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82.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 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이윽고 낚싯대가 푸른 하늘에 원을 그리며 차올라갔다. 잉어 한 마리가 곤두선 채 뛰고 있었다. 은빛 비늘이 예리한 칼날같이 희번덕인다.
풍요한 대지, 삼엄하고 삭막한 대지, 대지의 그 양면 생리는 농민의 생리요, 농민은 대지의 산물이다. 좀 더 날이 가물면 농민들이 눈빛은 달라질 것이다.
푸른 기가 도는 월선의 눈엔 절망, 비애, 원망, 그 어느 것으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이 흔들리고 있었다ㅑ. 얇사하고 연한 입술이 파르르 떨고 있었다.
-토지 제3편 종말과 발아(發芽) 21장, 바닥 모를 늪 중에서-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Wow, @jjy, this post is a beautifully crafted reflection on Park Kyung-ri's "Toji"! Your description of the novel's sweeping scope and the characters' struggles truly resonated with me. The analogy to the Three Kingdoms is intriguing – "Toji" as a key to unlocking life's potential!
And those excerpts you've chosen? Absolutely stunning. The imagery of the carp leaping, the duality of the land, and the emotion in Wolseon's eyes – pure poetry. It's posts like these that remind me of the power of literature and the beauty of the Korean language.
I'm inspired to revisit "Toji" myself! Has anyone else here read this epic novel? What were your favorite passages or characters? Let's discu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