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
“나무를 살피고 관찰하는 포인트는 새로 막 터져 돋아나려는 초목의 싹인 눈, 가지에 돋아난 잎과 꽃, 줄기나 가지, 열매와 종자, 나무의 껍질인 수피 등 여러 가지가 있어요. 꽃이 피었다면 꽃으로, 열매가 열렸다면 열매로, 겨울이라서 잎도 열매도 볼 수 없다면 겨울눈으로 구별하죠.” 여름에는 잎이 넓고 무성한 활엽수가 많으니 활엽수 나뭇잎을 통해 나무와 친해져 봅시다.
먼저 왕버들잎으로 나뭇잎의 구조를 파악해 볼까요. 사람도 팔·다리와 얼굴, 배, 가슴 등으로 몸의 부위를 구분하듯이, 나뭇잎도 부분별 명칭이 있어요. 잎몸을 줄기나 가지에 붙게 하는 꼭지 부분은 잎자루, 그 밑에 붙은 한 쌍의 작은 잎은 턱잎(탁엽), 잎자루에서 가장 가까운 잎의 밑부분은 잎밑(엽저), 잎자루에서 가장 먼 잎의 끄트머리 부분은 잎머리(엽두), 잎맥 이외의 조직은 잎살(엽육), 잎살 안에 분포된 관다발은 잎맥, 잎의 가장자리는 엽연이라 하죠. 그리고 잎머리부터 잎밑까지에 해당하는 부분을 잎몸(엽신)이라 해요.
잎의 3요소
잎몸
잎자루
턱잎
나뭇잎은 홑잎과 겹잎으로 구분합니다. 홑잎은 잎자루에 붙은 잎의 개수가 한 장인 잎을 말하며, 단엽이라고도 불러요. 홑잎은 밤나무·사과나무처럼 잎의 테두리가 둥근잎과 단풍나무·뽕나무처럼 잎의 테두리가 여러 갈래로 갈라진 갈래잎으로 나뉩니다.
겹잎은 하나의 잎자루에 두 개 이상의 작은 잎이 붙어 하나의 잎을 이루며, 그 구조 때문에 복엽이라고도 불러요. 겹잎은 고추나무·오갈피나무처럼 작은잎 여러 장이 한 잎자루에서 자라서 한 장의 잎을 구성하는 손꼴겹잎과 아까시나무·능소화처럼 작은잎 여러 장이 새의 깃털처럼 잎자루 양옆으로 나란히 나서 한 장의 잎을 구성하는 깃꼴겹잎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어요. 손꼴겹잎은 말 그대로 사람의 손목과 여기에 연결된 손가락 모양을 닮았고, 깃꼴겹잎은 줄기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대칭해서 털이 난 새의 깃털 구조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워요.
홑잎과 겹잎을 제대로 구분할 줄 알면 내가 본 나뭇잎이 대략 어떤 종류인지 알기 위해 단계별 분류법을 사용할 수 있어요. 나무는 크게 잎이 넓은 활엽수와 잎이 바늘처럼 뾰족한 모양인 침엽수로 나뉘는데, 활엽수를 구분하는 법부터 살펴볼까요.
여름에는 잎이 넓고 무성한 활엽수를 쉽게 볼 수 있지만, 나무의 몸에는 나뭇잎 말고도 꽃·줄기·겨울눈 등 각 나무의 특징을 구별하는 요소가 많다.
여름에는 잎이 넓고 무성한 활엽수를 쉽게 볼 수 있지만, 나무의 몸에는 나뭇잎 말고도 꽃·줄기·겨울눈 등 각 나무의 특징을 구별하는 요소가 많다.
활엽수는 잎의 모양▶잎차례▶잎가장자리 톱니 유무▶상록수·낙엽수 순서대로 총 4단계로 구분해서 관찰합니다. 잎의 모양을 보면 활엽수잎은 크게 버드나무잎처럼 테두리 부분이 갈라지지 않고 둥근 형태를 가진 홑잎-둥근잎, 단풍나무잎처럼 잎의 테두리가 여러 갈래로 갈라진 홑잎-갈래잎, 오갈피나무처럼 작은 여러 장의 잎이 한 잎자루에서 나와서 한 장의 잎을 구성하는 손꼴겹잎, 모감주나무잎처럼 작은 여러 장의 잎이 잎자루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나란히 나서 한 장의 잎을 구성하는 깃꼴겹잎으로 구분할 수 있어요.
잎의 모양으로 분류를 마쳤으면 두 번째 기준인 잎차례를 통해 또 한 번 나눌 수 있어요. 잎차례란 잎이 가지에 붙는 방법을 말하는데, 잎이 가지를 중심으로 1장씩 서로 어긋나게 붙는 형태인 어긋나기, 2장의 잎이 가지를 중심으로 마주 붙는 형태인 마주나기로 구분해요.
세 번째 기준은 잎의 가장자리의 톱니 유무입니다. 잎 가장자리가 톱니가 없이 밋밋하거나 물결처럼 울퉁불퉁한 잎은 전연이라고 불러요. 대부분의 잎은 가장자리 전체가 톱니 모양 혹은 전연이지만, 간혹 팽나무잎처럼 상반부에만 톱니가 있고 아랫부분은 전연인 경우도 있죠.
네 번째 기준은 낙엽수와 상록수예요. 겨울에 잎이 떨어지는 나무를 낙엽수, 일 년 내내 잎을 달고 있는 나무를 상록수라 해요. 흔히 상록수 하면 소나무와 같이 잎이 바늘처럼 뾰족하고 사철 내내 잎이 푸른 상록침엽수를 떠올리지만, 잎이 넓은 활엽수도 동백나무·회양목처럼 상록활엽수가 있답니다.
침엽수잎은 잎모양▶잎이 난 모양▶상록수·낙엽수 여부로 나눠서 3단계로 관찰하면 돼요. 잎 모양부터 살펴보면 침처럼 가늘고 뾰족한 바늘잎, 작은 물고기 비늘이 이어진 모양의 비늘잎, 활엽수와 침엽수의 특징이 혼재된 특수형 등으로 구분해요.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는 나뭇잎들도 잎의 모양, 잎차례, 잎가장자리 톱니 유무, 상록수·낙엽수 등으로 구분하면 쉽게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는 나뭇잎들도 잎의 모양, 잎차례, 잎가장자리 톱니 유무, 상록수·낙엽수 등으로 구분하면 쉽게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인 잎이 난 모양 분류는 바늘잎만 해당합니다. 바늘잎은 잎이 난 모양에 따라 소나무처럼 여러 개의 잎이 한곳에서 모여서 나는 다발모양과 메타세쿼이아처럼 두 줄로 마주나는 깃모양으로 구분하죠. “대부분의 침엽수는 겨울에 잎이 지지 않는 상록수이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도 얼지 않기 위해 소나무나 메타세쿼이아처럼 잎의 표면이 좁고 바늘 모양인 경우가 많아요.” 세 번째 단계는 상록수와 낙엽수 여부인데요. 활엽수 중에 상록수가 있듯이, 침엽수 중에서도 낙엽수가 있어요. 앞서 언급한 메타세쿼이아가 바로 낙엽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