 피해만 늘어가는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요구까지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협상을 통한 전쟁종결을 시도하는 것은 트럼프에게 매우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트럼프의 전쟁중단 결정을 거부하는 힘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스라엘의 레바논에 대한 무차별 민간인 공습, 그리고 이란에 대한 폭격에는 트럼프보다 더 강력한 힘이 작동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트럼프보다 더 강력한 힘이란 미국의 금융자본을 의미한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가장 강력한 힘은 자본이다. 미국을 지배하는 자본이 트럼프의 정치적 결정을 무시하고 이란과 계속해서 전쟁을 수행하고 중국에 대한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고 결정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지금의 이런 이상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이스라엘의 이란과 레바논에 대한 공격 그리고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가 이란의 10개 요구사항을 쓰레기에 버렸다고 하는 것은 미국의 자본이 트럼프의 합의를 무위로 돌리고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보고있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의 자본에게 트럼프의 입장같은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해석은 현재 전개되고 있는 전쟁이 전세계적 패권의 향배를 결정하는 세계대전으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있다. 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제3차세계대전의 시작이라고 언급한바 있다. 이란 전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연속선상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패권국으로서의 미국은 그저 강대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세계적 규모의 금융자본이 생존할 수 있는 공간이자 영역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미국이 패권을 상실한다는 것은 미국에서 존속할 수 있던 세계적 규모의 금융자본이 더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조건을 상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쟁의 시작은 즉흥적이었는지 모르겠으나, 이란전쟁은 미국 금융자본의 생존을 위협하는 결정적인 국면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이란 전쟁이 전세계적인 패권전쟁의 성격을 지니게 된것은 이란이 추구하는 전쟁목적 때문이다.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걸프지역에서 미군기지를 철수하고 페트로 달러를 중단하는 것을 전쟁목적으로 삼았다. 이란이 제기한 10개 항목중에서 핵심은 미군기지의 철수와 위완화로 석유를 매입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이두가지의 부수적인 내용들이다.

그리고 이 두가지는 이란이 미국의 금융자본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자본주의에서 패권은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그리고 미국으로 넘어왔다. 패권의 전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세계적 규모의 금융자본이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그리고 이어서 미국으로 넘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세계적 규모의 영향력을 상실하면 곧바로 미국을 근거지로 하고 있는 금융자본이 활동무대를 상실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필자는 지금 트럼프의 정치적 입장과 미국 금융자본의 입장이 서로 분기되는 지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트럼프에게 서아시아는 미국의 지역문제에 불과하지만, 미국의 금융자본에게 서아시아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핵심적 이해인 것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협상을 시작했지만 이미 주도권을 상실했다고 하겠다.

필자는 서아시아에서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단순하게 핵문제에 그치지 않고 결국은 현재의 세계체제를 규정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존속여부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것은 이란이 미국 금융자본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바로 핵심이익인 페트로 달러의 붕괴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페트로 달러가 가능하려면 미국이 에너지 시장을 사실상 지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란은 서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금융자본의 핵심이익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은 그냥 협상과 합의로 대충 정리되기는 어렵다. 결국 이번 전쟁은 전형적인 결투라는 속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란이 망하거나 미국이 망하거나 둘중에 하나가 결정되어야 이번 전쟁은 비로소 종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란이 승리하면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가 바뀔 수도 있다. 적어도 신자유주의는 완전하게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다. 현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체제가 등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없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과거에 경험했던 사회주의와 같은 모습은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자본주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그 문제점이 극복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필자는 중국과 러시아의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이점은 이미 오래전부터 언급한바 있다. 역사는 생존한 국가의 체제가 살아남는 법이다.

역사는 승자의 논리와 이론을 따라간다. 최근 전개되고 있는 미국대 중국 및 이란 그리고 러시아의 대결에서 보여지는 특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서구에 대항하고 있는 국가들은 모두 자본보다는 정치가 사회보다는 국가가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이번에 이란이 이긴다면 세계는 중국과 이란과 같이 자본보다는 정치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체제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이 패배한다면 그것은 전세계 금융자본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본이 자신의 숙주인 국가를 제대로 관리하고 운영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대의 금융자본은 십수세기 이상 성공적으로 생존했던 베네치아의 자본보다 훨씬 더 체제관리 능력이 부족했다. 현대의 금융자본은 베네치아 자본보다 피렌체의 자본보다 훨씬 더 현명하지 못했다.

필자는 미국의 실패는 미국혁명과 프랑스 혁명이후 형성된 부르주아 근대국가체제의 실패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베네치아의 자본주의 체제는 나폴레옹의 정복으로 종식되었다. 그러나 그동안 베네치아 자본주의의 작동방식은 오늘날의 자본주의 국가보다 훨씬 더 잘 작동했다.

역사란 과연 진보하는지, 아니면 진보와 퇴보의 사이에서 시계추와 같이 왔가 갔다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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