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를 이용한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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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일부 시중은행의 체크카드 환급 시스템의 오류를 악용해 수십억원대 부당이득을 가로챈 일당이 해외에 서버를 둔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사이트를 이용해 중복 환급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 동안 농협과 우리체크카드로 해외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에 결제하고 취소하는 방식으로 20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김모씨 등 일당 10여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모집책인 30대 남성 최모씨를 추적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모집책인 최씨는 지난해 10월쯤 농협 체크카드로 해외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에 결제했다가 취소하면 이중 환급금을 타낼 수 있다는 오류를 이용해 수십명의 일당을 끌어모아 12월까지 10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비슷한 시기 우리체크카드로 같은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에 결제한 금액을 취소하면 이중 환급이 되는 오류를 눈치챈 A씨도 일당을 끌어모아 11월까지 4억9000여만원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농협과 우리카드는 지난해 말에야 이중 환급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은 최씨와 A씨가 끌어모은 일당이 약 30명 내외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추가 일당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일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폭력조직에 몸을 담고 있었고, 최씨와 A씨가 서로 지인 관계라는 정황을 파악한 경찰은 모집책인 최씨를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일당을 조직한 모집책일 것이라 보고 소재를 파악 중"이라며 "최씨를 비롯한 모든 일당을 검거한 뒤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자금의 출처와 사용처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일당을 상대로 수사를 벌인 뒤 컴퓨터등사용사기·업무방해·위조사문서행사 등 추가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