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mp of the day - 20220410


Dump of the day

이래저래 자꾸 쓰기가 어렵네요.
기사 요약이라도 꾸준히 올려볼까 했는데 잘 안되는 나날입니다.


이제 불편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SPC는 어떤 그룹인가. 포켓몬빵으로 천문학적 돈벌이 중인 이 회사는 노조를 와해 공작과 임금체불을 일삼는 기업이다. 노동조합 0%를 목표 삼아 조합에 가입하면 진급, 차별 등 불이익을 줘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있다. SPC그룹의 불법경영은 5년 전부터 계속되었다. 그 당시 파리바게뜨 제빵사 및 카페 직원 5천여 명을 불법 파견했고 연장근로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전산조작까지 일삼았다.
이때 SPC삽립이 떼 먹은 연장근로수당이 110억 원. 노동자에게 떼 먹은 돈 지급하라고 했더니, 합자회사를 만들고 노조 방해 공작을 하는 등 갖은 꼼수를 부려왔다.
귀여운 포켓몬의 얼굴 뒷면에 SPC삽림에 추악한 노동탄압의 그림자가 얼비친다. 어린이들이 특히 열광하는 포켓몬빵은 노동자의 인권을 짓밟은 기업이 천연덕스럽게 내놓은 대박 상품이다.

노동조합의 투쟁으로 일터는 분명 좋아졌다. 근데 참 아이러니하다. 노동조합의 투쟁으로 노동 조건이 개선될수록 비조합원들은 하하호호 웃으며 병원을 다니는데 정작 조합원인 동료들은 더이상 못 버티겠다며 노동조합을 떠나거나 아예 병원을 떠났다. 지금도 많은 조합원들이 각자의 현장에서 온갖 압박에 가까스로 버티고 있다. 어느 순간 헷갈리더라. 내가 대단한걸 요구했나? 점심 시간에 밥 좀 먹고 일하자는 게,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게 적정량의 병상을 운영하거나 직원을 늘리라는 게, 아프면 쉬게 해달라는 게, 퇴근도 하지 못하고 일했으면 정당하게 보상해달라는 게 그렇게 대단했나? 더욱 무서운건 스스로를 의심해버리는 순간이었다. 힘들어하는 조합원을 보면 마음이 무너진다. 나의 투쟁이, 아니 내가 틀렸나…? 파리바게뜨 지회의 투쟁을 지켜보는데 나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파리바게뜨 지회 임종린 지회장에게 우리가 옳다는 말을 강하게 전하고 싶다.


천씨만 겪는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조사의 의미는 더 크다. 원인조사위원회는 천씨의 사망을 계기로 지난해 12월 부평구 보건소 직원(187명 중 141명 응답) 상대로 업무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했는데, 천씨와 마찬가지로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 중 55.2%는 ‘코로나19 이후 업무량의 증가가 크다’고 답변했는데, 특히 천씨가 속했던 상황실 근무 경험이 있는 직원들의 경우 ‘업무량 증가가 크다’고 답변한 비율이 86.9%에 달했다.
‘최근 3개월 동안 하루 평균 초과근로시간이 4시간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41%에 달했는데, 특히 상황실 근무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무려 절반가량(49.2%)이 하루에 4시간 이상 계속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상황실 직원들은 주말에도 기본 4시간 내지 8시간 초과근로를 하고 있다’는 서술의견도 나왔다.


자동차업계의 굵직한 변화도 여성 친화적이지 않았다. 연구자는 주력 자동차 모델이 전기자동차로 바뀌면서 내연기관 부서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사업장 내 전환배치를 겪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는 받지 않겠다”는 노골적인 선언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공정 자동화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나이 많은 아줌마들이라 기계설비를 다루는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자동 장비 담당 업무에서 배제되는 일도 있다고 지적했다.
성희롱은 일상이었다. 여성 노동자 ㅅ씨는 “남성들이 여성노동자들을 ‘왕가슴’‘리본’‘엉덩이’ 이렇게 별명을 지어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정말 충격받았다”며 “우리는 그걸 알면서도 뭐라고 말을 못했다”고 했다. ㅇ씨는 생리휴가를 쓸 때마다 “남자들이 ‘저 나이 많은 언니들은 생리 안 하는데 생리휴가 주면 안 된다’고 농담 식으로 말하는 것을 엄청 많이 듣는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조사한 전체 14개 사업장 가운데 9곳에서 조부모상과 외조부모상 휴가 일수·경조금에 차등을 두는 등 차별적 복지제도 문제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