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범어사의 일주문과 불이문에서
강행군을 했다.
사천의 다솔사에서 나오는 길에 짜장면을 먹고 바로 부산으로 향했다.
피곤하기도 해서 그냥 숙소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가는길에 범어사가 있어서 들러보기로 했다.
40년 전에 부산에가서 범어사를 구경한 적이 있었다.
그해 여름 전라도 홍도에 가서 누나 뻘 두사람을 만났다.
휴가철이 지난 때라 홍도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해 겨울 대구에서 버스를 타고 4시간 걸려 주왕산에 갔다.
주왕산을 구경하고 다시 부산으로 갔다.
부산에서 그 누나들을 만났다. 그 누나들은 은행원이었다. 점심을 얻어 먹고 범어사 구경을 했었다.
그 이후 간혹 연락을 주고 받았으나 얼마 있지 않아 끊어졌다.
이제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홍도에 다시 가고 싶다.
부산 범어사에 가면서 그 누나들 생각이 떠올랐다. 사람들은 인연을 만들며 살아간다.
앞으로 20년 후에 이번에 같이 여행을 하고 있는 친구들을 어떻게 기억할 지 모르겠다.
비가 추적추적내리고 있었다. 범어사에 들어가서 차를 세우고 보니 일주문이 밑에 있었다.
차를 세우고 들어간 길이 바로 사천왕문 앞이었다. 비가 추적거리고 와서 일주문까지 가지 않고 그냥 사진 한장 찍는 것으로 대신했다.
비오는 날 일주문은 아름다웠다.
사천왕상은 다른 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큰 특색도 없었다.
반면 불이문은 매우 고급스러웠다.
임진왜란 때 불탔던 것을 다시 지었다고 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주춧돌이 매우 특색이 있었다. 주춧돌의 양식이 마치 조선시대 궁궐건물의 주춧돌과 비슷한 양식이었다.
당시 조정에서 범어사를 재건할 때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불이문을 지나서 위에서 밑으로 내려다 보았다.
사람이나 건물이나 마찬가지다. 앞에서 보는 것과 뒤에서 보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는 법이다.
그래서 제대로 보려면 앞뒤좌우에서 다 살펴보아야 한다.
사람이나 건물이나 마찬가지다.
불이문 뒷쪽은 깔끔하게 잘 정리된 모습이었다. 앞에서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뒤쪽은 단순하고 검소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불이문 뒷쪽에 올라서서 건너편 산쪽을 바라보니 운무가 멋있게 드려져 있었다.
아름다웠다. 이런 순간을 즐길 수 있는 것도 행운이자 행복이다.
파우스트 박사가 이런 경관을 보았다면 외쳤을 것이다.
'순간이여 멈추어라. 너는 영원히 아름답구나'하고 말이다.
범어사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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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사진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It is a beautiful sight!