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에서 인문소양(liberal arts, 철학)은 왜 필수적인가?

in #kr6 years ago (edited)

삶의 문제가 생각을 통해 다 해결되지도 않고 다 해결될 수도 없지만 생각은 분명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다. 생각의 학문 그것이 곧 철학일진대, 한국에서는 중등 교육의 장에서 철학을 학습할 수가 없고, 나아가 대학에서도 배울 기회가 좀처럼 많지 않다. 더구나 실용성, 그 중에서도 특히 경제적인 실용성만을 추구하는 오늘의 사회 분위기에서 철학이라면 왠지 구닥다리 물건 취급 받기 십상이다. 돈 되는 것이 아니면 백안시하는 풍조 자체야말로 철학의 부재를 반증한다. 그러나 철학 또는 인문학을 비실용적이라고 판정하는 것은 틀렸다. 철학은 전체적으로 볼 때 삶의 실용성을 추구하는 행위이며, 구체적인 삶에서도 상당히 유용할 수 있다.

철학은 도덕도 국민윤리도 아니다. 도덕이나 국민윤리가 삶의 방향을 잡아 주고 이끌어 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허나 그것들은 아직 외부에서 강요된 규율에 불과하다. 스스로 검토하고 걸러내어 받아들인 것이 아닌 이상 그 어떤 규칙도 보류할 권리가 있다. 그 권리의 실천이 바로 철학이다. 철학은 삶을 노예로 만들려는 모든 힘에 대항해서 싸우는 생각의 실천이다. 생각이란 호흡과 비슷한 활동이다. 우리가 숨 쉬지 않고는 한 순간도 살 수 없듯이 생각함이 없이는 한 순간도 살 수 없다. 많은 경우 설사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확실히 그것은 진실이다. 철학은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우리가 생각을 하는 모든 순간과 관련을 맺는다.

삶의 조건이 변하고 있으니 이제 철학은 별 소용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철학은 특수한 영역에 제한된 학문 또는 활동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 자체와 동의어인 생각 활동과 관련된 학문이다. 실패한 연애, 친구와의 다툼, 사업의 어려움, 성적 저하, 부모의 죽음, 현실의 불만 등 우리의 삶은 생각을 동반한다. 우리는 느끼고 따지고 결심한다. 이 모든 것이 다 생각 활동이다. 당연히 철학은 이 모든 것들과 관계한다.

생각은 활동이고, 그것은 달리기나 던지기 또는 계산하기나 먹고 싸기 또는 연애나 다투기 같은 몸의 활동이다. 물론 생각의 독자성이 있기는 하다. 이 독자성은 따로 충분히 다룰 만한 생각거리이다. 그렇다고 생각을 보잘것없는 것으로 만드는 것은 가장 나쁘다. 생각을 무슨 그림자나 허깨비 취급하고, 행동의 준비 단계나 도구 정도로만 여기는 경우도 많다. 나는 이 오래된 편견을 불식시키고 싶다. 생각은 정말 위대한 실천 활동이다. 생각은 자신과 세계를 바꾸는 힘일 뿐 아니라 나아가 자신과 세계를 아름답게 만드는 힘이다.

인간을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생각하는 힘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다. 생각은 훈련을 통해 충분히 성숙해야 하고, 무지에서 오는 순진함은 찬양되어서는 안 된다. 생각과 앎은 기쁜 것이다. 그러나 그 기쁨은 만들어내야만 존재한다. 이러한 실천이 철학의 깊은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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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인문학에 대해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피리 바스티유 광장 근처, 파리 최초의 철학카페 Café des phares (등대카페)에 암다운 님을 초청해서 강연듣고 싶습니다.

말씀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스팀잇 8일차 뉴비입니다. 좋은글 잘 읽고 팔로우하고 갑니다!ㅎㅎ


AI도 철학을 대입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진짜 궁금하다 ㅋㅋ

생각을 깊이하는 것이 필요없어지는 현대일수록 철학은 더욱 소중합니다

개발자에게도 철학은 중요해.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설계, 개발의 방향이 달라지고 결과도 달라져. 그게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개발자는 가짜 개발자이거나 누가 만들어준 틀 안에서만 움직이는 개발자라고 생각해.

옳으신말씀입니다

생각하는 힘은 길러지는 것이라는 말씀에 적극 공감합니다.

마침 어제 우리 학교 입학설명회가 있었는데 어느 학부모가 "인문학 중점 독립학교라면 자연계 과목는 안 가르치시나요?"라고 질문하더라는...^^;; 생각의 근육이 튼튼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선생님의 역할이라 믿는 1인, 100퍼 동의의 의미로 미력한 풀봇 남기고 감~^^

인문학,철학에 대해서 짧은게 내 탓만이 아니였구나!..

인풋이 많아야 생각도 많아지고 아웃풋이 훌륭해지지!!

철학이란 말을 사용치 않다러도 고민하구 생각하구,,그런제 요즘시대엔 중요한듯...아름형~ 철학강의를 쉽게 쉽게 전파해주삼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