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예술 유람기
블록체인과 코인장을 조금 들여다보는 친구들이라면 백발백중 현타가 왔다며 카톡이 남발한 주말과 월요일 오전. 유명인사의 트윗에, 그를 뒷받침하는 기사에, 하락장에 불안에 떠는 친구들의 카톡까지. 여튼 심정 복잡한 비오는 날 오전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잘챙겼어야 하는 우산을 두고 나와 가지러가고 몇 소지품도 잃어버려 발급받느라 동선도 꼬였다. 그런 와중에 잠도 잘 못자서 정신까지 멍하다. 지금 당장 출근해야 하는 근무처가 없기에 망정이지 안그럼 한층 더 심정 복잡했을거다. 물론 시끄러운 것들 상관하지 않고 나는 내 할일을 하는게 우선이라...
우울한 사람들에게, 망연자실하고 삶의 희망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한 숟가락 보탤 글을 쓰자면 “그럴 만 하다.” 가 되겠다. 아니, 조금더 친절하게 쓰자면 “그래도 된다”. 무엇하나 되는 일 하나 없고, 죽어라 일하는데 발전은 없는것 같을때는 잘난 그 누구라도 상심하기 마련이다. 내가 약해서가 아닌, 내가 비난받을만해서도, 게을러서도 아닌, 세상 탓을 조금은 해도 된다는 소리다. 물론 세상엔 다양한 소리와 견해가 있겠지만-우리는 나 자신을 조금 더 토닥거리고, 희망을 찾을 권리가 있으니 자책의 늪에만 빠져있지 말자고.
한 심리학자가 말한 문구를 인용하자면 ‘사람이 단단해지는 일은 실패하고 넘어졌을때 얼마나 회복하고 다시 일어서냐를 ‘잘’ 반복하냐에 따라 달려있다. 인생에 시련은 끊임없이 반복된다. 그렇기 때문에 반복되는 파도에 덜 상처받고 극복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내가 단단해지는 지름길이 된다’. 요새 인터넷엔 참 명언들이 많이 떠돌아 다닌다. 그중 내게 와닿는 몇 문구를 사부작 사부작 적어 놓고 대중교통을 탔을때 꺼내보곤 한다. 물론 자주 꺼내보는 글엔 친구의 연락도 포함이 된다. ‘파리에서도 살아남았는데 잘 풀릴거야’, ‘넌 잘될거야’ 같은 기운나게 하는 고마운 말들같은.
내겐 몇 년 째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로 여행을 오라면서 경비를 반이나 대겠다는 죽마고우 한 명이 있다. 처음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만류했지만 생각할수록 솔깃한거다. 회사에 몸이 매여있어 여행을 멀리 오지 못하는 친구에 비해 비교적 늘 자유로운 나. 이제 학업도 끝났겠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쪽이 움직이면 되는거 아닌가, 란 생각을 하곤 한다. 물론 코로나가 창궐한 시대에 하늘길은 막혔었고 우린 아직도 재회하지 못한 상태이다. 언제쯤에나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막상 봐도 뭐 새로울건 없겠지만. 매일 봐왔던 것처럼, 마치 어제 보고 오늘 또 보는 것처럼 편할것이다. 다양한 인연을 속에 그 편안함을 찾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사람에게 다치고 속으며 더 이상 새로운 사람 안만날거란 다짐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소중한 편안함을 찾으려 많고도 많은 인연을 쫓으며 사는게 아닐까.
전에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한 친구에게 거의 고성을 지르다 시피 “나도!!!” 란 말과 함께 이 책을 건넨 적이 있다. 김용찬 저자의 <논문, 쓰다> 란 책이다. ‘아니, 글을 잘 쓰고 싶다는데 왜 논문 쓰는 책을...?’ 이라는 친구의 갸우뚱한 표정을 뒤로 하고, 한 문장을 읊어주었다. “단지 글을 잘 쓰는 기술이 아니라, 생각과 삶이 함께 지혜로워질 수 있는 태도와 노력의 가치를 알려주는 책.” 내가 한창 석사논문을 쓸때 이 책을 알았다면 좋았을걸... 아니, 초등학교 시절 논술을 접할때부터 이 책을 알았다면 좋았을걸 (정확히는 이 책이 담고 있는 저자의 ‘글 쓰기’의 핵심을 알았다면 좋았을걸-이 책은 2020년 출간되었다) 하고 생각한 책이라 추천을 했다. 자, 일단 한 번 읽어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자. 한달 744시간, 일주일 168시간, 하루 24시간 중 책 읽는데 한 두시간 투자하는건 남을 수 밖에 없는 장사 아니냐. 이래놓고 내가 제일 책 안읽음...
책 문화와 관련된 라운지 큐레이션과 전시가 가득한, 출판 생태계의 다양한 작업자를 지원하는 작업실에 둥지를 튼지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오디오북, 출판 시장 동향, 독립서점 아이디어 등 다양하고 전문적인 모임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출판을 매개로 독자들과 동네 서점, 입주 창작자들이 연결되기를 희망하는 곳이다. 이사며 개인적인 일들이 겹쳐 작업실에 관한 글을 자주 못썼는데, 앞으로 틈 나는 대로 프로그램이나 공간에 대해 알아가야지. 더욱이 좋은 글 동료 @fgomul 님도 함께 입주해 출근할 맛 나는 요즘. 여름이 가기 전에 달려보자.
논문, 쓰다라는 책을 반드시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죽마고우의 여행 건은 코로나 상황만 허락되면 무조건 가셨으몀 좋겠어요! ㅎ
은근 못 본지 꽤 된듯한 레일라님 보고싶어요 이번주에 한 번은 마주칠거라 믿으며 :D
저도 다시 읽는 중인데 눈물 철철.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문장을 쓰기란 이토록 어렵다는 것을.. ㅎㅎ
저도 저도 보고 싶어요 ㅎㅎ 이번주는 좀 열심히 출근해볼 예정입니다. 보통 월요일에 사람 제일 많은데 오늘 엄청 한가했어요.
와... 두분이 서로 오며가며 만나시는 사이군요. 좋으시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