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13 이란전쟁 74일차, 미국 패배의 원인과 군사혁신의 실패, 그리고 영향
트럼프의 발언과 달리 이란전쟁은 교착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미중정상회담에서도 이런 상황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오늘 걸프지역의 분위기는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이런 저런 변화를 모색하는 것 같던 UAE와 카타드 등이 이란에 대한 압박에 동참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도 기존의 태도보다 공세적인 방향으로 이동한 것 같다. 그러나 걸프 국가들의 이런 행동은 이란의 입장을 변화시키는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아마도 미국은 이들 국가를 규합이라도 해서 이란을 압박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런 시도가 먹혀 들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하겠다.
미국이 지금과 같은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애초에 구상했던 것과 달리 군사적으로 이란을 압박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실패는 두가지다. 첫째는 군사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려 한 정치적 결정, 둘째는 변화하는 전장환경과 현대전의 양상을 반영한 미군의 군사혁신의 실패라고 하겠다.
이번 이란 전쟁에서 미군은 군사적 무능력을 그대로 드러냈고, 이의 직접적인 원인은 미군이 군사혁신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전쟁 양상의 변화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할때 이미 드러났다. 이후 전쟁수행방식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전술과 교리는 군사과학기술과 무기체계의 변화에 종속된다. 즉 전쟁의 양상을 결정하는 것은 무기체계의 변화인 것이다.
무기체계의 변화를 제일먼저 선도한 것은 미국이었다. 드론을 만들어낸 것은 미국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드론을 만들어냈지만 전장을 지배하는 요소로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 전차를 제일 먼저 만든 것이 영국이었지만, 그 전차를 작전적 활용으로 승화시킨 것은 독일이었던 것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 드론을 대량생산하여 전쟁에 대비한 국가는 이란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러시아는 이란의 샤헤드 드론을 수입하여 운했고, 지금의 게란 드론은 샤헤드 드론을 기반으로 성능을 개선한 것이다. 이란의 샤헤드 드론은 미국의 드론을 역설계해서 만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우크라이나가 초반에 러시아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해낸 것도 드론의 적절한 활용 덕분이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수년동안 전쟁양상이 완전하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변화를 군사혁신으로 연결해 미군의 질적 개혁으로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 미국이 이란전쟁에서 사실상 패배하게 된 것은, 군사혁신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데 결정적인 군사력이라고 할 수 있는 항모와 군함, 전차와 항공기의 역할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군사혁신이 절실한 상황에서 미국은 돈이 많이 들고 효용은 떨어지는 무기체계의 개발에 몰두했다. 사드와 패트리어트 미사일, 그리고 군함에 장착하는 대공무기인 SM 계열의 방공미사일은 엄청난 고가이다. 수백만불의 미사일로 1-2만 불의 드론을 요격하고 있으니 미국이 이란을 굴복시키기 어려운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미국은 이란에 공습을 가했다. 그 미사일도 매우 고가이다. 미국이 공격용이나 방공용으로 개발하고 장비한 미사일은 터무니 없이 비싸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제대로 관찰했다면, 효용성있는 드론을 많이 제작해서 타격을 했을 것이다. 미국은 전략적 용도의 미사일을 이란에 타격했다. 결국 지금 미국은 이란이 문제가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와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을때 사용해야 하는 미사일에 있어서 절대 열세의 상황에 빠져 들게 되었다. 미국이 이란에 한번만 더 군사작전을 개시하면, 중국은 대만을 군사적으로 통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만들어진다. 중국이 그냥 걸어서 대만에 들어가도 미국은 아무런 군사적 조치를 감행할 수 없는 처지가 될 것이다. 이미 양적으로 중국은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
미군이 전쟁의 양상이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사혁신을 제대로 추구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값싸고 좋은 무기보다는 비싸고 가성비 떨어지는 무기를 만들어서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밖에 할수없는 것이다. 이런 상업주의는 미국의 군사력을 결정적으로 저하시키고 말았다.
문제는 현재의 상황에서 미국의 군사적 혁신은 사실상 거의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소모한 주요 미사일을 다시 생산하기도 어렵다. 그런 미사일에 들어가는 희토류의 거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고, 중국은 군사용으로 사용하는 희토류의 수출을 중단했다. 앞으로 상당기간 미국의 군사력은 열세를 모면하기 어렵게 될 거이라는 점이다. 이는 한반도 안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금 당장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해도 미국은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중요 미사일의 생산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해도 미군이 이에 대응할 능력이 별로 없다는 말이다. 미국은 지금 본토방위도 쉽지 않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미국에게 한반도 방위를 맡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제 한반도 방위는 한국이 스스로 알아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지금이라도 당장 전작권 환수를 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만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했는데 미국이 태평양지역의 미사일과 탄약을 소모하고 나면, 미국은 거의 완전한 무방비 상태가 된다. 지금은 미국이 본토방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14일과 15일 트럼프가 중국을 방문한다. 정상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이루어질지 모르겠으나, 지금의 이란전쟁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모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필자는 결국 미국은 이란의 요구를 수용하고 최소한의 체면을 유지하는 선에서 빠져나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되기 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미국은 자신들이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선까지 오지 않으면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고, 결국 그것은 유가의 상승에 따른 미국 경제상황과 직결될 것이다. 미국은 인플레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국내경제 상황은 매우 좋은 편이다. 미국의 이런 경기가 오히려 미국이 물러설 수 있는 시기를 연기시켜 패권적 지위를 결정적으로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