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라이프) 수화를 배워보고 있다.
내가 방역 알바를 다니고 있는 학교 급식소에는 청각 장애인 언니가 하나 있다.
학교 채용 원칙이 직원의 일부를 장애인을 채용해야 하는 원칙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채용된 언니는 듣지를 못한다.
태어날 때부터 듣지 못한 것은 아니라고 해서 약간의 어눌한 소리를 내기는 하지만 전혀 일반 사람들의 말소리와는 다르므로 말로는 거의 소통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과 소통을 할 때는 항상 가지고 다니는 노트에 글씨를 써서 소통을 한다.
함께 일하는 언니들이 바쁠 때는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그 언니 때문에 힘들어 하기도 한다.
어쨌든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이 되지 않으니 쉬는 시간에는 언제나 혼자 핸드폰을 보거다 다른 사람과 영상통화를 하거나 눈을 감고 쉬고 있다.
급식소에 가끔 알바를 갈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방역알바를 가면서 매일 가게 되니까 그 언니와 소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쓸 수 있을 정도의 수화를 한번 배워 보기로 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봐볼려고 했더니, 책은 없었다.
동영상 자료만 있는데, 그건 관내에서만 시청이 가능하다고 한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열람실이 열지 않았으니 그것으로는 배울 수 없다.
그래서 유튜브를 찾아 보았다.
수화를 배울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이 몇개 있었다.
이 사람은 수화 채널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기초적인 것을 가르치고 있었다.
현재 이 사람의 진도는 다 따라갔다.
이 사람의 수화 채널은 아주 오래되었다.
그래서 다양한 주제로 수화를 가르치고 있어서 두고두고 배워볼 생각이다.
특히 노래를 수화로 올려놓아서 정말 다양한 표현을 배울 수는 있지만, 조금 어렵다.
이렇게 유튜브로 수화의 기초를 조금 배운 후, 알바를 갔을 때 그 언니에게 수화로 인사를 했다.
언니가 깜짝 놀라면서 어디서 배웠냐고 한다.
유튜브로 배웠다고 하니까 언니가 알려준 어플이 하나 있었다.
이 어플은 단어를 입력하면 그 단어를 표현하는 수화가 동영상으로 나온다.
필요한 것을 찾아서 수화로 표현할 수 있어서 아주 유용했다.
그 후로 알바를 가면 전날 배운 것 중에서 한 문장씩 언니에게 말을 걸었다.
"언니 오늘 힘들었나봐요. 얼굴이 빨개요."
"언니 오늘 밥이 아주 맛있어요. 많이 드세요."
"언니 우리 같이 가서 밥 먹어요."
등등...ㅋㅋ
그랬더니 언니가 나보고 수화를 아주 잘한다고 하면서 그날 그날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수화를 알려주었다.
내가 처음에 '언니'를 수화로 할 줄 몰라서 '너'라고 수화로 했더니, 가족 관계와 관련된 수화를 죄다 알려주었다.
확실히 직접 쓰는 언니에게 배우니 더 빠르게 익혀지는 것 같다.
다른 언니들이 나보고 열심히 배워서 앞으로 그 언니와의 통역은 나보고 하란다.ㅋㅋㅋ
이렇게 내 할일이 또하나 늘었다.^^
수화(수어)는 표정이 참 중요하답니다~ 정말 다양한 방면으로 배움을 이어가시네요~^^
혹시 파워님도 수화를 할 줄 아시는지요?
쬐금이요~ㅎ
시원시원한 하이트님 참좋은 친구 되어
주셨네요.
그 언니도 처음엔 좀 의아해하더니, 나중에는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아마도 직장 내 친구가 간절히 필요했겠죠?ㅋ
수화를 의무교육으로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다른 사람들에게 소음피해를 주지 않고도 대화가 가능하다는 장점까지..
우리와 함께 사는 장애인들을 위해 수화를 교양 정도로 가르쳐 주어도 좋을 거 같아요.
와, 대단하세요. 마음씨도 고우시고 .
찾아 배우는 열정도 존경합니다. :)
사실 수화는 어려서부터도 배우고 싶었습니다.
혹시 수화를 배우면 외국 장애인들과 대화도 가능할까?하는 의구심에 더 관심이 생겼는데...
나라마다 수화는 다르다고 하더라구요.ㅋ
ㅎㅎ 네. 나라마다 달라요. 단어를 형상화한 수화도 많기 때문에 단어 자체가 다르니 수화도 다르더라고요.
과부하 걸리십니다 ㄷㄷㄷㄷ 아이고 ㅋㅋㅋㅋ
요즘 말할 때 자꾸 한국말도 나왔다가 중국말도 나왔다가 영어도 나왔다가 수화도 했다가...
완전 엉망이네요.ㅋㅋ
이미 과부하인 듯...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