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9 이란전쟁 40일차, 협상의 배후로 중국의 역할에 대해, 과연 협상이 이란과 중국에 유리할까?
트럼프가 이란 요구사항 10개항을 바탕으로 논의하는 조건으로 이루어진 2주간의 휴전은 채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실상 깨졌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은 휴전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면서 공격을 계속했고, 이란의 산업시설에 대한 폭격도 이루어졌다. 이란은 즉각 사우디와 UAE 및 쿠웨이트를 타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즉각 봉쇄했다. 트럼프는 처음에 레바논도 휴전에 포함된다고 했다가 다시 휴전 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란은 강력하게 대응하면서도 일단 휴전협상 자체를 무산시키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휴전협상 하루만에 서로 치고 받는 것은 아마도 기싸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란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를 한번 찔러 보는 것이고, 이를 통해서 협상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 전략을 구체화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에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타격하고 이란의 산업시설을 타격하는 것을 이스라엘이 미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읽는다면 그것은 심각한 국제정치현상에 대한 오독이다. 이스라엘의 이런 행동은 미국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보면 된다. 미국은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통해 이란에 대한 협상력을 높여가려고 하는 것에 불과하다.
필자는 이번 이란과 미국의 협상에 관련 국가의 입장도 상당부분 작동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이란 전쟁에 가장 많은 역할을 한 것은 아무래도 중국이 아닌가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협상은 중국이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보인다. 특히 중재국인 파키스탄은 미국의 영향력도 상당하지만 중국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 필자는 파키스탄이 중재역할을 한 것은 중국의 입김이 작동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있다.
어떤 과정이든 이번 휴전과 협상은 이란으로서는 그리 유리하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것은 이번 이란 전쟁은 단순하게 미국과 이란간의 군사적 충돌이 아니라 서아시아전체 그리고 전세계적인 규모에서의 국제정치질서가 재편되는 계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성격의 전쟁은 협상과 타협을 통해서 결과가 정해지지 않는다. 결국은 전쟁과 군사적 충돌의 결과에 따라 그 결과가 좌우되는 경우가 더 많다. 결투를 하는데 타협과 협상이 무슨 말인가? 타협과 협상은 군사적 충돌의 결과가 정해진다음의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협상과 타협은 본질적으로 이번 전쟁의 종결이 될 수 없고, 오히려 전쟁과 군사적 충돌의 연장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이번 협상에 중국의 제안이 작동했다면, 그것은 중국이 여전히 국제정치적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국제정치적 관계는 서양과 동양의 관점이 매우 다르다. 지금은 서양적 관점이 지배하는 세계이다. 힘의 확고한 우위를 장악하지 않으면 협상도 무의미하다.
이란 전쟁은 이미 이란이 이기고 있었다. 이란이 이기고 있었다는 것은 전장의 현상뿐만 아니라 미국내의 정치적 역학관계가 변화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트럼프가 만일 이번에 파키스탄의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았다면, 그는 이번주에 탄핵의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이란은 추가적인 희생없이 서아시아에서 확고한 우위를 장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란의 입장에서는 바로 결정적인 시점에 꼬리를 내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행동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전쟁에서 협상은 매우 간단하다. 소위 “예스까? 노까?”이다. 내가 제안한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겠느냐 안하겠느냐일 뿐이다. 협상이 길게 끌면 현상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란의 입장에서는 이번 전쟁으로 미국을 서아시아에서 구축하는 확실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전쟁에서 패배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이란은 엄청난 희생을 치르면서도 현상을 그대로 유지하고 인정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이런 협상을 가능하게 한 것이 중국이라면, 중국은 전략적 한계를 노정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중국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란은 중국의 요구와 제안을 무시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그러나 중국의 국제정치적 미흡함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목줄을 죄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결정적인 전투의 국면을 협상으로 바꾸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한다.
협상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 이란이 정상적이라면 협상을 더 이상 지속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협상이 계속되면 그 결과는 미국에게 유리하게 결론을 맺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시간이 지나면 이란은 현재의 신정체제도 위험한 결말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오랜 협상의 결과가 한국전쟁이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역사는 우연한 일이, 그리고 별것도 아닌 것 같은 일들이 그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