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1 이란전쟁 62일차. 미국의 국제연합체 구성시도와 이란전쟁의 국제화, 제3차 대전 내용에서 형식으로의 전화steemCreated with Sketch.

요즘과 같은 때는 하루하루 국제정치적 변화가 발생한다. 당연한 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최근의 국제정세를 보면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보고 있다. 국제정치적 변화는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작동하고, 그로 인해 역사진행 방향의 물꼬가 바뀌어 간다. 시대를 움직여나가는 것은 그 시대를 주도하는 세력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정치질서에서 작용은 미국에 의해 작동하고, 반작용은 미국이외의 국가에 의해 이루어진다. 반작용은 소위 미국의 동맹국과 미국의 적대적 상대국가 양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 같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미국과 적대적인 위치에 있는 국가들의 반작용의 방식과 범위는 통상의 예상과 별로 다르지 않다. 여기에서 문제는 미국과 대칭적 위치에 있는 국가들의 입장을 평가하고 판단함에 있어서 냉철한 현실적 판단에 바탕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오류다. 그런 오류는 미국과 미국의 편에 선 국가의 지식인과 언론들이 범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오류는 상당부분 고의적인 경우가 많다. 자국의 대중들에게 제대로된 상황판단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경향은 한국의 경우에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한국 역시 자본의 힘이 강력하지만, 여전히 대중의 정치적 지향이 국가운영에 미치는 영향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비록 타락했지만, 그런 점에서 여전히 한국 대중의 잠재력은 미국이나 여타 서구 국가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문제는 그들이 언제 각성을 하는가인데, 언론과 소위 매판적 지식인들은 대중의 각성을 방해하고 오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정치 질서의 변화를 관찰함에 있어서 현재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중 미국의 소위 동맹국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하는 점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미국의 동맹국이 자국의 대외정책을 자주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서구를 위시하여 미국의 영향을 받고 있는 국가들은 순전히 자국의 이익을 위한 대외정책을 수행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미국이 자신들의 동맹국을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중측적이고 복합적으로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제국을 운영하는 방식은 과거 19세기적인 제국주의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치밀하다. 과거의 제국주의가 군대의 힘으로 점령하는 형태를 띠었다면, 현재 미국의 제국은 거의 모든 방식을 동원하여 동맹국을 장악하고 통제한다. 그런 고로 미국이 동맹국이라고 부르는 국가들은 제국주의 시대의 관점에서 보자면 식민지 국가나 별로 다름없는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식민지 국가들이 미국의 통치방식에 안주했던 이유는 대내외 정책에 대한 자주적 권리를 포기하는 대신 일정정도의 경제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구도는 전적으로 냉전적 국제질서로 인한 여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현재의 국제정치질서를 미국 단극체제라고 지칭하고 있지만, 그 현상의 기원은 여전히 냉전에 바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현재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국제정치적 변화는 냉전체제가 파괴된 이후 남아있던 여파가 이제야 그 마지막을 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간밤에 올라온 뉴스중에서 필자가 가장 주목한 내용은 미국이 호르무즈 통항재개를 위한 국제연합체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얼마전에 영국과 프랑스가 이와 같은 움직임을 보인적이 있다. 한국은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동안 영국과 프랑스는 자신들의 움직임이 마치 미국과는 전혀 관련없는 독자적인 행보인 것처럼 말했지만, 이번에 트럼프가 발표를 함으로써 이 구상이 미국에 의한 것임이 드러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가 마치 독자적인 행동을 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여전히 미국의 영향력하에 놓여 있는 식민지 상태의 국가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유럽에서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의 후원과 보호가 없으면 존속하기 쉽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프랑스는 사헬 3국의 독립으로 아프리카로부터의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상실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는 말리에 대한 군사개입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러시아의 아프리카 군단이 대항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는 사헬국가들을 장악하지 못하면 앞으로 지금과 같은 풍요는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프랑스는 아프리카 개입에서 그들의 절실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호르무즈 통항재개를 위한 국제연합체를 구성한다는 말은 이란전쟁을 본격적인 국제전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미국이 이란에서 그냥 물러날 수 없을 것이라고 여러번 언급한바 있다. 이란에서 물러나는 것은 전세계적인 패권붕괴의 도미노 현상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이 선택한 방식은 분쟁의 확대와 국제화로 드러나고 있는 듯 하다.

앞으로 이란전쟁의 국제화는 내용적인 제3차 세계대전을 형식적인 제3차 세계대전으로 전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이런 시도를 미국의 동맹국 중 그 어떤 국가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미국의 동맹국이 참가한다고 해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현재의 군사상황을 되돌리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해군함정들이 이란의 저항의지를 꺽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결국 미국의 동맹국들은 소잡는데 따라가는 것처럼 어정쩡한 모습으로 마지못해 참가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움직임들이 미국의 상대국가들이 서로 공식적으로 결집하게 하는 계기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의 대미국 군사작전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상태이다. 미국이 국제적인 연합체를 구성하면, 중국과 러시아도 점점 더 공식적인 이란지원의 양상을 띨 것이다. 여기에 조선의 참가도 충분하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미국이 이란의 저항의지를 군사적으로 꺽으려면, 지상작전을 통해 이란을 점령하는수밖에 없다. 이란을 지상작전으로 점령하려면, 한국전쟁보다 10배이상의 희생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미국은 그런 희생을 감당할 수 없다.

미국이 이란에 묶이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국제정치적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재개편의 기회는 점점 더 멀리 날아간다. 미국도 그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이 이런 최악의 판단을 하는 이유의 근본적 배경에는 미국 금융자본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이런 어리석은 방향으로 나가는 것은 미국 금융자본이 우리가 모르는 심각한 문제에 빠져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필자는 지금 미국이 빨리 손절하고 새롭게 재편성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금융자본의 입장에서는 필자의 이런 주장을 한가한 소리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현시간부로 미국의 공공채무가 39조 1850만 달러로 올라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