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우리는 그렇게 살아간다
눈에 보이는 것만 전부라고
보이지 않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산다
사랑도 사랑인줄 모르고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 속에 억누른 사랑이
넘치는 줄은 모르고 산다
눈앞에 있는 것들을 향해 달려가느라
마음을 들여다 보지 못한 채
보고 싶은 사람을 닮아간다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그리다
그 사람의 얼굴이 되어간다
그 사람의 말씨가 되고
몸짓이 되어 살아간다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신현림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나무를 보면 나무를 닮고
모두 자신이 바라보는 걸 닮아간다
멀어져서 아득하고 아름다운 너는
흰 셔츠처럼 펄럭이지
바람에 펄럭이는 것들을 보면
가슴이 아파서
내 눈 속의 새들이 아우성친다
너도 나를 그리워할까
분홍빛 부드러운 네 손이 다가와
돌려가는 추억의 영사기
이토록 함께 보낸 시간이 많았구나
사라진 시간 사라진 사람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해를 보면 해를 닮고
너를 보면 쓸쓸한 바다를 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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