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6-지진, 안전안내문자를 들여다 보며

지진 발생, 안전 안내 문자가 오던 그 시간
나는 뭐하고 자빠졌었나, 그래 자작나무 숲 비탈 위에서 취나물, 곤드레 심고 있었어. 봄비 맞으며 초록초록 돋아나는 자작나무 잎으로 가린 희디흰 몸을 훔쳐 보면서, 캬 ~ 아름아름 닳아가며 낡아지며 망가지며 잊혀지는 날 속에서 여전히 희망이 있을 거라 착각하면서,억지로 꿰맞춘 부실한 뼈들이 삐비적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아프지 않다고 , 캬~ 바람 불고 어둡고 춥고 비 내리는 거여서 여전히 나아지지 않는 다는 걸 알면서도, 벌러덩 나자빠져 뒈질 수가 없어서 나 몰라라 할 수 없어서 촘촘한 시간에 갇혀 꼼지작거리며 숨을 쉬며 그리움 몇 조각 부서 알약처럼 삼키며 햇살이라 쓴다, 캬~ 당신은 영원한 내 꺼 아니다, 나는 내 꺼, 당신은 당신 꺼가 확실해서 내가 못나고 부족한 걸 인정하면서 나는 당신과 함께 하는 중이다, 캬~ 이 모든 부질 없는 것이 거짓말이거나 거짓말이 아니길 바라면서 쓴다, 켁! 참 좋은 당신, 내꺼 아니라서 열심히 나누는 중이다, 여전히 사랑하는 중이다, 지진 발생 문자 와도 확인하지 않고 다음 날 무심히 들여다보면서 밭을 갈고 심고...사는 게 지진이라 쓴다, 캬~ 두근두근 심장에선 지진 발생, 여진 발생...내 삶이 당신의 삶에 조금씩 닿으려는 미진 발생/추가 지진 발생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무슨 상징과 은유냐, 철학이냐, 개소리인지 아닌지 나도 잘 모르는 말들을 싹 다 잡아다 여기 에이블에 가둔다, 얌전히 있으라, 켁...자작나무 숲에 산벚꽃, 개복숭아꽃도 피었나니 켁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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