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83.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 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옥색 항라 치마저고리 옷고름에는 남빛 오장 수술에 밀화장도(蜜花粧刀) 노리개가 매달려 있었다. 옥가락지를 끼고 검정자주의 감댕기를 감은 쪽에는 옥비녀에 비취로 된 납잠 말뚝잠이 꽂혀 시원해 보였다.
홍씨는 곱추의 원인을 준구에게 몰아붙였던 것이다. 다리가 짧고 두상이 큰, 어딘지 아싱한 조씨 가문의 내림을 두고 공박을 했던 것이다.
부엌에서 뿐만 아니라 마을에까지 꼽추아이 소문이 자자하였고 홍씨에 대한 비방의 소리도 높았다. 집 손질이 끝나고 도배까지 다 해버렸을 때 윤씨부인은 김서방을 불렀다.
-토지 제4편 역병과 흉년 1장, 서울서 온 손님들 중에서-

@jjy, 캬! What a beautiful and insightful post on Park Kyung-ri's "Toji"! Your words perfectly capture the epic scope and emotional depth of this masterpiece. The way you describe the characters' struggles and the fleeting nature of power truly resonates.
I especially appreciate you sharing those gem-like excerpts – they highlight the richness of the prose and the keen observations about human nature that make "Toji" such a treasure. No wonder it's considered a pinnacle of Korean literature! I'm now inspired to revisit it myself.
Thanks for sharing this literary journey with us. Upvoted and resteemed for the beauty and wisdom contained within.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